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대체 왜? 그런가요]- 채서영
서강대 영문과 교수가 들려주는 영어 이야기다. 그녀의 말처럼 원리를 아는 사람이 영어를 잘하고, 암기보다는 이해가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영어의 특징을 다섯 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책은 처음에는 가벼운 정보 글로 들어갔다가 중간 정도에는 영어 전공자들이 학교에서 배울만한 내용의 무게가 실려 있고, 다시 후반부에 가서는 영어라는 언어의 역사적 배경과 특징은 뒷맛 좋은 디저트 같은 느낌을 준다.
저자의 말처럼 책은 현대 언어학 시각의 관점과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와 공통점 그리고 외국어와 모국어 습득 원리 및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다루고 있다. 모국어 외에 다른 언어를 마스터한다는 것은 그 비추는 각도에서 다르게 인식된다. 어떤 이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어떤 이는 생각보다 제대로 마스터하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판단의 자는 늘 흔들 거린다. 하지만, 중요한 건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기 쉽듯이 적은 노력으로 빨리 먹으려 하기보다는 꼭꼭 씹어 삼키는 밥에서 단맛이 나듯 언어는 그렇게 생활 속에서 꾸준하게 배워야 할 것 같다. 배움이란 어차피 평생 지속되어야 하니 조급해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여행의 목적지만 보고 달리 것이 아니라 여행의 과정을 즐길 수 있는 느긋함이 현명한 여행자의 필요조건 같다.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고 한다. 부모에게 방치되거나 동물과 함께 자란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을 ‘모글리 신드롬’이라고 한다. 전 세계에 80명 정도가 된다고 하는데, 언어의 결정적 시기(2세~12세 또는 14세)를 지나 언어를 배울 경우 죽을 때까지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다행스럽게도 모국어 하나는 마스터했으니 이들과 다르다.
‘이미 하나의 언어를 습득한 우리의 지식 경험이 외국어 습득에서 중요한 역할을 줄 것이다.’ 자신만의 이유가 있는 영어를 향한 의지와 효과적인 습득 방법을 찾아 실행한다면 결정적 시기를 벗어났지만, 가능의 빛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언어 학습에 대한 습득과 학습에 대한 비교는 최근 그 차이가 명확하게 정의되었다고 한다. 모국어는 습득된 것이지 학습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학습을 명시적 학습(암기 같은 노력으로 학습)과 암묵적 학습(습득에 가까운 개념)으로 나눌 때 ‘학습을 반복하면 습득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언어 학자 로버트 드카이저의 말이다. 습득할 시기를 지났지만 제대로 된 학습으로 습득과 비슷한 효과를 어른들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다.
우리의 목표는 원어민 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커뮤니케이터가 되는 것이라 명확하게 영어 구사 목표를 제시해 준다. 모국어도 좋은 커뮤니티 도구로 생각할 때 그 효과는 관계의 틀을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
영어를 공부하는 성인이 언어의 직관을 일깨울 수 있는 기초적인 방법으로 3가지를 제안한다.
1. 듣기 연습: 듣기가 돼야 따라 할 수 있다. 듣기 교재로 알맞은 책은 내용의 70%를 알고 있는 것으로 할 때 효과성이 크다고 한다.
2. 말하기 연습: 영어를 들으면서 중얼중얼 소래 내서 따라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하다. 중학생 수준의 영어 교재를 가지고 매일 읽고 따라한 다면 뇌가 기억해 내는 소리가 많아질 것이다.
3. 영어 연습 상대 찾기
‘인간은 들을 수 없는 소리는 발음할 수 없다.’
