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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10대의 뇌]-프랜시스 젠슨, 에이미 엘리스 넛

by 조윤효

‘세상의 모든 부모가 읽어야 할 지침서’라는 책 표지 말이 읽기 동기를 이끌어낸다. 10대의 아들을 키우고 있고 10대들을 만나는 일상이 내 삶의 한 부분이다. 알아야 보이고 보여야 행할 수 있다. 막연하게 이해하기 보다는 그 원인을 정확하게 알고 실천하는 게 지속성이 생길 것 같다. 독서 후 10대 아이들에 대해 너그러움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이혼녀로 두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프랜시스 젠슨은 의과대학 신경학과 교수다. 아이들이 10대 때 이혼을 한 그녀는 거친 야생마 같은 두 남자아이들을 지혜롭게 잘 이끈 엄마다. ‘어른으로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인생 최대의 즐거움이고, 아이들이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두 아이를 인도하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라고 말하는 그녀의 서두문이 감동적이다. 큰아들은 웨슬리안 대학교에서 양자 물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고, 둘째 아들은 하버드 대학 졸업 후 뉴욕에서 경영자문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의 10대 아이들이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그녀가 가지고 있는 박식한 지식과 실제 현장에서 아들들을 키우는 경험에 적용을 잘했기 때문인것 같다. 이론만 이야기하는 책은 공허할 수 있다. 그녀의 삶 속에 실천해 온 십 대 엄마의 리서십이 책을 읽는 동안 집중력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10대의 뇌에 대해 강연을 해오고 있다. 강연을 듣던 사람들도 나와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믿을 수 없겠지만 외계인은 아닙니다’라는 소제목에 웃음이 난다. 가끔 종잡을 수 없는 중학생들을 보고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라 여겼던 내 마음에 찬물을 끼언는 표현이다. 10대를 키우는 부모과 10대를 대하는 성인이 읽어야 할 필수 책이다. 10까지 세는 인내 습관을 들여야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좋은 관계가 유지가 돼야 야생마 같은 아이들을 이끌고 원하는 곳으로 향할 수 있을 것이다.


10대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Testosterone, 에스트로겐 Eestrogen 그리고 황체 호르몬 Progesterone이 급격하게 분비되는 시기라고 한다. 남아의 경우 테스테론이 성인에 비해 30배 가까이 흘러넘치니 과격한 행동이 수시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한다. 여아의 경우 에스트로겐 호르몬으로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금방 까지 웃다고 작은 말에 속이 상해 눈물을 보이는 일이 호르몬의 영향이라고 한다. 뇌 영역들 사이에서 새로운 연결이 구축되고 신경 전달 물질이 몰려드는 10대의 뇌는 유연성과 성장으로 놀라운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커져 있다고 한다. 인생 전반에 비교할 깨 ‘황금의 뇌’를 가지고 있는 시기라고 한다. 무엇이든 쉽게 배우고 자극에 민감하고 암기력도 뛰어나다. 반면 스트레스, 약물, 화학 물질 같은 수많은 환경적 변화로 부정적 영향도 쉽게 물드는 시기라고 한다.


병아리가 처음 보는 물체를 엄마로 인식하는 각인 효과가 10대에도 일어난다. 10대에 겪은 경험을 각인하여 성인이 되었을 때의 행동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경이 중요하다. 문득 아인슈타인의 부모가 떠오른다. 어린 아인슈타인의 저녁 식사시간에 수시로 초대되었던 석, 박사 과학 전문가들과의 주기적 만남이 각인 효과가 되어 성인이 된 후 그의 인생 진로에 영향을 준 것 같다.


10대의 뇌는 호르몬의 갑작스러운 분출뿐만 아니라 뇌의 이마엽(통찰, 판단, 추상적 사고, 계획 등의 능력이 생겨나는 자리) 발달이 80%밖에 진행이 되어 있지 않다. 우리 몸의 2%를 차지하는 뇌가 20%의 에너지를 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뇌의 무게 중 40%를 차지하는 것이 이마엽(전두엽)이라고 하니 그 중요도가 짐작이 간다. 인간의 뇌 발달은 뒤에서 앞으로 이루어지고, 그중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는 편도체가 먼저 발달된다. 그러하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처럼 10대에게는 반복해서 상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마엽의 집행 기능 중에 미래 계획 기억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만 6~10세에 크게 발달하고, 만 10~14세에는 주춤하다가 다시 20세 이후에 발달한 다고 한다. 그래서 미래 계획 기억이 부족한 아이가 오늘 행동이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이라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또한 인지적 중요한 활동을 동시에 하는 경우 두 과제 사이를 지속 전환이 더 어렵다. 결국, 아이들을 지도할 때 먼 미래를 이야기하기보다는 바로 얻어지는 보상 효과가 더 효과적이고, 한 번에 한 가지 과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청소년기의 ‘과도한 성장’ 덕분에 새로운 것을 빨리 배울 수 있다.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잠시만 가지고 놀아도 쉽게 사용법을 성인보다 훨씬 빠르게 알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 시기에는 가장 많이 사용된 뇌의 뉴런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시기라고 한다. 황금의 뇌를 가진 그들에서 어떤 영역을 만나게 해 주느냐에 따라 남은 삶의 귀로가 결정될 확륙이 높다는 것이다. 단지, 공부로 외우는 능력만 키우기 에는 뇌의 황금 시기를 놓쳐서는 안될것 같은 생각이 든다. 10대는 무언가를 기억하기 쉽고, 일단 기억하면 그 기억을 더 오래 집중할 수 있다. 자신의 장점을 확인하고 떠오르는 재능에 집중 투자를 해야 할 시간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교육과 특수한 도움을 받아 최고의 성과를 이끌 수 있는 시기라는 말에 긴장이 흐른다. 해가 나올 때 건초를 말리라는 서양 속담 처럼 인생 황금뇌의 시기 즉 해가 나온 때를 잘 활용해야 한다.


