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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영어 모국어화 훈련법]- 최재화

by 조윤효

두 개의 영혼이 있다. 또는 세 개, 네 개의 영혼을 가진 다중언어 구사자들이 있다. 언어를 마스터하는 일이 또 하나의 영혼을 갖는 것이라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언어들은 인간의 감정과 소통을 표현하는 최고의 도구이다. 그중 영어는 그 어휘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세계 공용어로 자리 잡고 있기에 하루 17개 이상씩 새로운 어휘가 탄생하고 있는 급성장 언어이다. 성장 중인 언어로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등이 있다. 반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언어들도 있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인 것이 원하는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저자 최재화 씨가 설정한 '잘한다'는 기준은 '미국 10세 (초등 3~4학년) 정도의 어린이가 가진 평균적 언어 능력'으로 정확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잡아 준다. 언어의 유창성 단계를 4단계로 나눈다. 한국에서 충분히 혼자 익힐 수 있는 영역, 한국에서 외국인과 만나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영역, 현지에서 오래 살면서 문화적 동화가 이루어져야 할 수 있는 영역, 현지인과 교육받고 성장하고 어울리고 생활해야만 익힐 수 있는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어디 만큼의 단계를 향해 가야 하는지를 정하고 그가 추천하는 방법을 따라 한다면 가능할 것 같다. 아이들이 영어를 마스터하도록 돕는 사람으로서 그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토대로 내년 학기 커리큘럼과 학원 자체의 워크 북을 수정 중이다.


'같은 어족이건 다른 어족이건 외국어를 익히는 방법은 오직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정확한 방법으로 1년 동안만 훈련을 한다면 제2 모국어화의 출발점에 설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공부가 아니라 훈련이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언어는 소통하는 도구로 말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배울 수 있는 삶의 도구다. 나이가 많든 적든, 머리가 좋든 나쁘든... 그에 따른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 결과물은 누나나 얻을 수 있다.


언어를 활자 영역과 소리 영역으로 나눌 때 적절 순서에 따라 훈련을 해야 한다. 집중하는 동안 잡다한 것으로 손이 닿지 않는 게 더 효율 적이라 한다. 1822년 독일의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 트로이의 실체를 발견하고 그 정확한 내용이 궁금했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은 15개 국어에 능통했다고 한다. 그가 이용한 방법인 소설 2권을 6개월 동안 달달 외울 정도록 암기하고 발화하는 방법으로 영어와 프랑스어를 6개월 만에 마스터했다고 한다. 그 마스터한 방법을 알게 된 그의 뇌는 언어 기억력이 강해져 네덜란드어 6주, 스페인어도 6주 만에 마스터했다고 한다. 그의 방법은 각 언어가 가지고 있는 소리를 체화하는 것이었다. 어떤 언어든지 체화된 소리와 함께 쓰기를 통해 실제 쓰이는 문장들로 피드백되면 단기간에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소설은 그 사회의 실제 쓰이는 언어가 글로 녹아들어가 있는 좋은 자료이다. 그래서 소설을 추천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문법, 독서를 많이 하는 다독, 많이 듣기 , 어휘력을 많이 늘리는 방법들이 효과를 보려면 먼저 체화되어 있는 언어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말하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 120분 정도 분량의 영화 한 편을 완전하게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쓰기 능력을 함께 키워나가는 방법을 병행하라고 조언한다. 물론, 저자는 중학교 때부터 외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영어 단계 중 4번째 단계인 사람이다. 그가 언어를 마스터하는 방법들을 통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성인들이 그 한계를 극복하고 영어능력을 갖게 되는 사례들은 더욱 그의 방법론에 대한 확신을 준다.


저자가 제시하는 영어 모국어화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한 가지 교재를 완벽하게 익힐 것, 둘째, 쓰기 행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 셋째, 명사 어휘에 중점을 둘 것이다. 같은 책을 여러 번 본다는 방법은 싫증을 잘 내는 우리 뇌를 잘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교 때 읽었던 조안리의 자서전인 책에서 그녀가 썼던 방법도 1권의 소설책을 47번 보고 외웠다는 일화가 기억이 난다. 소리 낼 수 있는 언어를 쓰기로 습관화하면 잊어지는 속도가 상당히 더뎌진다. 말하기 중심에 쓰기를 뒷받침해줄 때 언어의 큰 나무가 쓰기라는 지지대 덕분에 크고 곧게 자라는 것이다. 흔히, 의사소통의 주인공이 동사라고 생각한다. 동사 몇 개만 알아 잘 활용해도 언어 사용능력이 뛰어나질 것이라 주장하는 책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명사를 광범위하게 익히고 깊숙하게 체화시키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모국어 화로 체화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3~4년 정도 훈련을 하라고 한다. 그 과정을 S-point라는 도표로 보여주고 그 변곡점을 지나기 위해서는 이야기로 구성된 2,000 문장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구어체 표현을 중심으로 훈련하는 것이 좋고, 그 과정이 지나 소설 한 권과 오디오를 동시 이용한다면 효과가 갑자기 상승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설로 읽을 때 하루 1시간 최소 문장 5개~20개 문장을 자기 것으로 만들되 쓰기와 말하기를 함께 병행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효율성의 극대화를 주는 방법이라고 한다. 영상 미디어의 장점인 귀와 눈이 동시에 기억하게 하라고 한다. 전체 내용을 알고, 청각 요소에 집중하여 오디오 책을 외우는 것이다. 발화를 할 때 연기하듯이 감정과 상황을 체화하고 리듬에 유의하여 생각 없이 저절로 나올 때까지 연습한다면 자신감이 함께 올라간다고 한다. 결국, 언어를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영화 1편으로 소리의 채화 능력을 키우고 소설 2권으로 읽고 외우고 쓰는 방법이 최상의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책 후반부는 실제로 연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잘 소개되어 있다. 아인슈타인이 이야기하듯이 결과가 달라지기를 원한다면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같은 방법을 계속 쓰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미친칫이다'라고 이야기한 아인슈타인처럼 영어가 늘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고 느낀다면 이제는 똑똑한 방법을 시도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례와 예시를 통해 글을 읽으면서 영어 지도 방법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언어 마스터는 공부가 아니라 훈련이고 그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누구나 2개 3개든 혹은 더 많은 영혼을 얻을 수 있다. 그 영혼들은 삶이 더욱 풍요롭고 다 채워지도록 도와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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