듣기가 기본이 되고, 그리고 그 들었던 소리를 내뱉어 보는 방법이 성인 학습자의 언어 공부 핵심이다. 그리고 배운 내용을 연습할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보거나 또는 혼자서 영어로 말해보고, 녹음해서 들어보는 과정도 도움이 된다.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점을 우선 알아야 한다. 영어는 강세가 있는 고립어(고정된 단어의 배열과 순서가 중요)지만 한국어는 음절이 있는 교착어 어라고 한다. 영어와 한국어의 기본 문장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영어: S(주어) V(동사) O(목적어)
한국어: S(주어) O(목적어) V(동사)
동사가 핵어에 해당되는데, 영어는 주어 다음으로 핵어가 나오고, 한국어는 말을 끝까지 들어봐야 알 수 있게 만드는 핵어의 동사가 마지막에 나온다.
영어가 각각의 단어에도 강세가 있지만 문장에서도 각 단어에 강세가 있다.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들을 내용어라 부르는데 이들이 문장에서 강세를 갖는다. 반면, 기능어인 대명사, 관사, 전치사, 조동사, 접속사는 문장 속에서 약한 강세를 갖는다.
언어의 기본 소리는 실제 소리를 들어보고 연습해야 함을 강조한다. 자음, 모음 그리고 철자를 보고 읽기보다는 소리로 익힌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단어를 외운다고 생각하지 말고 익히라고 한다. 실제 현지 원어민이 쓰는 언어의 어휘는 3000개 정도 되고, 원어민 12세 정도의 아이들이 구사하는 어휘는 800개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조금 지식이 갖춘 사람들이 쓰는 어휘는 2만 개 수주이라고 하다. 초등 5학년 정도를 목표로 잡고 쉬운 어휘로 유창하게 쉽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다. 어휘력은 단어를 몇 개 아느냐 보다는 단어를 맥락에 맞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이다. 꼭 필요한 단어를 활용해 완성된 문장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키우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참고로, 셰익스피어가 작품 속에서 사용한 단어는 3만 1,534개라고 한다. 왜 영국여왕이 셰익스피어를 아끼는 발언을 했는지 알 것 같다.
영어의 단어 중 70%가 다른 언어에서 빌려와 변형된 형태라고 한다. 그리고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언어가 라틴어라고 한다. 영어의 기원이 게르만어 계통이다. 그래서, 독일인이나 네덜란드인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이다. 여전히 영어는 매일 새로운 어휘가 생겨나고 있는 성장이 가장 빠른 언어 중 하나라고 한다. 영어는 전 세계에 걸친 방언의 언어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좋은 글쓰기의 비결로 모든 분장을 동사 중심으로 하라고 한다. ‘Write with nouns and verbs. 명사와 동사로 문장을 써라.’ 영어의 85%가 주어 다음 동사가 오는 순서로 사용돼고 있다고 한다. 주어와 동사구조 파악이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동사를 얼마나 확실하게 파악하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12가지로 변하는 동사의 형태를 시제라 부르는데 그중 단순현재, 현재 진행, 현재완료 그리고 단순 과거가 가장 많이 쓰인다. 주로 쓰는 시제에 맞춰 공부해 보는 것이다. 영어는 시제와 인칭, 수, 태에 따라 단어의 본래 형태가 변형되는 굴절어이고 한국어는 교착어다.
또한 영어의 명사는 관사(a, an, the)를 모자처럼 쓰고 나오는 언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우리 말은 대명사를 생략하는 말이 많다면 영어는 대명사를 넣어야 이해가 되는 문장이고, 전치사의 쓰임새에 따라 언어의 뜻이 달라지기 때문에, 영어공부에서 전치사의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영어의 다양성을 이해할 때 다가서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PC(Political Correctness) 운동’이란 오늘날 말의 표현이나 용어 사용에 인종, 민족, 언어 성차별 등 편견이 되지 않도록 유의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언어를 통해 사상이 달라진다. 언어의 방이 커질 때 사고의 폭도 커지며, 삶의 영역도 확장된다. 영어라는 언어를 사고 확장의 또 다른 도구로 긴 세월 동안 함께할 동반자로 대해보면 좋은 답이 기다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