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스님의 주례사]- 법륜

by 조윤효

나를 포함한 인간의 기본 본성을 이해할 때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스님들이 수행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 본성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한 건 아닐까. 법륜 스님은 이미 수많은 명쾌한 해석법을 통해 대중의 고민거리를 가볍고 심플하게 해주는 강연자로 유명하다. 결혼하지 않고 속세를 떠나 생활하는 수행자의 주례사는 마치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그 속에 들어앉아 있는 사람은 보지 못하지만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는 사람은 잘 볼 수 있는 효과 때문에 더 명쾌한 답을 내려 주는 것 같다.


최고의 배우자를 만나는 법, 사랑 좋아하시네,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행복한 인연 짖는 마음의 법칙에 대한 주제로 강연 목소리 그대로, 구어체적인 전달법이 시원한 육수 같은 맛을 낸다.

결혼은 각각의 반쪽이 만나 하나의 원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각각의 원이 만나 결혼 전이나 후나 똑같은 완성체로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기대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내 카르마(업)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마음을 자 살펴보라는 조언을 주신다.


외로움이라는 것은 같이 사느냐, 떨어져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을 닫으면 외로워지는 것이라고 한다. 외로움은 마음의 문을 닫고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통해 그 근본의 원인을 자신 안에서 찾아야 함을 알 것 같다. 이기심으로 누군가를 만나면 반드시 과보를 받게 된다는 이야기도 공감이 간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결혼을 하면서도 서로의 조건을 계산하는 이유가 결혼이 가장 이익을 전제로 한 결합이기 때문이다.


결혼 후 생기는 불만은 상태의 탓이 아니라 자신의 기대가 높다는 것을 자각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한다. 좋은 남편, 아내를 만나게 해 달라는 기도보다는 결혼 전에 자기 수행이 먼저임을 알 것 같다. 결혼했으면 결혼 생활이 행복하도록 노력하고, 혼자 살면 혼자 사는 삶이 행복하도록 노력하면 된다. 그래서 행복은 결혼 자체와 상관이 없다고 한다.


결혼해서 다툼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가 내 마음은 옳다고 주장하고, 상대의 마음은 알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는 말을 통해 신혼시절 행복했지만 심심치 않게 다툼이 생겼던 일들이 떠오른다.

진정한 사랑이란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며,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사람 편에서 이해하고 마음 써줄 때 감히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말에 다시 한번 사랑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깨닫는다.


꼭 참선하고 절하고 기도하는 게 수행이 아니라 결혼을 통해 둘이 맞춰 가는 과정도 수행임을 알 것 같다.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는 두 가지를 기억해 두면 된다고 한다. 첫째, 내가 사랑하고, 내가 상대를 좋아할 뿐이지 상대에게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둘째, 안 맞는다는 것을 전제로 출발하라고 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공통점이 10% 이고, 다른 점이 90%라면, 살아가는 동안 공통점이 90%, 다른 점이 10%가 되게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서로 맞춰간다는 말 또한 내가 전적으로 상대에게 맞춘다는 느낌으로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 노력하면 된다는 것이다.


‘결혼한 사람들은 혼자 사는 사람들한테 약 오를 정도로 잘 살든지, 혼자 사는 사람들은 결혼한 사람들이 후회할 정도로 혼자서 잘 살든지 선택은 자유예요’

인간관계 중에서 가장 많이 손, 이익이 투영되어 맺어진 관계가 바로 부부 관계라고 이야기한다. 사실은 이해관계가 첨예한데, 이해관계임을 인정하지 않고 사랑을 달라고 막무가내로 요구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이해관계로 뭉친 사이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타인에게 실망하지 않는다고 한다.


상대가 문제가 아니라 상대를 보는 자신의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상대의 모습을 내 마음대로 그려 놓고, 왜 그림과 다르냐고 상대를 비난한다는 말을 통해,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마음의 착각이 자신과 상대 모두를 힘들게 한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네’


우리에게는 사랑할 권리는 있지만, 그 대가로 사랑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겠다. 깨어 있는 연습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바꾸고, 무의식의 세계가 바뀔 때 마음이 바뀌고, 카르마가 바뀌고 그리고 운명도 바뀐다는 원리를 이해하려 노력 중이다. ‘운명은 어제의 습관에서 결정된다. 습관적으로 사는 게 아니라 늘 깨어서 삶을 살아라.’


남을 바꾸기보다는, 나를 변화시키는 게 더 쉽다. 우리는 흔히 죄 없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죄란 알고도 저지를 수 있지만 나도 모르게 죄를 저지를 수 있다.

다 이루어진다고 좋은 것도 아닌데, 다 이루어져야 좋다고 생각하는 데서 인생의 고통이 생긴다.


부모에서 자녀까지 이어지는 심리적 대물림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이 간다. 임신 중인 안내에게 남편이 한결 같이 잘해야 엄마의 심리 상태가 편안해지고, 그리고 아이의 심리 상태도 편안해진다. 아이를 양육하는 아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남편이 결국, 아이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라고 한다. 며느리에게 잘하는 시어머니가 간접적으로 손자가 잘 되도록 해주는 배려인 것이다. 대신, 엄마는 아이에 대한 책임을 온통 질 수 있어야 한다. 검소하고 예의 바르며 순종적인 아이를 키우 싶다면 아내가 남편에게 공손하면 되고, 당당한 아이를 기르고자 하면 엄마의 심리가 불안해서는 안된다. 엄마 스스로가 당당해야 한다. 아이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결국, 수행이란 인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계속 연습해 가는 과정임을 알 것 같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게 우리 자신에게 유리함을 알 것 같다. 수행을 해야 하는 곳이 사람이 없는 깊은 산속이 아니라 타인과 끊임없이 부딪치는 갈등이 있는 생활 속에서다. 수행의 마음으로 삶을 대한다면, 인간의 기본 마음을 토대로 내 마음을 보고 긍정적으로 풀어내 성숙한 한 인간으로 생을 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인간에 대한 충동을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자기 수행’ 임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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