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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빠르게 실패하기]-존 크럼볼츠, 라이언 바비노

by 조윤효

책이 주는 느낌이 좋다. 초록색의 책 표지와 제목이 주는 위로감이 있다. 두 사람의 저자는 스탠퍼드 대학 <인생 성장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며 사람들에게 조언했던 내용들을 책으로 만들어 냈다.


‘~되면, ~할 것 같다’라는 전제로 시도하기를 꺼려하는 소극적인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성공이란 세심하게 잘 짜인 계획이 아니라 연관 없어 보이는 작은 행동들로 시작된다고 말한다. 책은 9가지의 소제목들로 흔히 사람들의 행동을 발목 잡는 생각들을 예로 들며 전개된다. 책이 두껍지만 글의 나열들 간 여백이 많아 생각보다 쉽게 읽힌다. 책장 넘어가는 소리를 경쾌하고 느끼고 싶다면 딱 안성맞춤인 책이다.


사람은 외재적 동기보다 내재적 동기가 클 때 더 창의적이라고 한다. 일 자체를 기쁨과 만족과 흥미의 원동력으로 삶는 태도는 외재적 동기가 아니라 내재적 동기를 스스로 만들어 내면 된다. ‘행복하게 정돈된 인생을 사는 한 가지 방법은 한 번의 부정적인 기분을 겪을 때마다 최소 세 번의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부정적 감정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원시시대부터 시스템화되어 있는 감정이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긍정의 감정은 불러 내야 하지만 부정의 감정은 초대받지 않은 손님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에 불쑥불쑥 끼어든다. 긍정과 부정의 비율을 3대 1로 정해두고 지켜봐야겠다. 생활공간을 지도처럼 그려보고 가장 즐거움을 주는 공간을 인식하고 그 즐거움을 늘려보는 실천이 필요하다. 삶을 개선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긍정적인 경험에 시간을 쏟으라는 말은 실천하기 쉬울 것 같다. 자신이 즐거움을 느끼는 공간과 시간을 관찰하고 줄리아 카멜론(미국 작가)이 이야기한 것처럼 한주에 한 시간 만이라도 오로시 자신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2장은 가능한 더 빨리 시작하고, 최대한 더 많이 실패해 보라고 조언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시도를 막을 때가 많다. 실패하지 않은 삶은 한 번도 시도한 적이 없는 인생이라는 말도 있듯 실패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대학생들을 상대로 도자기 만들기 과제에 대한 결과도 설득력이 있다. 두 그룹을 나누어 한 학기 동한 도자기 작품을 만들어 오는 과제가 주어졌다. 한 그룹은 50개는 A, 40개는 B라는 수량에 초점을 맞추어 점수를 주겠다고 이야기했고, 다른 그룹에는 완전한 작품 한 점을 제출하라 했다. 창의력과 작품성의 점수에서 양을 전재로 한 팀이 모두 우수했다고 한다. 즉, 완벽한 하나를 위해 기다리기보다는 그냥 수없이 시도해 보는 게 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3장은 성공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국 심리학자 및 작가인 마리안 반 아이크 멕케인의 인용글이 잘 어울리는 장이다. ‘큰 그릇 속의 효모 하나가 밀가루를 발효시키듯 오늘 시작한 작은 행동이 내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이다.’ 쉬운 단위의 일을 여러 개로 나눠 실행해 보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사고는 크게 하되 행동은 작아야 지속가능하다. 큰 성공만 노리는 태도가 오히려 성공을 방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회사가 큰 목표만을 추구할 경우 성과가 저해되고 업무의 배움을 더디게 하여 편협한 태도를 조장할 수 있다고 한다. 원하는 목표를 크게 잡되 대신 오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만들어 내고 지속하는 게 꿈을 이루기 위한 마음가짐이다.


