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와 한국어와의 공통점은 0%라고 한다. 문법, 문형 분석 위주의 교육 방식을 사용하는 일본의 교육체제를 그대로 받아 온 한국은 일본과 함께 가장 영어를 못하는 두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방법을 바꾸지 않으면 결과는 변하지 않음을 아인슈타인이 이야기했었다. 이제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우리도 핀란드나 폴란드처럼 학교 공교육만 받아도 어느 정도 영어를 일상생활에서 구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 몇 해 전 본 핀란드 교육에 대한 책에서 영어로 요리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 수업을 보고 영어 생활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는 시스템이 눈에 보였다. 두뇌가 우수한 우리나라가 제도적인 부분만 조금 다르게 바꾼다면 분명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어 마스터 사례들을 담은 책을 읽으면서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잠수네 영어교육법은 한때 큰 이슈였었다. 헌책방에서 책들 사이에서 나의 시선을 끈 이유가 아마도 관련 책을 읽어야겠다는 다짐이 책과의 인연을 만들어 준 것 같다. 결심하고 생각하면 방법이 나온다.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시디나 테이프 녹음 같은 불필요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새삼 삶의 편리성이 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감사하다. 유뷰브나 영어 방송도 휴대폰 안에 있어 좀 더 영리하게 노력한다면 쉽게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 노력의 방법과 인내력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게 해 줄 것이다.
2003년 1300명의 아이들이 영어의 문을 낮추고 즐겁게 영어를 자기화시켰던 소소한 이야기도 전한다. 영어를 시작하기 위해 우선 듣기 시간을 충분히 주어 영어의 바다에 푹 빠지게 하는 방법은 단연 최고의 시작법이다. 그녀가 제안하는 하루 3시간이라는 영어 노출은 힘들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영리한 방법은 이를 쉽게 해 준다. 하루 2시간 정도 흘려듣기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 나머지 한 시간은 집중 듣기 및 영어 학습에 시간을 투자해 보는 것이다, 하루 한 시간 투자는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
그녀의 책을 통해 아들의 영어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 우리 학원에서 배우는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효율적 방법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침 식사 시간과 점심 그리고 저녁 시간에 영어 방송을 틀어 노출 시간을 2시간 정도로 만들었다. 휴대폰 어플을 통해 영어 방송을 의식적으로 틀어 두면 된다. 물론 녀석은 어려서부터 영어를 해 왔기에 영어를 썩 잘한다. 문제는 모국어 처럼하기위해서는 더 높은 농도가 필요할 것 같아 홈스쿨링을 하는 동안 그 목표를 하나 더 세웠다. 휴대폰 어플에 '미국 라디오'를 다운로드하여 둔 게 있어서 계속 2시간 정도를 흘려듣는 환경을 주고 있다. 양이 질을 만든다는 말을 믿기에 꾸준하게 실천한다면 양질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소리 중심이 되어야 문자가 쉬워짐을 안다. 학원에서 아이들이 영어를 처음 시작할 때 알파벳을 잘 몰라도 소리 중심으로 지도할 때 훨씬 쉽고 빠르게 실력이 향상됨을 느낀다. 옛 우리 조상들이 천자문을 공부할 때 노래처럼 리듬을 넣어 아이들에게 지도한 방법은 단연 좋은 방법이었다. 학교 시절 배운 한자는 종이 안에 갇혀 세월과 함께 기억의 뒤편으로 상당 부분이 사라져 버렸다. 만약 리듬과 노래로 배웠더라면 지금 그 음원을 살짝 건드려 주기만 해도 쉽게 살아날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지나온 길을 다시 걸어갈 수 없는 게 인생길이다. 현명한 배움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잠수네라는 이름은 그녀가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4년을 살면서 해녀들의 잠수하는 모습을 보고 인터넷 공간에서 많은 것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999년에 블로그 이름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영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아이들 교육 앞에 망막한 부모들의 갈증을 해갈시키는 역할을 해오고 있는 것 같다. 이 중 저자가 제시한 방법을 실천했던 학부모들의 성공담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다. 돈을 많이 들여서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고, 외국에 나가서 공부해야 하는 심적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단지, 꾸준하게 원하는 목표를 위해 한 걸음씩 책에서 제시한 방법을 실천해 보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하루 3시간 영어 노출과 함께 영어 원서 1000권 읽기는 분명 어려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2시간 정도 영어방송을 틀어 두고 한 시간 정도 영어 집중 듣기와 원서 읽기를 투자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둘 때 결코 넘을 수 없는 장벽은 아니다. 여기서 1000권이라는 것은 아이들이 영어를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이기 때문에 그림책까지 포함해서 단계별로 서서히 읽어가는 양이라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영어를 시작할 때 부모가 가져야 하는 마음 가짐 또한 중요하다. 그녀는 4가지를 이야기한다. 조급해하지 말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 것이며 출발점이 다름을 인정하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말 교육도 더 신경을 쓰라고 한다. 영어가 고레벨로 올라가면 그다음부터 성장이 더딘 아이들을 종종 만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한국어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영어 문해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자의 조언처럼 아이들에게 한국어 독서가 필요한 이유이다. 휴대폰을 손에 쥔 아이들은 심심할 틈이 없다. 심심해야 책을 읽고 상상의 나래를 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 그 시간을 휴대폰이 뺏아가는 현실은 조금 안타깝다. 고학년 아이들이 입에 달고 있는 말 중 하나가 '시간이 없다'라는 핑계다. 어른들 또한 독서할 시간이 없다고 하는 이유가 아마 휴대폰이라는 시간 도둑이 그들의 시간을 야금야금 조금씩 먹어가기 때문은 아닐까.
