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 조윤제
아무리 큰 어려움이 부닥쳐도 벗어날 길이 있다고 격려할 때 쓰는 용어로 ‘궁즉통’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 궁즉통을 깨달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고전이다. 저자가 전하는 공자, 맹자,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들은 이미 접해 알고 있는 듯하지만, 저자를 통해 좀 더 디테일한 관점으로 ‘다시 한번 고전’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수많은 책들이 세상 속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 책들 중에서 수천 년, 수백 년이 지나도 읽힌다는 것 자체로도 고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한 공부를 위해서는 죽어서 깨어날 정도로 변해야 하고, 공부를 통해 내가 완전히 바뀌는 체험을 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그 진정한 공부가 고전인 것이다. 늘 편안한 안전지대를 선호하는 뇌를 설득하기에 좋은 고전이 어쩌면 삶의 마스터 키가 될 수 있을 수 있다.
모든 창조물은 모방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모방은 적당히 창의적인 사람도 가능하지만 인문학적 융합 능력은 모방 중 최고이며, 인문학적 바탕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제, 어른의 공부를 해야 할 시간이라는 타이틀을 보며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기 위한 인문고전의 독서 시간을 재촉하는 소리처럼 들린다.
책은 크게 2가지 주제로 분리된다.
제1부: 어제의 삶에서 찾은 인생의 태도 세 가지
어제라는 기억을 가지고 현재를 살아간다. 현재의 삶은 과거의 삶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저자는 급변하지 않은 내일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버려라’라고 이야기한다. 다 버리고 경험으로 쌓은 원칙과 주관이 자신의 중심이 되도록 ‘남겨라’라고 한다. 마음은 원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흔들려라’라고 한다.
제2부: 내일의 삶을 채워줄 네 가지 공부
온전한 나의 삶을 살기 위하여 ‘나를 반성하는 공부’와 ‘품격을 높이는 공부’가 필요한 시대를 이야기한다. 삶과 인생에 대한 공부를 위해 본질을 깨달아 핵심을 통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인생을 즐기기 위한 공부를 통해 삶의 균형과 행복의 근원을 찾으라고 이야기한다.
그 삶이라는 화두 앞에서는 정답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명확함이 없다. 각자의 안경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만약, 내 삶을 다른 사람이 살아간다면 어떤 색채로 피어날까. 나의 관점이 아닌 너의 관점으로 자신을 보게 해 주는 게 고전이라면 책들이 전하는 삶의 정의는 평생 공부할 수밖에 없는 인생 주요 과목이 아닐까.
스스로 변하는 법을 통해 나를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한여름의 시원한 바람 같을 것이다. 시간과 연륜이 쌓이듯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10대와 20대의 생각이 다르고, 40대와 50대의 생각이 다를 것이며 70대와 80대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공부가 평생 나를 보조해 주는 보좌관으로 여기며 살아가야 한다. 은나라 명군으로 불리는 탕왕은 세숫대야에 변화를 잊지 않기 위해 ‘진실로 새롭게, 날마다 새롭게, 또 새롭게(구일신, 일일신, 우일신)’이라는 말을 새겨 놓았다고 한다.
‘많은 책이 자신의 성안에 있는 어떤 낯선 방에 들어가는 열쇠 같은 역할을 하네’
카프카가 친구에게 전한 말이라고 한다. 책들이 눈을 통해 내 안으로 들어와 우주와 같은 뇌의 세계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인내와 집중이 필요하다. 책과 보내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삶의 유혹거리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를 꿈꿔야 삶이 다채로워질 것이다. 작년의 나와 올해의 내가 다르듯이 공부하는 사람은 내년의 자아를 만나는 시간이 기대가 될 것이다.
‘내 삶의 의미와 가치를 높이는 지식인 Know why(노와이)를 확립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왜 해야 한는지를 알 때 지속이 가능하다. 제대로 된 공부를 위해 공부하는 방번을 배우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무작정 열심히 하라고 하기보다는 제대로 하는 법을 알고 공부할 때 작은 결과들이 열매를 맺어 또 다른 동기 부여로 작용할 것이다.
