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The Prophet of Yonwood] -Jeanne Duprau

by 조윤효

책을 통해 타인의 생각을 만나는 여정은 가끔 독특한 향을 낸다. 처음 맞는 향이지만 그 냄새가 오래 머물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다. 향기는 흔히 계속 맡다 보면 무뎌진다고 생각하지만, 간혹 자연의 꽃 향기처럼 은은하게 지속되는 향도 있다. 4권으로 구성된 저자의 책은 은은하게 지속되는 향이다. 이번이 3번째 책이라 앞의 2권과 깊은 연계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책을 읽어 가는 동안 새로운 캐릭터와 내용이 기대와 달라 의아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연계가 보인다.


주인공 Nickie는 전쟁을 예고하는 도시의 삶에서 감정의 혼란을 느낀다. 무엇인가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가족을 떠나 있는 아빠와 늘 바쁜 엄마 그리고 매일 쏟아지는 전쟁 예고 뉴스 속에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의 이야기다. 니키는 증조부가 가족들에게 남긴 Green Haven이라는 3층 짜리 건물을 팔기 위해 이모 Crystal과 함께 Yonwood라는 마을에 간다.


니키의 작은 3가지 결심이 12살 소녀의 마음이 보인다. 세상을 위해 자신이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을 갖게 되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매일 인류를 위해 한 가지씩 선행을 하겠다는 결심이 귀엽다. 사회적 분위기가 전쟁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 나오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바로 Ember도시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한 과학자 중 한 명이었고, 그녀는 바로 엠버에 지원해서 살기 시작한 지원자 중 한 명이 되었다. 결혼하고 아이도 갖고 그리고 남편과 사별한 후 60대인 그녀 결심은 소녀적 기질을 이해한다면 충분히 그녀 다운 결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증조부 집에 도착한 그녀는 3층에 몰래 여전히 살고 있던 Amanda를 만나게 된다. 주인공 증조부를 돌보는 일을 했던 그녀는 갈 곳이 없어서 그곳에서 작은 개 Otis와 숨어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모에게 말하지 않고 아멘다와 오티스를 만나는 니케는 묘한 즐거움을 찾아낸다. 집을 팔기 전에 수리를 해야 할 것들이 많아 늘 바쁜 이모 덕분에 니키는 자신만의 여유로운 세계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기를 꿈꾸게 된다.

전쟁에 대한 긴장감은 마을 사람들을 불안하게 한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예언자 Althea의 힘이 커져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건강상태가 아니었다. 신을 통해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어 하는 Mrs. Beeson 부인은 예언자 집을 방문해 알씨아의 중얼 거림을 신이 인간에게 계시하는 말이라 여기고 마을 사람들에게 알린다.


불안함이 커져가는 상황 속에서 신의 존재에 대한 의지는 커진다. 그것이 합리적인지 이성적인지에 대한 생각보다는 맹목적일 수밖에 없다. 비슨 부인은 알씨아의 모든 중얼 거림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전도사 역할을 한다. 신에게 충실하기 위해 노래를 금하고, 사랑을 오직 신에게 쏟아야 한다는 명목아래 규칙들이 하나씩 늘어난다.


비슨 부인은 니키와 생활하고 있는 아멘다를 예언자 엘씨아를 돕는 도우미로 추천한다. 강아지 오티스를 데려갈 수 없는 상황이라 니키는 오티를 3층 방중 한 곳에 숨겨 두고 매일 산책시키고 먹이느라 생활이 나름 분주하다. 니키는 마을 이곳 저속을 구경 다니다가 Grover라는 14살 소년이 헛간에서 뱀을 애완용으로 키우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매일 좋은 일을 실천하겠다 결심했던 니키는 비슨 부인에게 이를 알리게 되고, 그로버는 그로 인해 전자팔찌를 끼게 된다. 혼돈의 시절에는 법보다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잡고 있는 권력자의 힘이 남용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니키는 그루버의 전자팔찌를 보며 자신이 잘못했음을 알게 되고, 선행에 대한 기준에 의문을 갖게 된다. 각자의 신에게 자신들의 안위를 기도하는 전쟁 중인 나라들 사이에서 신은 어떤 판단을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결국, 비슨 부인은 예언자의 중얼 거림을 듣고 마을의 모든 개들을 자연의 상태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니키는 자신이 몰래 키운 강아지를 숨기려 했지만 아멜라가 개를 태우는 노란 스쿨버스에 강제로 태워 버린다. 니키는 이모와 함께 개들을 쫓아가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슬퍼한다.


아멜라 또한 비슨 부인의 메모 중 전자 팔 치를 채워야 하는 대상으로 자신의 이름이 기록된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녀의 로맨스 소설을 읽는 장면을 비슨 부인에게 들켰기 때문이다. 아멜라는 마을을 떠나기 전 니키에게 사과를 한다. 마치, 파리 대왕이라는 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명확하지 않은 기준을 만들어 위반 하는 사람에게 죄라는 틀을 씌워 조직으로부터 배타 시키는 것이다.


니키는 행복을 기대했던 마을의 삶에서 그 부당함을 따지고 싶어 예언자 아씨나를 찾아가 따진다. 침대에 누워있는 그녀를 향해 어린 니키가 외친다. 진정으로 신을 사랑하는 방법이 개를 버리는 이유가 될 수 있는지. 다행스럽게 니키의 외침을 듣고 정신을 차린 아씨나는 마을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고, 자신이 잠꼬대처럼 외친 말들이 비슨 부인을 통해 어떻게 왜곡되었는지를 알게 된다. 전쟁을 예감한 그녀가 삶에서 아름다운 것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외친 소리를 정작 비슨 부인은 삶에서 사라져야 하는 것으로 단정 지은 것이다.


작은 마을의 생활이지만 인간의 잘못될 수 있는 판단들을 보여 준다. 주인공 니키는 그녀가 바라던 데로 그 마을을 위해 선한 행동을 했다. 만약 니키가 예언자 아씨나를 각성시키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의 삶은 더욱 메말라 갔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못했지만 사랑하는 강아지를 만나게 되었고, 모든 개들이 다시 마을로 돌아왔고 강아지 오티스와 함께 자신의 집이 있는 도시로 간다.

아빠가 수수께끼 처럼 보낸 엽서를 통해 그가 어디에서 비밀 업무를 하고 있는지 알게 되는 장면도 독특히다.


삶을 크게 보면 전쟁만큼 예견된 게 죽음이다. 죽음을 화두로 세상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에 이성의 자를 놓지 않기 위해서는 나은 삶을 위한 개개인의 행동들과 삶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랑의 원천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전쟁이든 죽음이든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오직 타인을 위한 선행과 사랑 만이 존재의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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