만 13세에서 17세에 아이큐가 가장 크게 변할 수 있는 시기라고 한다. 10대의 3분의 1이 아이큐를 높이고 나머지 3분의 1은 유지하고 그리고 그 나머지 아이들은 오히려 아이큐가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언어성 아이큐가 높아졌을 때 정확한 언어를 담당하는 뇌 중추의 회백질도 늘어나고 비언어성 아이큐가 높아지면 손의 운동과 관련된 뇌영역의 회백질이 올라간다. 10대의 뇌를 ‘뇌의 황금기’라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학습 효율이 정점을 달리고 있지만 주의력, 자제력, 과제 완수, 감정이 비효율적으로 흐르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나씩, 잔소리를 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언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라고 한다.이는 다중 과제에 관여하는 뇌 영역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그 영역을 서서히 강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청소년은 자신이 성인이라고 믿고 있으며, 성인으로 대해주면 성인답게 행동하려고 노력할 가능성 역시 더 커진다’라는 말은 명심하고 실천해야 할 사항이다. ‘청소년은 성인보다 부정적인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한 일에 뛰어드는 성향이 크고, 거기에 뒤따르는 실수나 사고로부터 교훈을 배우는 능력도 떨어진다.’ 알아야 지도할 수 있다. 유능한 성인 코치가 필요한 시기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청소년 잠에 대한 내용은 도움이 많이 된다. 유아기와 성인은 저녁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종달새 형이라고 한다. 반면, 청소년기는 저녁 늦게 잠이 들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이라고 한다. 수면 패턴이 바뀌는 이유가 뇌신호와 호르몬이 복잡한 망을 통해 통제되고 잠을 자는 동안 가지치기한 뉴런들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동안 응고화 되는 것이다. 청소년기의 잠은 공기나 음식처럼 건강에 필수 적이라 한다. 토요일 10시에 잠든 아들이 일요일 정오 12시까지 잘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그때 까지도 일어나지 않아 결국, 흔들어 깨웠다. 알 때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마음이 든다.


성인은 잠이 오게 하는 멜라토닌 성분이 저녁이 되면 나온다. 하지민, 청소년의 경우 성인보다 2시간 늦게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초저녁에 잠들기 힘들다. 수면 또한 다르다. 가장 깊은 수면인 서파 수면의 질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40% 줄어들어 더 많은 잠이 필요하다.


충동 조절 능력을 담당하는 중격의 지핵이 덜 발달된 상태의 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보상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실제적 금전 보상에 도파민이 더 많이 배출된다고 한다. 청소년은 도파민에 대단히 예민하기 때문에 보상은 적지만 즉각적일 때가 보상은 크지만 지연될 때 보다 중견지핵 활성이 더 커진다고 한다.


‘청소년기는 아동기의 뛰어난 시냅스 가소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높은 인지 능력을 갖추고 있고, 학습과 기억도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발달 단계다. 성인은 갖지 못한 장점이 많지만 학습 준비가 너무나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잘못된 학습을 할 위험에도 대단히 치약 하다.’라는 말은 10대를 만나는 어른들이 알아야 할 사항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각의 유연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성인의 뇌는 10일 정도가 되면 정상이 되지만 10대의 뇌는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3주가 걸린다고 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코르티졸은 기억을 방해하고 학습이 불가하게 만든다. 만성 스트레스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 가장 치명적이다.


유럽이나 몇몇 선진 국가에서는 ‘갭이어 Gap Year’(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가기 전에 1년 정도 쉬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시기)를 요구하는 나라가 많다고 한다. 저자의 아이들도 대학 가기 전 갭이어를 통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정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졸업 후 떠밀려 가듯이 대학 가고 군에 가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쉼 없이 채찍질하는 삶이 되지 않도록 긴 인생의 여정을 볼 수 있는 눈을 갖춘 성숙한 성인들이 필요하다. 그래야 황금뇌를 가진 10대들을 멋진 명마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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