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 다시는 예전처럼 숨을 쉬지 않게 될 것이다.’ 책 뒤표지의 글 중 가장 눈에 띄는 말이었다. 실제 이 책을 읽을 동안 계속해서 호흡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대한 길게 숨을 쉬고 뱉으면서 분당 호흡수를 줄여 보려 노력했다. 500년을 사는 거북이는 1분에 한번 숨을 쉬고 몇 달을 사는 쥐는 1분에 60번을 호흡한다는 이야기는 꽤 오래전에 들어왔다. 그래서 막연하게 느리게 숨을 쉬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명상을 하면서도 호흡에 집중하라고 늘 들어왔던 소리였지만 왜, 어떻게를 알지 못한 이론은 공허함만 주었던 것 같다.
‘동물의 왕국에서 최악의 호흡을 하는 존재’라는 소제목을 보면서 나날이 늘어가는 주위의 병원과 요양원들을 보면서 저자의 이야기를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이 책을 번역한 승용조 씨도 호흡만 바꾸었을 뿐인데 10년간 먹던 고혈압 약을 먹지 않아도 될 정상 혈압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는 속도가 더뎠다. 호흡을 의식하며 읽다 보니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단지 정보만 제공하는 책이 아니라 글 사이사이 저자의 소설적 기법의 상황 묘사나 배경묘사 그리고 그가 만나는 사람들의 옷차림 등은 밋밋한 맛의 토마토에 살짝 설탕을 뿌려 주어 독자가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돕는 듯하다.
기관지 문제로 고생하던 저자가 자신의 몸을 상대로 실험해 보고, 프랑스 납골당, 인도의 요가 수행, 브라질의 호흡 교실 등 직접 발로 뛰고 체험하고 그 사례로 기적을 이루어 낸 사람들에 대한 소개와 호흡법은 그 자체가 참으로 귀한 자료가 된다. 저자처럼 호흡을 연구하는 스웨덴 올손과 코를 막고 10일 동안 입호흡을 하고 몸의 상태를 기록하고 다시 10일 동안 코호흡 후 건강 상태를 비교한 자료는 왜 입호흡이 나쁜지 알려 준다. 자는 동안 입테이프를 붙이고 자라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입호흡은 인체의 외형까지 바꾼다. 입호흡은 체력을 저하시키고 스트레스와 질병을 유발하지만 제대로 된 코호흡은 체력을 키워주고 질병을 예방하기에 후자를 침묵의 전사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천식과 ADHD까지도 호흡을 통해 치료할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호흡법 중 하나를 선택해 꾸준하게 실행한다면 더 건강하고 더 젊게 사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생명체는 무산소 세포에서 산소 호흡으로 진화해 왔다. 그래서 막연하게 산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산화 탄소의 역할이 어떻게 몸의 상태를 바꿀 수 있는지 저자는 이야기한다. 들숨보다 날숨이 더 중요하다. 산소의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 뱉어내지 못한 이산화 탄소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1862년 안데르스 지역과 아르헨 티나, 브라질의 토착 문화를 연구한 캐틀린은 호흡 관습을 통해 부족들이 더 강건한 신체와 완벽한 치아를 갖게 된 사례를 알려준다. 부드러운 음식과 잘못된 입호흡으로 아이들의 얼굴이 좁아지고 치아가 울퉁불퉁 해져서 치아 교정을 해야 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호흡의 중요성을 알고 어려서부터 제대호 호흡하는 관습을 만들어 낸 토착민들의 신장은 180cm가 넘고 가지런한 치아로 건강하게 삶을 살다 간 자료들이 남아 있다는 게 신기하다. 음식의 변화로 최근 미국인들의 평균신장이 작아지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하루 몇 분만 스트레칭을 하면서 숨을 제대로 내쉬고 뱉을 때 폐활량을 늘릴 수 있다. 그래서 요가를 할 때나 헬스 트레이닝을 할 때 언제 숨을 뱉고 들어마 쉬는지를 언급해 줌을 알 것 같다. 운동과 호흡이 조화를 이룰 때 더 효과적으로 폐활량을 늘려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감하게 수명의 체대 지표가 폐활량 이라고 이야기 한다. 폐를 둘러싼 근섬유는 30세 전후로 서서히 약해져서 폐활량이 감소한다고 한다. 30~50세까지 12% 정도의 용량이 감소하고, 80세 이후는 20대 보다 30% 감소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호흡이 가파지는 것이다. 호흡이 빨라지면 고혈압과 면역력이 떨어지고 불안이 증가되며 만성 질환이 생길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그래서 은퇴 후 색소폰 연주를 취미로 가지시는 분들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아빠의 색소폰 레슨 선택이 탁월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호흡이 완벽할 때 몸의 형태도 완벽해진다. 앉거나 서 있을 때 우리의 몸은 S자가 아닌 J 자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완전한 날숨 배출이 장수의 비결임을 이야기한다. 호흡을 통한 우리 몸의 신기한 능력을 소개하는 예시들은 인간이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는 일상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한 겨울에 티셔츠를 벗고 눈밭에서 땀을 흐리는 수도승들이나 호흡법 교정을 한 운동선수들의 기량이 월등이 달라진 사례들을 통해 우리의 숨결에는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담겨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 호흡이 식단, 운동 못지않게 중요하고 호흡이 잃어버린 건강의 한 기둥이라는 말을 이해할 것 같다. 그래서 더 건강한 삶을 원한다면 더 잘 호흡하는 방법을 익히라는 저자의 조용한 조언이 귀에 쏙 들어온다.
