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스티브 도나휴

by 조윤효

지금 사막에서 살고 있는가. 은유의 사막을 통한 인생 조언이 담긴 책이다. 젊은 시절 친구 탤리스와 함께 한 달간의 사막 여행 경험을 삶과 비유했다. 따뜻한 프랑스 남부에서 겨울을 지내고 싶다는 단순한 동기로 사하라 사막을 건넌 경험이 저자의 가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것 같다. 중년 삶의 여정을 걷고 있는 저자는 인생이 사하라 사막을 건넜던 그 짧은 여정과 닮아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사막을 가로질렀던 경험으로 풀어헤쳐 준다. 인생을 살아가는 여섯 가지 지혜로 볼 수 있다. 개인적 삶에서 이혼이라는 아픔과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소중한 친구 탤리스 가 곧 신의 부름을 받을 것을 알고 있기에 그의 글은 더욱 진솔하다. 지혜를 진지하게 닮아 내기보다는 은유와 역설적 표현으로 가볍게 접근해서 그런지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읽으면서 줄을 그어야 하는 문장들이 많다. 손도 바쁘고 머릿속도 바빠지는 책이다.


그가 말하는 사막과 인생을 잘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은 기억해 둘 만하다. 지도를 보지 말고, 나침반을 따라야 하고, 오아시스가 나오면 쉬어가야 한다.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 바람을 빼고, 혼자서 함께하는 여행의 지혜를 이야기한다. 켐프 파이어에서 한걸음 멀어지는 용기를 이야기하고, 허상의 국경에서 멈추지 않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인생과 사막이 닮은 점은 끝이 보이지 않고, 길을 잃기 쉬우며, 가끔 신기루를 쫓기도 한다는 것이다. 인생이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산이 아니라 막연하게 펼쳐진 광활한 사막을 닮았다는 저자의 의견을 통해 다시 한번 삶이라는 화두를 중심에 두어 본다.


직장을 바꾸는 것은 산이요 직업을 바꾸는 것은 사막이고, 아이를 낳는 것은 산이요 아이를 키우는 것은 사막이라고 한다. 저자처럼 꿈에 그리는 집을 짓는 것은 산이요 이혼을 하게 된 것은 사막이라는 것이다. 친구 탤래스가 암에 걸리고 극복하는 과정은 산이요 불치병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사막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는 산에 있는지 아니면 사막에 있는지 서슴없이 묻는다.


미래를 향해 돌진하다 보면 현재의 충만함을 잊기 쉽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자신만의 나침반이라고 한다. 지도가 아니라 내면 속 자신만의 나침반을 따라야 함을 조용하게 조언한다. 목적지에서 해방되고 눈높이를 낮추는 지혜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이때 나침반은 길을 잃고 방황할 때 자신의 길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더 깊은 사막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목적보다는 여정 자체에 중점을 두게 하는 역할이 자신만의 나침반이다. 어떤 삶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자신만의 나침반은 그 어느 누구도 만들어 줄 수 없다.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자신이 가야 할 목적지를 알려 주는 나침반을 들고 자신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여정이 즐거워야 참된 여행이다.


오아시스는 삶에서 쉼을 말한다. 퇴직 때까지 오아시스에서 쉬는 것을 미룬다면 목적지를 인생의 우선순위로 삼았다는 것이다.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지 않으면 인생의 사막, 변화의 사막은 우리에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한다고 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사하라 사막을 건너기 위해 낯선 사람의 차를 함께 타면서 나누는 이야기 들과 책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약간 유행 지난 듯한 흑백 사진은 편안함을 준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쉬라고 조언한다. 사막의 모래폭풍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한 벽은 지혜를 담고 있다. 자신만의 사막에 모래 폭풍이 몰려올 수 있다. 그러자면 우리 또한 벽을 쳐야 한다. 사람들이 과하게 요구하는 사항에 ‘No’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벽을 쌓는 일이요, 웃음과 충분한 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우리를 보호하는 벽이 된다. 또한 오아시스는 생각할 시간을 주며, 그곳에 머무는 동안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아시스는 또한 다른 여행자와의 교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기에 인생의 오아시스를 잊어 서는 안될 것 같다.


