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The city of Ember] -Jeanne Duprau

by 조윤효

4권의 책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책이다. 지구가 몸살처럼 앓고 있는 많은 환경 문제와 자연재해로 지구의 수명이 생각보다 짧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미국의 한 도시 지하아래 모든 것이 갖추어진 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고, 또는 화성에서 인류가 살 수 있도록 화성 도시 건설도 계획 중이라는 말을 듣는다. 안타깝게도 평범한 우리는 지구가 자멸의 길을 걸어도 피할 길이 없다. 그저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우주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책은 바로 지하에 200년 동안 인류가 살아갈 수 있는 모든 시설을 갖춘 도시다. 주인공 Lisa는 막 학교를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다. 직업을 스스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교실로 찾아와 제비 뽑기 형식으로 자신의 업이 정해지는 것이다. 파이프 관련일에 배정이 된 리사는 다행히 친구 듄의 메신저 업과 맞바꾼다. 듄은 곤충에 관심이 많고, 파이프워크가 도시 생활의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 여겨 리사와 업을 바꾼 것이다.


제한된 공간에 제한된 수백 명이 사는 도시의 핵심은 전기다. 빛이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고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을 자급 자족하기 위해서는 빛이 필요하다. 지하에는 각각의 생필품 방이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시장에서 구하기 힘들어지고, 전기가 일상적으로 깜빡이며 정전이 되는 상황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도시의 수명이 200년 이고, 그 이후에는 지상으로 나가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7대 시장까지 잘 전달되어 왔지만 8대 시장은 갑작스럽게 죽은 전 시장으로 부터 그 메시지를 받지 못하고 시를 운영하게 된다.


점점 정신을 잃어 가는 할머니와 어린 동생 Poppy와 살아가는 리사의 생활은 극히 단조롭다. 어느날 할머니와 동생 파피가 집안 가득히 꺼내 놓은 물건들 속에 소중해 보이는 상자를 발견한다. 리사의 조부가 시장이였기 때문에 그녀의 집에 그 소중한 상자가 보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곳에 기록된 종이는 동생 파피가 부분 부분 씹어 많이 손상된 상태다. 리사는 그 종이가 중요한 단서가 됨을 알고 공유하고자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리고 예고 없이 찾아온 할머니의 죽음이지만, 옆집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그녀의 집에서 오랜만에 받아보는 따뜻한 가정을 맛본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한다. 이렇게 안락하고 보호받는 가정이라면 영원히 이곳에 머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다행히 친구 듄과 단서를 찾아 도시를 나갈 방법을 알게 된다.

독특한 건, 도시의 자멸이 보이는 상황에 막연한 두려움이 사람들을 감싸지만 그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적극적인 대체가 없다는 것이다. 정전이 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사람들의 불안은 커지고 구할 수 있는 생필품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 마치 늪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보인다.


칼라펜 두 자루를 큰 마음먹고 살 정도로 물건을 구하기가 힘들어진다. 리사와 듄이 발견한 엠버 도시 탈출 방법을 공유하고자 하지만, 만나는 장애들이 시간을 지연시킨다. 시장은 사람들이 구하지 못하는 생필품이나 물건들을 혼자만의 방에 저장하고 즐기는 모습을 리사와 듄은 목격하게 된다. 그들은 도시를 지키는 가이드에게 시장의 부정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쫓기는 신세가 된다. 어디를 가든 악의 꽃은 있다. 오직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리더는 수렁으로 빠져드는 사람들의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을에서 열리는 가장 큰 축제 날인, '노래하는 밤'에 리사와 듄 그리고 여동생 파니는 과거의 과학자들이 보관해 둔 수많은 배들 중 하나를 타고 성냥을 켜고 강을 따라 지하의 도시를 빠져나온다.

처음 보는 성냥과 양초로 불을 밝히고, 지하를 타고 흐르는 빠른 강의 물살 그리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용감하게 배를 저어 가는 모습은 긴장감을 준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빛의 세계, 전기가 아닌 태양의 불빛, 그리고 향기로운 자연의 독특한 냄새와 풀들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마치 천국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위기가 닥치는 상황에서 안주하는 사람이 있고,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험을 통해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 바로 세계라는 공간같다. 변화를 거부한다면 삶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런 위태로움 속에서 우리는 안주를 선택하는 사람인지 무모하지만 새로운 방법을 찾아 도전해 보는 사람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지상의 세계로 나온 3명의 아이는 작은 동굴을 발견하고 그 동굴아래 틈으로 엠버의 도시를 보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 그곳에서 나올 수 있는지 메시지가 담긴 글을 엠버의 도시로 떨어 트린다. 길을 걷던 옆집 아주머니 발아래 떨어지며 1권의 책이 끝난다.

책은 조용하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변화를 꿈꾸고 실천하는 사람이 결국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다음편도 기대가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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