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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웨인 다이어

by 조윤효

강력한 책의 제목이 독자의 시선을 끈다. ‘어떻게 살 것인가’와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동일하다고 했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지 정의를 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우연히 하게 됐다.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할까. 저자 웨인 박사는 생각을 농축시켜 자신이 만난 세상을 보는 법을 책으로 엮고 난 후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저자가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책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는 게 맞는지를 배우길 바라면서 읽어갔다. 짧은 글들이 마치 니체가 써던 방식인 아포리즘 형식으로 동화 같은 그림들과 잘 어우러져 생각하면서 읽기 좋은 책이다. 독서하는 동안 빨리 읽어야 한다는 서두름을 갖지 않아서 좋았다.


삶이 바뀌는 유일한 순간이 우리가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때라고 한다. 그 순간 마침내 잠들어 있던 영혼이 천천히 눈을 뜰 때라고 한다. 독서와 사색이 일상이 된 이후 서서히 영혼이라는 또 하나의 자아를 의식하게 된 것 같다. 아침마다 눈을 뜨자마자 거울을 보고 ‘나는 기적이다’라고 말해보라는 저자의 말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세상모든 것이 기적이고 세상 모든 이들이 그 기적의 결과물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먼저 앞선다. 하지만, 아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되어 주라는 저자의 조언은 따뜻하다. 판단은 적게 하고 경청을 많이 하며 두려움에 먹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말에도 공감이 간다.


주머니가 없는 재킷을 입고 장례식에 가면서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 없음을 자각하는 저자의 지혜가 아름답다. ‘나는 지금 무엇의 일부로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가야 함을 알 것 같다.

창의적인 사람에 대한 저자의 정의도 공감이 간다. 끊임없이 더 높은 곳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그러면 타인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창의적인 사람이란 타인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보지 못한 것을 보면서 창의적 예술가가 된다고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산책을 하는 일상이 지금껏 귀 기울이지 못한 아름다운 소리들이 우리의 내면에 도착하게 한다고 한다. 하루 중 한 가지만 꾸준하게 해도 삶의 아름다음 보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 같다.


성공한 삶, 현명한 삶을 꿈꾸지 말고 그렇게 살라는 단도직입적인 조언이 마음에 든다. 그렇게 살면서 확장하고 발전하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배움과 연습이라고 한다. 지금 이 순간, 이미 목표와 꿈을 이룬 사람으로서 그다음 단계가 무엇이지를 생각하는 삶을 살으라는 조언을 따라야겠다. 성공이란 어떤 목표를 쉽게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멋진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쉽게 만들라는 조언은 인생 선배다운 명언이다.

사람은 누구나 지혜롭고, 친절하고, 인성 좋은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 한다고 한다. 그런 사람을 찾지 말고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라는 말에 또 다른 자극을 받는다.


이름은 한 대상의 부분만을 규정할 뿐이라고 한다. 부분의 대상만을 보고 있다고 자각할 때 우리는 보다 넓은 시야를 얻게 될 것 같다. 언제나 자아를 초월해 평화에 머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고, 타인의 생각에 집착하느라 시간을 낭비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책을 통해 다짐하게 된다.


현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리는 미국의 건축가 버크먼스터 폴러의 이론도 색다르다. 90%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인간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간은 유형의 존재가 아니라 무형의 존재라고 생각하는 그의 자세가 탁월한 성취를 불러온 것 같다. 우리는 1%밖에 안 되는 눈에 보이는 현상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누구도 소홀히 대하지 마라. 누구도 우러러보지 마라...... 그냥 담담하게 상대를 바라보라’라는 글귀가 기억에 남는다. 타인을 판단하지 말라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정의하기 때문이라 한다. 타인에게 비친 자신을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타인에 대한 정의든 세상에 대한 평이든 우리의 마음 상태가 반영된 것이라는 말도 공감이 간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금껏 살지 않은 방식을 보여주라고 한다. 우리의 행동이나 경험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증명을 할 수 있을 때 탁월한 글쓰기가 가능해진다고 한다. 아주 낯선 방식으로 우리를 정의하는 것이 글을 잘 쓸 수 있는 비결이라는 말은 깊이 숙고해야 할 숙제 같다.


몸은 내가 사는 집이라는 표현도 기억에 남고, 신은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일한다는 표현도 삶의 주도성을 잃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 준다. 명상을 신과의 의식적인 접촉을 가능하게 하는 활동이라 정의하는 저자의 조언으로 아침 명상의 마음가짐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사과 안에 있는 씨는 셀 수 있지만, 그 하나의 씨 안에 얼마나 많은 사과가 있는지는 셀 수 없다는 표현도 마치 잠재성을 지닌 인간을 표현하는 것 같다.


‘단언컨대 인생은 생각보다 쉽다. 쉬운 삶을 받아들이기가 무척이나 어려울 뿐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가볍고 산뜻한 걸음으로 스스로 인생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 살아가는 동안 무수히 만나는 문제들을 보는 방식을 바꿔야겠다. 문제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만 문제의 무게가 작아진다는 말을 통해 살아가면서 만나는 문제들을 스승을 대하는 마음가짐으로 마주하는 게 성장을 위한 정신 자세임을 알 것 같다.


‘단언컨대 인생은 생각보다 쉽다’라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고요한 시간 확보를 통해 ‘잘 살아간다’는 자신만의 정의를 명확하게 내리는 것이다. 인생 선배의 조용한 조언이 담긴 글귀들이 인생 후배들의 갈팡질팡인 삶의 진로에 방향키 같은 역할을 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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