내 명의 남자가 푸조 자동차를 타고 도로 끝에서 만난 모래 땅은 여행의 또 다른 변화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면 할수록 바뀌는 모래 속으로 더 빠져든다. 결국, 바퀴의 바람을 빼자 차는 모래구덩이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보면서 인생을 말한다. 인생을 살면서 공기를 빼는 것은 여행의 일부이고, 인생을 살면서 빼야 할 때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공기를 빼면 막힌 상황에서 벗어나 다시 사막을 건너는 여정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체에 빠졌을 때 우리는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말도 공감이 간다.


혼자서 함께 하는 여행이 인생 여정이다. 그러나 여행자는 수시로 생각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가 아니면 혼자서 해야 하는가. 만약,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도움을 요청하라고 한다. 사막을 건너는 여러 대의 차들이 함께 여행을 하는 동안, 한 자동차가 호수 근처에서 차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나가는 차량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혼자서 해결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아 결국 다른 차량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여행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저녁에 캠프를 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만약 그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면 홀로 그 호수 근처에서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에 떨고 있었을 거라고.


첫 글에서 호기심을 잔뜩 불러일으킨다. 탤레스와 사막의 모래 위에 모닥불을 피워두고 저녁을 준비하던 그들에게 머리에 터번을 쓰고, 작은 칼을 들고 다니는 투아레그족 청년이 나타난다. 여행자를 상대로 물품을 요구한다고 하는 이야기 때문에 저자와 친구 탈래스는 잔뜩 긴장한다. 그 청년은 소금과 후추를 요구했고, 겁이난 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소금과 후추를 두말하지 않고 내준다. 사막에서 소금은 중요한 생필품이다.


그들에게 잠시 후 다시 나타난 투아레그족 청년을 보면서 싸워야 할지, 따라가야 할지 망설이지만 결국 청년을 따라간다. 투아레그족 청년들이 대접한 맛있는 고기와 빵을 맛보며 저자는 또 하나의 삶의 자세를 이야기한다. 안전지대 같은 캠프 파이어를 벗어나 보는 용기가 있어야 새로운 경험을 만날 수 있다. 고기를 굽던 모래 아래를 파내려 가자 나오는 빵의 향기가 책을 통해 느껴지는 기분이다. 음식이 충분치 못했던 사막의 여행에서 낯선 이방인들이 건네는 빵과 고기가 얼마나 꿀맛이었을지 상상이 간다. 비록 다른 언어 때문에 대화가 통하지 않았지만 사막하늘에 쏟아질 듯한 별빛아래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음식을 나눠 먹으며 깔깔 웃는 일화는 인생 여행의 중요한 추억사진이 된 것 같다.


책의 초반에서 투아레그 청년과의 만남을 잔뜩 긴장감을 언급한 체, 책은 중간으로 깊숙하게 들어가게 한다. 읽어가면서도 다음이 어떻게 될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중간을 넘어 서자 저자는 초반에 풀어놓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다음 이야기를 연결해 들려주는 독특한 재치를 가진 작가다.


허상의 국경에 대한 이야기는 긴장감을 준다. 국경을 지나가다 보초병은 저자의 여권사이에 메모를 보고 여권만 돌려주고 저자를 홀로 남아 있게 한다. 위험을 눈치챈 저자를 보고 트럭을 타고 국경을 함께 넘는 사람들이 빨리 뛰어 트럭에 올라타라고 한다. 다행히 보초는 총을 쏘지 않았지만, 여행자 중 한 사람이 저자에게 친구에게 줄 메모를 부탁한 것이 무엇인가 수상한 느낌을 주었나 보다. 우연히 만난 다른 여행자가 어떻게 친구를 잃었는지를 이야기 해준다. 자신만 돌아왔고, 그 국경에서 나머지 두 친구는 총살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저자는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을 벗어났는지 알게 된다. 허상의 국경을 만나면 망설이지 말고 벗어나야 한다. 눈에 보이는 국경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국경을 만든다.


인생이라는 여정을 멋지게 여행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인생의 밀물과 썰물을 평화스럽게 받아들일 때 우리는 의연해질 것이다. 여행은 여정이 즐거워야 한다. 목표를 정해두고 산을 타듯 몰아가지 말아야 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손과 현재를 살아내고 있는 발의 조화를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가끔 우리도 모르는 허상의 국경에서 멈칫하지 않아야 하고, 나를 보호하는 벽을 스스로 만들어 내며, 삶의 의미를 생각할 오아시스를 만들어 내야 한다.


저자의 책을 통해 삶의 나침반을 다시 한번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고, 나만의 오아시스가 무엇인지 차분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즐거운 여정을 위해 매일매일 꼬박꼬박 배달되는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생각의 숲으로 발길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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