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뇌 이야기]- 딘 비넷

by 조윤효

우리 몸 장기중 가장 덜 알려진 기관이 뇌라고 한다. 1.4kg의 몸 최고 관리자를 알아가는 것도 삶의 여정중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뇌느님을 경배하라’는 표현이 독특하다. 뇌의 생물학적 특성이 아니라 뇌가 지배하는 감정과 정서에 대한 심리적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의 몸이 성전이라면 몸은 법당이고 뇌는 신을 모신 재단일 것이다. 삶이라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성전이 되는 몸은 가끔 더럽혀질 수 있지만 재단 위의 뇌는 항상 깨끗함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뇌느님 경배가 참으로 적절한 표현 같다.


뇌는 진화를 거듭해 오면서도 안전한 삶을 위해 동물적 본능에 가까운 파충류뇌가 맨 안쪽에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그 바깥쪽에는 이성을 담당하는 신피질이 자리 잡고 있다. 뇌의 특징을 안다면, 가문날 흙먼지를 일으키듯 생각이 피어오를 때 잠시 기다리는 지혜를 갖게 될 것이다. 뇌는 어떤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뻔해지면 그것이 중요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무시해 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전쟁 중에서도 잠이 드는 것이라고 한다.


뇌가 합리적일 듯 하지만 인간 습성에서 본성을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예로, 500g을 먹은 사람에게 300g의 음식을 먹었다고 했을 때 실제 300g을 먹은 사람이 500g 먹은 걸로 알고 있는 사람보다 더 빨리 배고픔을 느낀다고 한다.


음식의 첫술은 눈으로 먹는다고 한다. 눈은 혀보다 우리가 인지하는 맛에 더 큰 영향을 준다. 미각이 아니라 65%가 시각과 관련되어 있다. 맛보다 멋을 아는 뇌를 가지고 있다.


기억의 오류에 대한 내용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단기 기억은 1분 정도 지속 되는데 현재에 대한 생각을 사고할 수 있는 이유가 단기 기억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실제 알려진 사실과 달리 인간이 기억할 수 있는 보편적 아이템의 수는 4개 정도라고 한다. 기억을 묶어 청크 형태로 저장할 때 기억력을 올릴 수 있는 것도 뇌의 특징이다. 장기 기억은 시각적으로 의존하고, 단기 기억은 청각에 의존한다고 한다. 술과 기억에 관련된 사실은 새롭다. 와인 2~3잔을 마신뒤 소문이나 좋은 정보를 듣고 난 후 며칠 뒤 와인을 두어 잔 마시면 그 내용이 더 쉽게 기억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상황에 따른 회상’을 쉽게 불러내기 때문이다.


뇌는 기억 편향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과거 자신이 속한 그룹에서 어떤 결정적 경험을 하게 된 경우 실제보다 자신이 더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기억 중심적 편향이 있고, 같은 인종 편향으로 쉽게 자신과 피부색이 같은 종족의 편을 드는 성향도 있다고 한다. 자신의 선택이 최고였다고 믿는 ‘선택 지원적 편향’도 가지고 있고, 과거의 나를 비판하고 현재의 나를 치켜세우는 경향도 있는 게 우리 뇌의 특색이라고 한다.


망각의 3 총사라 불리는 거짓기억, 건망증, 기억상실은 우리 뇌가 흔히 실수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 준다. 질문의 성격이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특히, 자신보다 권위가 있는 사람 앞에서는 그 영향이 더 커진다고 한다. 법원에서 증인으로 증언을 할 때 판사의 질문 방식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뇌가 중요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패턴을 인식하고 그 패턴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그래서 일상이 패턴이 되는 루틴화가 뇌에게 중요하게 인식되는 것 같다.


공포에 대한 스릴과 달콤한 사탕에서 느끼는 희열은 뇌의 동일한 영역에 의해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아주 무서운 것을 즉면할 때 ‘살아 있다’고 느끼는 감정이 들기 때문에 용감하게 번지 점프를 시고 하고, 모험을 즐기고, 놀이 공원에서 위험해 보이는 기구를 타고 귀신의 집이나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다.


칭찬은 강하지만 비난은 더 강하다고 한다. 칭찬 시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5분 안에 혈류로부터 사라진다. 하지만 비난을 받았을 때 분비 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리티솔은 1시간 또는 그 배 이상 머물러 있다고 하니 칭찬은 더 자주, 비난은 줄이는 게 서로의 건강을 위한 지혜다.


후각 뉴런은 재생능력을 가지고 있고, 주로 미각과 함께 사용된다고 한다. 미각의 경우 혀가 아니라 마음과 더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와인을 어느 병에 담았느냐에 따라 그 맛을 다르게 평가하는 와인 평가자들이 이를 보여 준다. 인간의 뇌는 다른 감각보다 시각을 가장 우선시하고 모호한 건 잘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이 받은 정보에 대해 한 가지의 기술만 해석하고 골라 명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뇌가 사람의 성격을 좌우하는데 성격은 유전적 요소가 영향을 많이 준다고 한다. 성격은 크게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그리고 신경성의 다섯 색깔로 표현되는데 책은 그 성격의 특징을 잘 설명해 준다.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 FITD(foot-in-the-door)은 작은 도움에서 점점 큰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에 대한 뇌의 수용 상태를 말한다. 반면 문간에 머리 들여놓기 DITF(door-in-the face)는 큰 도움을 요청으로 시작했다가 작은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수학문제를 풀도록 유도하기 좋은 방법은 후자인 DITF 방식이라고 한다. FITD 법은 60%, DITF 법은 90% 성공률이다. 이를 아이들 지도에 잘 활용한다면 꽤 괜찮을 방법이 될 것 같다.


인간은 자신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기를 원한다. 그래서 ‘이전보다 좀 더 작은 요구’에 뇌는 호의라는 형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회적 우월감과 통제력을 얻고자 성공지향적 성향이 생기는 것이고, 자신이 동일시하는 집단이 개인에게 동의하지 않을 경우 바로 자신의 결정을 바꾸는 성향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옳은 것보다 남들이 좋아하는 것이 우선시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애매한 상황인 경우 특히 타인이 우리의 사고 과정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혼자 있을 때 보다 집단으로 있을 때 더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히틀러가 독일 국민들을 쉽게 ‘유대인 학살’이라는 동조자로 만든 그 이유를 넌지시 보여 준다.


에드먼드 버크의 유명한 말이 인상 깊다. ‘악마가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단 한 가지 조건은 선한 사람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다.’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문구다. 불의에 대한 침묵이 악마의 승리 조건이 된다는 사실들이 역사적으로도 많이 보여 준다. 뇌는 사회적, 친화적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체성과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자 노력을 한다. 이를 꺼리는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비난을 하는 성향도 지니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이별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랑하는 이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타인에게 설명하듯이 우리 뇌의 특징을 보여 준다. 뇌가 가진 특징을 알아야 뇌 님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모실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생각보다 완독 하기 위해 끈기를 필요로 하지만 뇌의 정서적 특징을 알려주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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