한 언어를 말하는데 드는 시간은 전문가들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보통 2000시간에서 4000시간을 이야기한다. 하루 3시간을 투자할 때 걸리는 시간은 2년 이상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단기성 노력은 효과가 날 수가 없다. 가끔 영어를 시작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읽기가 되지 않음을 조급해하는 학부모를 만날 때 안타깝다. 아이들 교육은 정성과 인내가 절반이다.
말을 배우기 위해서는 먼저 의지가 중요하다는 그녀의 말에 공감한다. 항상 상담하면서 막연하게 영어를 시작하기보다는 먼저 목표를 정하라고 조언한다. 목표가 있어야 중도에 흔들리지 않고 그 길을 묵묵하게 걸어갈 인내와 의지를 주기 때문이다. 언어 교육의 가장 기본은 지겨울 만큼 반복하는 것이다. 그 반복이 지겹지 않게 잘 포장해주는 게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다. 또한, 자막이 없는 영화를 보다 보면 서서히 하나씩 소리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알기에 아들과 보는 영화는 무자막 영화다. 부분 부분 들리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다음에 다시 보면 그 양이 서서히 줄어듬을 알게 된다. 요즘은 영화 대본도 인터넷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주말에 아들과 Inkhreart를 봤다. 구글에서 찾아보니 대본 스트립트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어서 다운로드해 두었다. 그 대본을 다시 한번 읽어 보고 다음 주에 한번 더 같이 봐야겠다.
그녀가 제안하는 집중 듣기 방식의 장점은 영어 발음과 억양을 익히기에 좋고, 소리에 맞추어 책 속의 글자를 보면 저절로 글을 읽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말 해석을 하지 않고 바로 이해하는 습관이 생기도록 도와주며 집중력 또한 커진다고 한다. 줄을 따라 듣기를 하다 보면 이해의 속도가 빨라진다. 그녀의 말처럼 교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방법이고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이의 취향과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다. 영어라는 산을 넘을 때 부모 마음대로 또는 교사 마음대로 아이들을 이끌고 간다면 아이는 산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없다. 아이가 좋아하는 영역의 비디오를 고르고 그 영역을 집중적으로 진행해도 된다. 책이나 영화 소재를 아이가 고르게 하는 방법이 그래서 더 효과적이다.
그녀의 말처럼 영어 학습의 요점은 영어와 얼마나 친해지는가와 그것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가이다. 말이 사라진 라틴어를 공부하는 방법은 단어와 문법을 하나하나 외우기라고 한다. 이는 우리 부모세대가 배운 영어학습 방법과 같다고 한다. 방법을 달리해야 결과가 달라진다. 소리 중심에서 말하기와 쓰기 그리고 영어 원서를 통한 어휘 이해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저자가 제안한 방법으로 아들에게 자신의 홈스쿨링 밴드에 매일 말로 하는 영어 일기 쓰기를 제안했다. 글보다 말로 하라고 하니 흔쾌히 수락한다. 실용적인 방법을 하나 더 얻었다. 학원의 아이들에게도 각 단계별로 수업 자투리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2분 정도의 영어 애니메이션을 반복해서 들려주어야 겠다. 2~3분 시간이지만 매일 반복해서 들려주고 소리가 다 들어간 후 글을 써보도록 지도해 준다면 아이들의 영어 날개짓이 더 힘차질 것 같다.
영어와 한글 독서가 자유로운 아이들을 꿈꾼다. 책은 알에서 깨어날 준비를 하는 아이들에게 엄마새가 바깥에서 살짝 두드려주는 힘이 되어 알의 세계에 균열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세상을 향해 힘껏 날갯짓을 할 것이다.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일이 즐겁다. 계속해서 실용적인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이지만 그 길이 기대가 된다. 삶은 성장의 연속이 될 때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저자의 선한 영향력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