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말공부]-조윤제

by 조윤효

고전 필독이라고 논어, 맹자, 한비자 그리고 사마천의 사기를 몇 년 전에 의무적으로 읽었다. 읽고 나서도 솔직히 말하면 별 감흥이 없었고, 논어의 경우 반복해 읽다 보면 깨달음이 있을 듯 해 밥상머리 독서로 다시 만나고 있다.


읽기 싫어하는 아들을 설득해 매일 한 편씩 저녁 식사 시 아들의 목소리로 전해 듣고 있다. 작년부터 식사와 논어를 함께 엮어 생활 시스템으로 만들었지만, 주말은 아들의 거부로 빼고, 주중은 가끔 바쁜 일정으로 빼먹다 보니 겨우 절반 정도밖에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이렇게 읽다 보니 내용도 잘 들어오고 공자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여전히 그 폭의 이해와 깊이는 제자리걸음이다.


조윤제 작가의 '말공부'는 동양 고전들 중 일부분들을 발췌해서 짧게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정보와 의미 그리고 작가의 생각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공자와 관련된 부분이 제일 많이 언급되지만 전반적으로 고전의 내용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어 생각보다 재미있고 쉽게 읽혀진다.


'말이 곧 그 사람 자신이다'라는 머리말로 첫 문장이 이 책의 길잡이가 된다. 동양 인문 고전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말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중학 시절 여학생들의 거친 말들에 속상하셨던지 미술 선생님이 수업 중 이야기하셨던 내용도 발견할 수 있었다. '혀는 몸을 베는 칼이 될 수 있다'라고 칠판에 어려운 한자(설참신도)를 크게 써놓으셨었다.


공자의 제자들 자로, 자공, 안회, 안연 등의 대화가 논어를 읽다 보면 종종 나온다. 그들의 이름은 공자의 핵심 말들에 가려져 개개인에 대해 어떤 인물인지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사이사이에 공자 제자들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데 인물의 특색에 따라 공자의 조언들이 달라져 더 와 닿는 것 같다. 공자는 제자들의 장, 단점을 인지하고 그와 대화하는 상대에 따라 다르게 답변을 주었기에 논어를 읽을 때 어떤 제자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지도 알아야 더욱 깊이 있는 독서가 될 것 같다.


성질은 급하지만 용감한 자로, 최고의 학자로 부와 명예 그리고 학식까지 겸비한 자공, 스승의 말씀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해 주는 안회 등등 공자의 제자들을 알아 가는 재미가 있다.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은 혼잣말에 대한 내용이다.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의 기술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평소에 하는 혼잣말도 정말 중요하다. 대화는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이지만 혼잣말은 자신과 나누는 대화이다. 대화는 내 입에서 빠져나가는 말이지만 혼잣말은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말이다'


나와 나누는 대화가 나를 살리고 나를 응원한다. 나와의 관계가 좋아야 타인과의 관계도 개선된다. 이상적인 기준을 만들어 부족한 나를 끊임없이 재촉하고 노력하라고 몰아 붙였던 기억이 있다. 지금 이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감사할 때 더 큰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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