몸속 산소와 이산화 탄소의 비율이 1:100이라면 5억 년 전에는 이산화 탄소 비율이 훨씬 높았다고 한다. 생명체의 폭발적 증가를 촉진했던 것이 산소가 아니라 이산화 탄소였다고 한다. 이산화탄소를 증가시켜 정신을 예리하게 하고 지방을 태우며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산소 공급이 몸에 더 해로 울 수 있다고 한다. 이산화 탄소 주입으로 질병 치료나 전쟁 중 군인들의 무기력감이나 불안장애를 치료한 사람을 찾아가 저자 또한 직접 체험을 해 본다. 이산화 탄소를 7%, 15% 그리고 35%까지 몸속에 넣어 보면서 스스로 몸의 변화를 알려 준다. 이산화 탄소가 몸 전체의 주된 호르몬, 모든 조직에 생성되고 장기를 작용시키는 유일한 호르몬이고 산소 보다 더 근본적인 생체 구성요소라고 한다.
호흡을 적게 하면 우리의 폐는 더 적은 호흡으로 더 많은 산소를 흡수할 수 있다. 분당 18회 호흡을 6회로 줄일 때 이산화 탄소의 농노가 상승한다. 반면 산소의 농도는 변함이 없다는 게 놀랍다. 느린 호흡 패턴이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킨다. 가장 좋은 호흡감은 들숨 5.5초 날숨 5.5초로 1분당 5.5회 정도 호흡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루 5분에서 10분 연습을 한다면 효과가 크다고 한다. 분당 5.5회 호흡을 하게 하는 기도가 힐링이 된다고 한다. 이산화 탄소가 증가하면 헤모글로빈 속 산소가 굶주린 세포로 방출되고 뇌와 몸의 혈관을 팽창해 신선한 혈액이 공급된다고 한다.
너무 많이 숨을 들이 쉬면 이산화 탄소를 너무 많이 몸 밖으로 배출하게 되고 혈액의 PH가 상승해서 혈액이 알칼리성이 된다. 숨이 가빠지는 것은 호흡이 줄어 더 느리게 호흡하려는 신체의 자연스러운 반사 작용이다. 이산화 탄소가 혈액 PH을 줄이고 혈액의 알칼리성도 줄인다. 혈액의 PH농도가 7.4를 유지할 때 체적이라고 한다.
씹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준다. 딱딱한 음식을 더 많이 씹을수록 줄기 세포가 더 많이 방출되고 골밀도 성장을 더 촉진한다고 한다. 더 젊어 보이고, 호흡도 더 좋아지게 만드는 자작 운동이 왜 나이가 들수록 껌을 자주 씹으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주요 내부와 장기와 연결되는 신경망인 미주 신경은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인체 장기의 기능 조절을 한다고 한다. 호흡이 미주 신경을 자극하는 또 다른 요소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호흡법은 저작권이 없지만 호흡법을 익힌 자가 저작권자가 된다는 표현도 매력적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소용돌이치는 원자로 되어 있다고 한다. 이 소용돌이치는 원자를 에너지 곧 프리나라고 한다. 호흡이 프리나를 얻는 기본방법이라고 한다. 우리가 숨을 쉴 때 우리의 생명력은 확장된다고 한다. 30초 날숨과 30초 들숨을 하는 습관은 몸 독소를 제거하고 병에 걸리지 않을 힘을 준다고 혼다. 호흡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적어도 병에 걸리지 않고 젊고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 중 하나임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인체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은 지구의 초기 유산소 생명체에서 진화애 온 그 반응을 모방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느리게 더 적게 그리고 코로 숨을 쉴 때 몸 안의 호흡 기체 농도가 균형을 이룸으로써 최대한 많은 산소가 최대한 많은 조직에 전달되어 우리 세포의 전자 반응성이 최대화된다. 느린 호흡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전해 주는 책이다. 거북이처럼 느리게 호흡하고 물 위를 튀어 오르는 물고기처럼 삶을 더욱 활기차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호흡이 기본임을 알게 해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