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원서, 어디까지 읽어 봤니?]- 류영숙
말을 하고 듣는 것과 책을 읽고 쓰는 것은 그 맛의 차이가 크다. 말하고 듣는 것은 코끝을 스치는 향기로운 음식의 냄새만 맞는 것이라면 읽고 쓰는 것은 그 음식을 직접 입안에서 맛보는 것이다.
영어로 말하고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깊은 맛을 알기 위해서는 읽기를 통한 쓰기가 같이 병행되어야 배움의 재미를 더해 줄 것이다. 잘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라는 녀석과 꾸준하게 걷다 보면 어린아이가 넘어질 듯 걷다가 어느 순간 잘 걷고 뛰듯이 작아도 꾸준히 해나간다면 어느 순가 뛸 수 있는 힘이 자기 안에 자라날 것이다.
저자는 완전하게 배운다는 표현을 썼다. 가끔 한국에 살고 있는 필리핀인이나 네팔인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들의 한국말은 유창하다. 그러나 한글을 읽어도 뜻을 모르고 한글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은 한국어를 잘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 또한 같은 맥락이다.
킨들을 가지고 영어 원서를 읽기 시작한 후 좀 더 쉽게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책에서 만나는 그 다양한 어휘들은 아직 내 안에서 자리 잡지 못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읽고 있다. 잠자기 전과 새벽에 한글 독서 시작 전에 10분에서 15분만 읽어도 한 달에 한 권 정도는 읽어 낼 수 있는 것 같다. 일상에 작은 시간이라도 매일 할 수 있도록 넣어 두면 된다. 의지나 결심보다는 그냥 밥 먹고 나면 양치하듯이 원서 읽는 시간을 살포시 올려 두면 훨씬 오래 할 수 있다.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가는 말이 있다. 바로 많이 읽어야 더 잘 들린다는 것이다. 잘 들리는 게 많을 때 영어 말하기와 쓰기가 더 쉬워진다. 영어를 공부해도 늘지 않는다면 저자의 말처럼 아주 쉬운 단계부터 서서히 읽기 양을 늘려 보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공부했던 방식은 대부분이 쪼개면서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공부였을 수 있다. 필수 단어만 선택해 어휘를 외우고, 영어의 규칙을 알아야 한다고 문법만 공부하거나, 듣기 실력을 올리고자 딕테이션(받아쓰기)에 시간을 할애하고, 쓰기를 제대로 해기 위해 어형구조나 쓰기의 기본 패턴을 공부했다. 장님들이 코끼리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코끼리의 코만 확대적으로 생각하는 장님이 있을 것이고, 다리만 확대 해석 하거나 또는 꼬리나 귀만 확대 해석해 그것이 진정한 코끼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언어 교육에서 흔히 우리가 범하는 실수와 비슷하다.
독서를 통해 알게 되는 어휘는 다양한 쓰임과 핵심 의미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눈인사만 알고 지내는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될 때가 다르듯이 책을 통해 만나는 어휘를 통해 그 진정한 활용법을 알게 된다고 한다. 공감이 간다. 규칙보다 의미를 알고 잘 사용할 수 있는 힘은 단번에 해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꾸준하게 독서를 해야 가져갈 수 있는 영역 같다. 그녀가 읽었던 Colleen Hoover의 책인 ‘Hopeless’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pull’에 대한 예시가 기억에 남는다. Colleen Hoover는 동작 묘사의 기본 동사를 잘 사용하는 작가라고 한다.
pull back (포옹했다가) 몸을 떼다.
pull my gaze away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다.
쉬운 단어도 그 쓰임새의 다양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책이다.
Colleen Hoover 가 그의 책에서 두 번째로 많이 쓰는 어휘는 ‘slide’라는 동사라고 한다.
Slide off the bed. 침대에서 미끄러지듯이 나오다.
Slide them(shoes) off. 신발을 벗다.
pull과 slide의 차이는 전자는 움직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후자는 표면을 타고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학창 시절 막연하게 외웠던 표현들은 실제로 입으로 발화되지 않는다. 상황에 맞게 그 표현을 만날 때 제대로 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한다. 규칙보다 의미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Walk down the aisle 결혼하다.'
위의 표현은 쉽지만 현지에 살지 않고는 잘 모를 수 있는 표현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다양한 표현과 숙어를 외워 왔기 때문에 이미 머릿속에 잠들어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독서를 통해 잠자는 수많은 표현을 깨워봐야겠다.
영문법을 좀 더 가볍게 생각하라는 조언도 도움이 된다. 언어는 생물과 같아 매일 조금씩 변화한다. 사람들이 현재 쓰는 언어를 배우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표현법들은 문법적 규칙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셀 수 있는 명사와 쓴다는 ‘few’보다는 셀 수 없는 명사와 쓰이는 ‘less’가 셀 수 있는 명사와도 잘 쓰인다고 한다. 그리고 ‘there is~ +단수명사’, ‘there are~ + 복수 명사’라는 규칙 또한 단, 복수에 상관없이 전자가 일상생활에서 네이티브들도 구분하지 않고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영어는 문법 규칙이 엄격한 언어라기보다는 어떤 의미를 전달할 지에 더 중점이 된 언어라고 한다.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 하나의 규칙을 만들어 따르게 하기보다는 서로 이질적인 사람 간의 소통이 더 우선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Long time, no see. 오랜만이다.’라는 표현은 실제 문법적으로 맞지 않지만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중국인들이 쓰기 시작하면서 대중화된 표현이다.
문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 다면, 지켜야 하는 규칙을 규법 문법,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문법을 기술 문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두 영역의 자유로운 입, 출입을 허용할 때 언어 구사의 유연성이 생길 것 같다.
아이들 책으로 가볍게 시작해서 꾸준하게 나아간다면 매년마다 성장하는 자기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은 영혼을 담고 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로 된 많은 글들이 독서의 풍요로움을 줄 것이다. 영어 원서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내용을 담고 있어서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책이다. 그녀가 책에서 소개한 원서들을 하나씩 만나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저자가 추천한 영어 도서 리스트>
‘Hopeless’/ ‘Confess’ by Colleen Hoover
‘Bridge to Teranithia’, ‘The hate you give’,‘Regretting you’,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Where the Crawdads sing’ ->초 베스트셀러
‘One Crazy Summer’
‘The Chronicles of Narnia’- 나니아 연대기는 청소년 문고지만 성인이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라고 한다.
‘Salt to the sea’
‘The fault in our stars’ / ‘Olive, again’/ ‘Out of the dust’/ ‘Girl with a pear earring’ by John Green- 청소년 소설가로 잘 알려진 작가라고 한다.
‘Allggie and me’
‘I`m glad my mom died’
‘The secret diary of Adrian Mole, aged 13 3/4> 인기가 많아 최근 8권째 시리즈가 출판되었다고 한다.
‘Gangstar Grammy’, ‘How to talk to anyone’, ‘Educated’, ‘If I stay’, ‘The Queen`s Gambit’’
‘Confessions of a shopaholic’, ‘Pachinko’, ‘To all the boys live loved before’, ‘The outsiders’
‘Note on grief’, ‘When my name was Keoko’, ‘Stand up, Yumi Chung’, ‘Chinese Cinderella’, ‘The great Gilly Hopkins’, ‘The Hate U G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