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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데일 카네기 자기 관리론]

by 조윤효

너무 유명해서 꼭 읽었던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는 책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데일 카네기 자기 관리론’이다. 세련된 표지에 가볍게 넘기도록 책장 속 글들이 여유가 있고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은 알차기까지 하다.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나 생활에서 생기는 문제 대부분이 나 자신으로부터 생긴다는 관점은 그 해결법이 타인의 손이 아니라 내 손안에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삶이 순풍처럼 불어오는 바람으로 그저 여유롭게 흘러가는 날만 있는 게 아니다. 가끔 걱정이라는 먹구름이 해를 가려 마음까지 어둡게 만들어 여행을 즐길 여유를 빼앗아 간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걱정을 없애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실행력이 문제일 뿐이다. 하지만, 자주 다짐하고 실천하다 보면 어느덧 몸에 맞는 옷처럼 습관으로 잘 자리 잡아 우리를 보호하는 또 다른 막이 돼줄 것이다.


책은 걱정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걱정을 버리는 습관을 안내한다. 그리고 내적 평화를 유지하는 법을 통해 걱정을 극복하는 법도 이야기한다. 비판을 대처하는 법을 안내하고 또한 활력 있는 삶을 사는 지혜로움도 안내해 준다. ‘어제의 짐에 내일의 짐까지 더해서 오늘 짊어지고 간다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결국 비틀거리게 됩니다.’라는 말을 통해 내일을 위한 최선의 준비가 오늘의 일에 모든 지성과 정영을 집중하는 것이라는 카네기의 의견에 공감이 갈 수밖에 없다. 현재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지나간 일로 가족 간의 갈등이 생기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 내손에 든 보물을 내려 두는 습성은 분명 삶의 방해자들이다. 모래시계의 비유처럼 시간은 일정 간격으로 서서히 흘러간다. 모래시계 안에 든 모래들이 아무리 조급하더라도 한꺼번에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한 번에 하나씩 그렇게 차분하게 떨어지듯 우리의 인생도 하루라는 작은 알갱이를 한 번에 하나씩 행복하고 즐겁게 그리고 참을성 있게 살아가는 게 삶이 요구하는 모든 것이라고 한다.


인생이 풍요롭게 행복하길 바란다면 바로 오늘 하루를 그렇게 만들어 가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일주일이 행복하고 한 달이 행복하고 일 년이 행복해 결국 삶자체가 행복한 풍요로움으로 가득 찰 것이다.


걱정에 대해 알아야 할 3가지 기본적인 사실도 학창 시절 외웠던 수학 공식만큼 중요할 것 같다. 첫째,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 둘째,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일 각오를 한다. 그리고 셋째, 최악의 사태를 개선할 방법을 찾아 차분하게 실행한다. 걱정이 모든 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중 충치까지 만든다는 미국 치과 협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새로운 사실이다. 걱정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사실을 파악하고 사실을 분석해서 결론을 내린 후 그 결론에 따라 행동해 보는 생활의 공식을 적용해 보라고 조언한다. 사실을 파악할 때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는 중이라 생각할 때 냉정하고 공평한 관찰이 가능해져 감정의 개입이 적다고 한다.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를 알고, 할 수 있는 법을 기록해서 결정을 내리고 자신에게 가장 좋을 수 있는 해결법을 실행하면 된다.


걱정하는 습관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바쁘게 자신을 움직이게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걱정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연인과 헤어졌든 가족과 이별을 했든 몸에게 걱정할 한가한 시간을 주지 않는 방법도 효과는 있을 것이다. ‘우리는 커다란 재난에는 용감하게 맞서지만, 작고 하찮은 일에는 곧잘 넘어진다.’라는 인용글도 공감이 간다. 수백 년을 태풍과 비바람에도 잘 견뎌온 나무도 작은 딱정벌레에게 공격당해 쓰러진 일화를 통해 우리가 극복해야 할 일은 일상에서 독버섯처럼 피어나는 걱정과 부정적인 생각들이다.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기에 삶은 너무 짧다.’ ‘어떤 일을 하는데 드는 비용이란 길든 짧든 그 일과 교환해야 하는 인생의 양이다.’라는 글귀들이 더 귀하게 다가온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 가치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평화를 유지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가? 화가 나거나 부정적인 일상이 나를 찾아올 때 구체적인 나만의 방식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이성적으로는 화나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몸의 독소임을 알고 있지만 감정적인 녀석은 아직도 가끔 나를 흔든다.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삶을 만들다는 것과 나 자신 말고 그 무엇도 나에게 평화를 가져다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카네기가 제안한 ‘오늘만’은 표현을 도입해 봐야겠다. 오늘만은 행복하겠다, 오늘만은 나에게 맞추겠다, 오늘만은 내 몸을 돌보겠다, 오늘만은 상냥하겠다......라는 표어를 마음속으로 읊조리다 보면 이성에 맞추어 감정이라는 녀석이 살짝 양보를 해 줄 것 같다. ‘즐겁게 생각하고 즐겁게 행동하다 보면 정말로 즐거워진다’는 저자의 심플한 삶의 진리가 아름답다.