책을 읽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관련 도서를 몇 권 빌렸다. 나만의 방식이 있지만, 누군가는 보다 효과적으로 읽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고, 그런 변화된 방식으로 나 또한 더 나은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시간과 순간이 우리에게 처음이다. 그 첫 대면들로 이루어진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앞서간 사람들의 지혜를 빌려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문학을 통해 역지 사지의 상상력을 키우고, 철학을 통해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사고의 폭을 확장하며, 역사를 통해 사람과 세상을 읽고 미래를 통찰하는 능력을 가지라는 저자의 구체적 공부 과목은 도움이 된다. 부조리한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것이 시간이라는 말로 우리가 가진 그 시간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 늘 생각해야 함을 알려준다.
에디슨의 축음기이야기는 의외다. 잘 보고, 잘 살피고, 잘 관찰할 것 같은 에디슨도 처음에는 사무용 구술 기계로 축음기를 개발했지만, 주위의 사람들은 음악을 녹음하고 재생하는 기능으로 사용하자 물건의 정의를 새롭게 내렸다고 한다. 우리가 보는 사물을 단순히 그냥 보기보다는 이것이 무엇일지 또는 무엇이 될까를 생각할 수 있을 때 사물의 새로운 의미를 알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다.
헨리 데이비드의 책 ‘시민 불복종’은 세계 역사를 바꾼 27권의 책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톨스토이가 영향을 받았고, 간디의 무저항주의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다고 한다. 책과의 만남이 훌륭한 사고를 만들어 내고, 그 사고로 세상을 바꾸는 행동과 제도가 탄생한다. 어찌 공부를 게을리할 수 있겠는가. 지금도 세상 이곳저곳에서 생각을 바꾸고 삶을 바꾸고, 타인의 삶에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사람들이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 상상은 입가의 미소를 부른다. 그중 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색이 필요하다. 또한 자기 성찰을 통해 매일매일 성장하는 일상을 꿈꿔야 한다.
‘탁월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지금하고 있는 일에, 평범한 일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적절한 때에 적절한 지식은 적절한 방법으로 쓸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지식을 지혜로 바꾸는 능력이다.’
논어의 ‘견리사의’와 ‘견득 사이’의 의미는 ‘이익이 되는 일을 보게 된다면 먼저 그것이 의로운 일인지 생각하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고 정중영 회장과 삼성 이건희 회장이 필독서이며, 경영의 지침서로 사용한 것 같다. 기업가들이 오직 돈을 벌고 성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올바르고 정의로운 방법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사람과 사회를 이롭게 하는데 진정한 가치를 추구할 때 신은 옆에서 성심껏 돕는 것 같다.
‘사람의 속됨을 가르치는 데는 책 만한 것이 없다.’
인문학 공부를 통해 글쓰기로 아웃풋을 했던 밀의 공부법은 귀감이 될 만하다.
‘배움이란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끄는 하늘이 준 선물, 우리의 본성이라는 사실을 어느 순간 잊어버린 것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소크라테스의 음성은 오랜 울림을 준다. ‘우리는 배움에 대한 겸손, 진리에 대한 열망, 진리에 접근하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대화를 배우고 우리 삶에서 적용하면 된다. 그리고 우리 삶의 의미와 가치,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항상 생각하며 살아가면 충분할 것이다.’
‘만약 그 공부와 일이 마치 내가 호흡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놀이처럼 재미있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즐거운 일이 된다면 그 삶은 언제나 풍요로울까?’
평범한 일상의 행복이 쌓일 때 진정한 삶이 된다고 이야기한 맹자의 사상 또한 그의 책에서 고스란히 살아 있다.
공부의 어원이 ‘한가함 그리고 휴식’이라고 한다. 치열함이 공부가 아니라 여유와 휴식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 즐거운 일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것처럼 공부도, 삶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우리가 정신없이 바쁜 이유가 공부를 제대로 만나지 못해서 일 수도 있다.
공자의 가장 핵심 사상인 ‘인’은 사랑이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이고, 사람과 사람의 올바른 관계가 이상적인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고 한다. 삶을 바쁘지 않게 한가로이 타인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진실을 고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가치관을 세우기 위해 책은 더없는 스승이다. 고전을 통해 전해오는 인류 조상들의 현명함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우리는 분명 나날이 나아지는 삶을 느끼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