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독서법을 말하다]- 한근태
한 분야에서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감탄을 만든다. 한 길을 꾸준하게 걸어오는 인내와 자신의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잘 제단 해가는 자기 주도성의 기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20년간 연 200권 이상의 책을 읽어 오고 있다. 그의 눈과 뇌를 스쳐간 그 수많은 책들은 영혼의 창고를 가득 채우고 있을 것 같다. 언제든 필요한 지식을 도서관 책장에서 책을 뽑아내듯이 어떤 상황이든 또는 어떤 글을 쓰듯 인용거리와 생각 덩어리를 쉽게 아웃풋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서재에는 아직도 턱 없이 모자라는 책들이 다음 책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독서법을 통해 더 많은 책을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읽어가는 법을 배워 본다.
책은 '왜 사람들이 읽지 않는지', '독서를 시작할 때'라는 것과 '오늘도 읽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고수의 독서 목록과 고수가 말하는 생산적 읽기에 대한 내용과 읽고 생각하고 요약하여 글 쓰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가끔 생각한다. 우리는 식사 후 양치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어린 자녀에게 씻고 양치하는 일을 매일 권유하고 생활 습관을 잡아 주는데 신경을 쓴다. 독서는 영혼을 갈고닦는 과정이다. 양치 하는 것처럼 매일 일상 속에서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생활 습관으로 받아 들여져야 하지 않을까. 잠들기 전 10분, 하루 시작하기 전 10분 그리고 점심 식사 후 10분 시간을 정해 두고 매일 읽기 습관을 길들인 다면 평생 독서 시간이 보장 되는 것이다. 식후 양치 3분은 당연하게 여기지만 하루 일상의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에 10분씩 독서하는 습관을 심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한때 중국에서 손 씻기 국민운동이 있었다. 손을 얼마나 잘 씻지 않길래 공영 방송에서 손 깨끗이 씻는 캠페인을 할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한국인의 독서량이 심각하다고 한다. 읽지 않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날로 줄어드는 인구와 책을 읽지 않는 민족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힘들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책 읽기 캠페인이 아닐까. 아침에 10분, 점심에 10분, 잠들기 전 10분은 최소한의 기본 책읽기 생활임을 알릴 때 자연스럽게 글을 읽는 습관이 형성될 것 같다. 육체를 돌보듯 보이지 않는 영혼도 일상 속에서 꾸준한 돌봄이 필요하다. 습관은 모든 일을 쉽게 만들어 준다. 의지로 읽어야겠다가 아니라 습관이 될 때, 읽지 않으면 왠지 찝찝한 기분이 들 것이다.
저자는 독서하는 사람들을 돕고자 다양한 독서 모임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행하고 있다. 한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나 토론을 주로 했지만, 요즘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독서 모임의 리더다. 책임세(책 읽는 엄마가 세상을 바꾼다), 공사세(공부하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글사세(글을 쓰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독서 모임의 제목들이 인상 깊다. 세상이라는 문을 열고 얼떨결에 현시대를 살고 있지만, 하나씩 배워가는 자세로 주어진 삶의 길을 걸어 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책을 통해 공부하고 그리고 글로 남기는 사람들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가시 돋친 말을 하게 된다.’
수많은 정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대라 오히려 과잉 속 결핍이 생긴다. 눈을 사로잡는 다양한 볼거리 또한 읽기를 멀리 하게 한다. 마치, 찬란하게 자신들의 몸을 드러낸 대형 빵집의 빵들이 하나같이 소비자의 눈을 끌지만, 결국, 집에서 소박하게 차린 밥이 건강한 음식인 것과 같다.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고 싶고, 생각을 잘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함을 저자는 권유한다. 특히, 리더들은 변화에 예민하고, 시장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소통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독서가 필요하다고 한다. 저자의 권유처럼 나라를 이끄는 행정관들이 회의하기 전에 관련 독서 3~4권을 일독하고 행정법을 만들어 낸다면 훨씬 효율적인 나라 운영을 만들어 낼 것 같다.
독서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축적된 독서양으로 한다는 말도 공감이 된다. 읽었는데 뇌가 심하게 거부한다면, 독서량이 부족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계기로 가지면 된다. 잘 읽는 뇌를 위해 독서량을 꾸준히 늘려 가는 인내가 필요하다. 모든 일에는 임계량이 있다. 넘쳐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독서가 필요하다. 저자는 또한 독서의 목적을 정해 두고 읽어 보는 것 또한 추천한다. 아웃풋을 전제로 한 독서는 방향성이 뚜렷해지고, 결과를 만나는 경험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보면 당연 독서가 삶의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어른의 공부는 단연 독서다.
세계 부의 50%를 가진 유대인들은 미국에서도 기부자 45%를 차지하고 있다. 평생을 성경 공부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 독서가 생활 중심에 잘 자리 잡도록 조상 대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관습 덕분이리라. 그냥 읽어라가 아니라 구체적인 신의 말이 담긴 성경책을 통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읽는 문화를 선물한 조상의 지혜가 보인다. 유대 학교에는 등수를 매기는 성적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책을 통해 자기 성찰을 하고 토론을 통해 타인의 의견을 듣고, 신의 눈으로 삶을 바라보는 자세는 그들의 성장이 당연히 돋보일 수밖에 없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 같다.
자기를 위로해 주는 독서보다는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책이 더 약이 된다는 말도 공감이 된다. 나를 벗어나야 그 다음의 나를 만나는 것이다. 불편한 옷을 느껴야 성찰하게 되는 것이다. 혼자만의 시간 속에 독서와 사색을 초대하는 일상을 만들어 봐야겠다. 저자의 말처럼 고독한 독서가를 자신의 절친으로 함께 걸어가보는 것이다. 삶이 온통 푸르고 행복할 것 만 같았던 유년기를 지나 중년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은 삶이 자신이 원하는 데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 간다. 그 무거운 발걸음에 책이 손에 들릴 때 자신만의 길을 자신 있게 만들어 갈 것이다. 그게 책이 주는 힘이다.
저자가 권유하는 책 읽기 기법도 다른 독서가들과 닮은 점이 많다. 책 표지를 읽고, 목차를 읽어보고, 읽은 내용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메모하고 글을 써보는 것이다. 한주제로 여러 권의 책을 보는 법도 있지만 한작가의 책을 여러 권 읽을 때 저자의 인격이나 생각이 내면으로 스며든다는 조언도 해준다. 박완서 작가의 이야기가 가슴깊이 파고든다. 그녀가 서울 의대를 다니던 아들을 잃었던 일화를 글로 보면서 가슴이 한복판이 날카로운 것에 찔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글들이 세상에서 날개를 돋고 있을 때, 당연히 그녀의 삶은 행복과 성공으로만 가득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자신만의 성안에 슬픔이 있다. 그 화려한 외관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눈을 갖기 위해서는 읽어야 한다.
삶이라는 긴 여행을 하면서 배낭 속에 꼭 필수 물품으로 책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혀주는 책이다. 머리에 흰 눈이 내리고 얼굴에는 마른땅을 닮은 주름이 자리 잡더라도 손에는 책을 놓지 않아야 명민함의 빛이 눈을 통해 세상을 밝혀 줄 것이다. 외모가 나이 들어가는 것에 속상해하기보다는 독서로 매달, 매년 성장을 통해 내면이 대낮처럼 밝아지는 노년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