통계적으로 삶에서 만나는 일들이 90%가 좋은 일이고 나쁜 일이 10% 정도 된다고 한다. 좋은 일 90%에 집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구두가 없어 우울했던 마음이 다리 없는 남자를 길에서 만나니 사라지더라는 일화도 도움이 된다. 좀 더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음식에 욕심내는 마음을 지구촌 곳곳에서 삶을 전쟁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본다면 그런 불만이 얼마나 공허하고 헛된 것인지 알게 된다. 안전하고 먹을 것 걱정 없이 살고 있다면 우리는 세계의 30% 안에 드는 운이 좋은 사람들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자기답게 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불만족스러운 레몬을 가지고 불평하기보다는 그것을 가지고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자신의 삶을 유익하게 만든 사람들의 소개도 인상 깊다. 밀턴은 장님이었고 베토벤은 청력을 잃었었고, 헬렌 켈러는 장님에 청력까지 잃은 사람이었다. 찰스 다윈은 몸이 심각하게 아팠었고, 비극적 결혼으로 ‘비창’을 작곡한 차이코프스키와 가난한 집에 태어나 구두닦이부터 일역 배우를 전전했던 링컨의 이야기는 자기가 가진 악조건을 훌륭하게 자기화시킨 사람들의 이야기다. ‘4개의 현중 하나가 끊어져도 나머지 3개로 마무리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14일 안에 우울을 해결하는 법으로 타인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타인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 결국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된다.

누군가 나를 비난할 때 자신을 변호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라고 한다. 어리섞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 자신을 변호하는 것이니 우리는 보다 독창적으로 겸허하고 훌륭하게 행동하자고 조언한다.


하루 24시간이 아니라 25시간을 살 수 있는 방법도 조언한다. 점심식사 후 10분 낮잠은 깨어 있는 나머지 일상에 활기를 더해 주어 효율성이 높아지고 잠을 좀 줄여서 다른 일을 해낼 수 있는 체력까지 준다고 한다. 미국의 거부였던 족 롤펠러가 98세까지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 또한 매일 점심 12시에서 30분간 자는 낮잠이었다고 한다. 일을 하면서도 휴식하는 방법을 배우라고 한다. 업무 중간중간에 천천히 깊이 숨을 쉬어 신경을 가라앉힌다거나 몸의 근육을 하나씩 의식하면서 ‘쉬어라, 긴장을 풀어라’라고 주문을 걸어 보는 것이다. 또는 눈을 감고 ‘자연과 나는 우주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기도문 같은 문구를 정해 마음속으로 지친 마음을 조용하게 쓰다듬어 주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일을 하면서 생기는 피로 극복법은 구체적이다. 질서는 하늘의 제1 규칙이라고 한다. 잘 정돈된 사무실의 책상, 중요한 순서대로 일하기, 결정을 미루지 않기, 지루함을 극복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해내는 것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되는 마법 공식이다. ‘~것처럼’ 살아가는 한스 바이힌겔 교수의 철학도 도움이 된다. 즐거운 것처럼 살아가면 피로와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걱정을 소멸시키는 기적을 만들 것이다. 매일 아침 자신을 격려하는 것이 심리학의 핵심이라고 한다.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거울을 본다. 거울 속에서 만나는 자신을 격려해 주는 습관은 하루를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번뇌와 부정적 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주는 막이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불만을 느낀다면 온 세상을 다 가진다 해도 불행할 것이다.’라는 말도 값진 교훈이다. 프랑스에서 최고의 부와 권력을 행사했던 나폴레옹은 자신의 인생 중 행복했던 적은 단 6일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헬렌 켈레는 자신의 인생 대부분이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자족하는 습관은 삶을 평화롭게 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지혜가 될 것이다. 삶을 대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답게 살아가는 법을 터득할 때 자기 관리의 최종 단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삶은 배우고, 사랑하고 그리고 베푸는 것이다. 데일 카데기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배웠다. 그리고 진리는 변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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