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독서 여행] -이나열
책이 주는 산뜻함이 좋은 책이다. 그녀는 요리 강사다. 두 아이의 엄마고 50이 넘어서 문예창작 콘텐츠 대학 석사로 여전히 공부 중이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재미를 아는 분 같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책들이 모인 그곳이 마치 천국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세상과 잠시 단절하고 텍스트와 저자 그리고 내가 조용하게 만나는 그곳이 고요하기 그지없다. 책을 꾸준하게 읽어야 그 맛을 알게 되는 것 같다. 삶의 맛은 여러 가지지만 단연 독서를 통한 앎의 맛은 그 풍미가 깊다.
800일간의 독서 여행이라는 말이 마치 여행하는 여행자를 이야기 하는 듯하다. 책들과 800일 간 만나는 과정을 지나고 나면 그 속에 어떤 나를 조우하게 될지 궁금한 마음이 든다. 그녀는 년 300권의 목표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으나 연간 83권에서 150권 정도를 읽어 냈다. 하루 한 권 독서가 목표지만 아직 그 내공까지 도달하지 못했지만 서서히 책을 읽는 일상이 하루의 중요한 시간을 차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고도원 선생님처럼 하루에 한 권을 읽어내는 일상이 만들어질 것 같다. 목표를 높이 잡을 때 비록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낮게 잡은 목표보다 그 결과가 크게 앞선다는 것을 알 것 같다.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을 통해 잊힌 자신의 꿈광을 캐내 실행으로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한 권의 책이 삶의 궤도를 바꿀 용기를 주기도 한다. 저자의 글 사이사이에 소개된 책들의 제목을 마음속에 꼭꼭 새겨 본다. 그래야 도서관에서 유랑하듯이 책을 고를 때 눈이 그들을 선택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오십의 멋’을 쓴 와코 모나미 작가의 인용글도 기억에 남는다. ‘멋지다는 말은 타고난 용모나 스타일에 대한 칭송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에 대한 표현이다.’
프랑스 철학자 ‘나는 오늘도’ 시리즈 4권인 ‘말하다, 버리다, 사랑하다, 설명하다’라는 책도 만나고 싶은 책이다. ‘내 손에 책이 있다면, 어느 곳이든 최고의 아지트가 될 것입니다.’ 김형석의 ‘백 년의 독서’에서 말하기를 100년 동안 사랑받은 책은 그 이유가 있다. 그런 책들인 고전을 먼저 읽고, 다음으로 역사를 읽고 마지막으로 철학을 읽으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책을 손길 닿는 데로 읽어 가는 요즘, 그 흩어짐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지만, 독서 고수들이 추천하는 방법도 시도해 볼 만할 것 같다.
아주 어릴 적 교회를 한 두 번 가본 적 빼고는 기도교는 낯선 곳이다. 성경의 저자가 40명이고 구약이 39권, 신약이 27권 총 66권으로 구성된 16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성경을 읽어 낸다면 1600년 기간을 살다간 40명의 지혜를 오로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들도 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케빈 행크스의 ‘열한 살의 아빠의 엄마를 만나다’는 제목이 줄 수 있는 최고의 호기심을 선사하는 것 같다. 다독, 다작, 다색(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자도 알고 있어서 그러지 그녀는 매일 한 줄이라도 쓰자, 진정한 마음으로 쓰자, 기록이 남는 것임을 기억하자는 결심을 이야기한다. 온전히 자신의 성장에 집중하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다. 그녀가 썼던 ‘엄마가 챙겨주는 청소년의 아침식사’도 곧 만나게 될 책 같다.
도서관 튜어에 대한 그림은 참으로 멋스럽다. 고급 카페보다 더 사람을 매료시킨다. 책사이사이 소개된 아름다운 도서관 사진을 보고 놀랬다. 책과 사람이 만나는 그 아름다운 공간이 시대에 맞게 멋스럽게 변화되어 있다. 인류의 보물인 지혜와 지식이 가득한 책들을 만나는 공간이 삶의 위로가 되는 공간으로 잘 자리 잡은 것 같다. 일대일로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휴먼북’ 시스템을 가진 용인의 남사 도서관도 독특하다. 책으로 대하는 작가와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인생을 처음 살아가는 모두에게 말을 건네고 싶다. 나도 태어나서 10대가 처음이고, 학생일 때가 처음이고, 20대가 처음이고 직장이 처음이고, 부모 역할이 처음이고, 앞으로 남은 인생도 다 처음일 것이다.’ 그녀의 책에서 만난 위로의 글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생이라고 하는 데 그 처음 만나는 경험들에서 가끔 실수를 할 수 도 있다. 초보자의 마음으로 겸손하게 매 순간이 처음인 현재를 잘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