4장은 기회의 순간마다 나타나는 저항의 본질에 맞서라고 이야기한다. 뭔가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때마다 내부에서 들려오는 방해자의 은밀한 목소리는 가끔 달콤하게 들린다. 미루기 위한 변명거리를 쉽게 찾아내기도 한다. 미루기는 꿈을 앗아가는 1등 공신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식역하 점화(Subliminal Priming)에 대한 원리는 흥미롭다. 모니터에 단어를 짧게 표시하여 사용자가 단어 인식을 하지 못하고 반짝이는 빛만 느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다음 행동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의미한다. 무례함과 관련된 단어를 본 사람들이 공손함과 관련된 사람들에 비해 대화를 중단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이를 잘 활용해 봐야겠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작은 긍정의 단어로 긍정적인 자아를 불러 보는 것이다.


5장은 행동을 방해하는 부정적 사고를 넘어서는 법을 이야기한다. 내용 중 인용된 사토 도미오의 글이 인상 깊다. ‘운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먼저 마음을 풍요로운 대지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풍요로운 대지란 마음이 즐거운 상태를 말한다.... 감사로 충만한 마음을 갖는 것이 마음을 즐겁게 하는 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감사 일지를 쓰는 것 같다. 감사의 마음은 즐거움을 가져오고 그 즐거움은 풍요로운 대지를 만들어 운이 좋아지는 효과를 부르는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지나친 사고와 분석으로 자신감과 에너지를 고갈시키지 말고 의사 결정의 크기를 줄이라는 조언도 도움이 된다. 사람은 기회 포착 능력보다 위험 감지 능력이 더 발달되었기 때문에 ‘3 Yes 1No’ 방법을 써보는 것이다. 예로, 새로운 일에서 좋은 점 3가지와 하면 안 될 것 같은 부정적 1을 비교해 보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해 보는 법도 좋은 방법이다. 선택사항을 단순화하고 작은 행동으로 바로 실천한다. 바로 실천해 보는 일을 다이빙대 행동이라 부른다. 그냥 바로 뛰어들어 보는 것이다.


6장은 호기심이 생기는 흥미로운 일을 시도해 보라고 한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창의성이란 자신이 겪었던 다양하고 작은 경험들을 연결시켜나가면서 새로운 것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창의성을 원한다면 늘 새로운 뭔가를 도전해 보는 정신이 필요하다. 호기심을 꺼지지 않는 성공의 연료라 이야기한다. 호기심을 유지해야 삶의 변화를 추구하게 되는 것 같다.


7장은 좋아하지 않는 일에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리고 8장은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는 혁신가가 되라고 이야기한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열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예리한 관찰자가 돼야 한다. 예리한 관찰자란 마치 세상을 처음 보는 것처럼 대하는 초심을 갖는 것이다. 익숙한 대상과 경험이라도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보는 뷰자데(Vujade) 현상을 일상 속에 불러들여야겠다. 또한 관찰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30초 스냅샷에 대한 이야기도 실천이 쉬운 방법이다. 주위의 모든 것들을 고성능 카메라가 되어 30초 동안 듣고, 보고, 느껴보는 일을 하루에 몇 번씩 해보라 한다. 관찰력이 키워지고, 마음을 열고 세상에 주의를 더 기울이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한다. 또한 흥미롭거나 놀랍거나 의미 있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말에 지금 내게 필요한 활동들임을 알 것 같다.


관찰과 질문을 꾸준히 기록해 성과를 만들어 낸 토마스 에디슨, 억만장자 영국 버진 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방법도 실천해 봐야겠다. 휴대폰 메모장에 관찰과 질문카테고리를 하나 더 만들어 두어야겠다. 익숙한 곳, 습관이나 사고 패턴을 탈피할 때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생활에서 반복되는 것들을 찾아내 새로운 경험과 상호 작용들로 채워줄 행동들로 대체해 보련다.


9장은 배경이나 관점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라고 조언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을 즐기고 그들의 삶에 대해 배우는 것은 마치 길가에 핀 꽃의 아름 다움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걸음을 멈추는 것과 같다.’ 안전한 익숙함 보다는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할 것 같다.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내고 도전해 보는 용기를 줄 수 있는 생활의 작은 실천들로 가득 찬 책이다. 내게 맞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내 바닷가에서 주워온 작은 조개껍질로 목걸이를 만들듯 삶의 옷에 걸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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