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하는 사람, 행동을 잘하는 지혜]- 자오지에
책을 읽어 가는 동안 오래전에 겪었던 ‘낯섦’이 느껴졌다. 중국인 저자가 갖고 있는 말의 지혜를 들으며 문화 차이가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느껴졌다. 저자의 말처럼 적용하기에는 약간 난감한 부분도 있다. 영어로 중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몇 해 전에 학원에서 중국어를 잠깐 개설했을 동안 근무했던 체리 선생님과 닮음이 있다. 한 번도 중국인을 채용한 적이 없어 어떻게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야 할지 몰라 중국에 대한 책을 읽었었다. 그때 중국에 대한 문화로 두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속인 사람보다 속임을 당한 사람이 바보라는 의식과 상인이 물건을 팔아도 중국인을 위한 가격, 중국에 오래 살아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에게 파는 가격 그리고 중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외국인에게 파는 가격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낯섦과 만나는 것이 책이다. 저자는 중국에서 다수의 책을 출판한 저력을 가진 사람이다. 나보다는 중국에서 는 더 큰 공감대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가 말하는 것처럼 매일 쏟아내는 우리의 말에 따라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는 공감이 간다. 머리말에 소개된 우화는 세계 어디를 가든 통용되는 개념이다. 어느 날 황제가 자신의 이가 모두 빠지는 꿈을 꾸었다. 이 꿈해몽을 한 대신에게 물었더니 그는 ‘폐하의 가족들이 폐하보다 먼저 죽을 것이라는 징조입니다’라고 대답해 자신의 죽음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다른 현명한 신하는 ‘그 꿈은 폐하께서 모든 가족들 중 가장 장수하실 징조입니다’라고 대답해 황제를 기쁘게 했다는 이야기는 말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준다.
말도 연습이 필요하다. 침묵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말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은 분명 삶의 기술이 될 것이다. ‘말을 잘하는 데는 언어의 지혜가 필요하고, 행동에는 올바른 전략이 필요하다.’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으로 공통점을 찾아 화제로 삼는 방법과 상대가 자랑스럽게 여기고 남들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을 찾아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는 방법은 효과적일 것이다. 단, 칭찬을 할 때는 솔직한 마음과 진심 어린 태도가 중요하다고 한다. 칭찬 중에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뒤에서 칭찬하기’를 이야기한다. 저자의 말처럼 칭찬은 사람의 닫힌 마음을 여는 ‘만능열쇠’ 임을 알 것 같다. 타인이나 지인을 만날 때 이런 대화의 기본 에티켓을 갖추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대인 관계에서 만날 수 있는 소소한 스트레스를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긍정하는 좋은 분위기가 쉽게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대화의 기본은 관찰일 것 같다. 상대의 관심사를 알아야 하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하나의 입은 닫고, 두 개의 귀를 활짝 여는 지혜가 필요하다.
타인에게 부탁을 할 때는 작은 일에서 큰 일로 진행될 때 수용될 확률이 더 크다고 한다. 예로, 미국에서 한 연구 팀이 전화를 무작위로 돌려 각 가정에서 쓰는 물건들의 상표를 알고 싶다고 설문조사를 한 후 그 가정에 방문해서 설문조사를 받아도 되는지를 물었을 때 52.8%가 흔쾌히 수용했다고 한다. 반면, 사전 전화 조사 없이 직접적으로 가정을 방문해서 설문 조사를 해도 되는지를 물었을 때 22.2%만이 방문을 허락했다고 한다.
선의의 거짓말에 대한 좋은 예로, 레이건 대통령과 그의 아내 낸시 여사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1980년 중반에 유명한 피아니스 ‘호로비츠’가 백아관의 초대로 연주를 했다고 한다. 연주 후 대통령 부부가 무대로 올라가 인사를 하는 도중 낸시 여사가 무대 아래 꽃바구니를 밝았다. 청중들은 그 모습을 보고 여기저기서 웃음을 쏟아 냈다. 당황한 자신의 부인을 보고 레이건 대통령은 ‘이 방법은 내가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어서 박수를 필요로 할 때 쓰기로 하지 않았소?’라고 말해 부인의 난처한 상황을 감싸고 청중으로부터는 박수갈채를 받은 사례라고 한다. 당혹감이 드는 상황에서 그 상대를 배려해 줄 수 있는 인품을 가진 사람은 어디를 가든 환영받을 것 같다.
채플린이 말한 이야기도 인상 깊다. ‘거절하는 법을 배워라. 당신의 삶이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다.’ 거절하지 못해 자신의 일상이 끌려 다녀서도 안되고, 매몰차게 거절해 대인 관계의 장을 막아서도 안될 것이다. 지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시간을 지키고 싶을 때가 있다. 조용하게 주말 저녁에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느긋하게 보내고 싶을 때 갑자기 생기는 초대나 방문을 현명하게 거절하거나 또는 기쁘게 받는 마음의 연습이 필요함을 느낀다.
현명하게 상대의 잘못을 깨닫게 해주는 일화도 보여준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 속에 파리가 빠져 있는 것을 보고 직원도 주인도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을 본 손님이 ‘죄송합니다. 이 파리가 내게 행한 권리침해 행위를 어떻게 고발해야 좋을지 좀 알려 주세요?’라는 말을 통해 주인으로부터 공손한 사과를 받아낸 일화도 기억이 남는다.
‘얻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먼저 주어라. 그래야 비로소 보다 더 나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라는 말도 공감이 간다. 베풀 때 더 큰 것이 주어짐을 느끼고 있다. 받기를 바라기보다는 더 많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 할 때 신은 자신을 대신할 그 사람에게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다. 주고자 하는 마음이 클수록 그것을 감당할 실력까지 갖추게 된다.
광고에서 보여주는 소비자의 마음을 달래주는 일화도 기억에 남는다. 미국에서 처음 인스턴트커피가 나왔을 때 아내들이 커피를 갈아 시간과 정성을 들여 가족과 함께 마시는 게 일반적이라 시장에서 판매가 저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돌린 일화는 요즘도 통할 수 있는 방법 같다. 간단함과 편리함을 강조하기보다는 커피 타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보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한 결과 인스턴트커피가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신제품을 소개할 때 어떤 방향으로 노출시키는가가 중요하듯이 자신이 하는 업도 어떻게 상대에게 어필되도록 하는지는 표현법을 통해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1995년 미스 홍콩 선발대회에서 참가자들의 임기응변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베토벤, 아인슈타인, 히틀러’중 어떤 배우자를 선택하겠느냐라고 질문했다고 한다. 예술을 좋아해서 베토밴을 선택한 후보자와 과학에 헌신하기 위해 아인슈타인을 배우자로 선택하겠다는 후보자 보다 히틀러를 선택한 후보자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후보자가 히틀러를 선택했을 때 모두들 놀래 관중석이 술렁거렸다고 한다.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그녀의 대답이 박수갈채를 받게 했다. ‘전 악마 히틀러를 선택하겠어요..... 그러면 저는 천사가 되어 착하고 고상한 마음씨로 악마를 감화시킬 거예요. 만약 제가 히틀러와 결혼을 했다면 제2차 세계 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수많은 사람의 목숨도 구할 수 있었겠죠.’
말을 표현해 내는 방법은 배워야 할 기술이다. 나의 관점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에서 위로가 되는 말을 할 수 있는 힘은 삶의 평화를 가져올 것이다. 저자의 책을 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잘 익는 과일처럼 나이를 먹을수록 위안과 격려를 주는 풍성한 대화법도 무르익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