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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Apr 26. 2021

하루 한 권 독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김상근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책 제목을 바꾼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갖게 해 준 책이다.  제목은 책을 구입할 때나 독서를 시작하고 싶게 만드는 첫 숟갈 같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제목에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고 책을 스키밍 하면서 명화에 대한 다른 의견을 듣고자 구입한 책이다.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지만 읽을수록 더욱 재미를 주는 책이다. 베스트셀러가 될 법도 한데....라고 생각을 했었다.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 다만, 내가 몰랐을 뿐..... 책 제목이 주는 기대치로 책을 구입한 사람과 책의 내용을 좋아할 만한 사람들의 차이가 있어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축소된 듯해서이다.  


책의 주된 핵심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명문 메디치 가문에 대한 이야기이다. 위대한 예술가들을 후원해주는 가문으로만 생각했다. 마키아 벨리의 군주론을 읽으면서도 그의 저작 동기가 메디치가 군주에게 잘 보여 다시 공직으로 복귀하고 싶었다는 내용에 그저 유럽의 그런 귀족들 가문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저자의 서문 중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바꾸는 우리들의 시각을 먼저 수정하는 것이다.'라는 글귀를 읽으면서 명문가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에서 재벌가들이 드라마의 주제가 되고 많이 소유한 이들의 문화로 들어가고 싶도록 끊임없이 부에 대한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이젠 시선을 바꿔야 한다. 


진정한 부는 그 정신이 가문을 통해 전달되어야 한다. 그들의 부가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하나의 빛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린 조반니 디비치 메디치로 시작하여 경영의 천재 코시모 메디치 그리고 관용의 아이콘 피에로 메디치를 거쳐 예술가들을 키워낸 로렌초 메디치의  삼대에 걸쳐 만들어진 그들 가문의 정신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그 정신을 이어받지 못해 350년 정도로  가문의 맥이 끊기고 말았다. 만약, 그들의 후손이 현대까지 그런 정신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면 이탈리아는 세계의 문화 중심지로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어 냈을 듯하다. 어쨌든 메디치 가문은 그들 조상 대대로 유산이 된 수많은 조각상과 명화들을 피렌체 시민들에게 기부함으로써 후손들에게 덕을 현재까지 베풀고 있다. 그들의 수장품들은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어 여전히 세계인들을 방문하게 만들고 있지 않는가.


리더가 되면 부와 명예가 따르는 포르트나 영역을 넘어서 비르투스 즉 '탁월함'을 추구해야 그 탁월함을 통해 세상의 어둠을 밝힐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조언은 ' 본인이 리더로서 감당해야 할 개인적 희생과 자신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하라'라는 말이다. 내가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출발하는 게 아니라 내가 희생해야 할 부분을 감내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다면 그 리더가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지 않을까?


메디치 가문은 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했다. 특히, 플라톤 아카데미를 세워 많은 예술인들과 인문학 교육을 실천해온 메디치 가문이 만들어 낸 미켈란젤로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그의 탁월한 재능을 알아보고 양자로 입양해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철학 인문 고전을 교육시켜 진흙 속에 사라 질 수 있었던 진주를  찬란한 세상의  빛이 되도록 했다. 


메디치 가문은 은행과 모직 업을 통해 부를 창출 했다. 특히 코시모 메디치는 절대 적인 신뢰, 대중을 위한 선택, 인문과 예술을 사랑하라는 메디치 가문의 정신을 만들어 낸 인물이다. 그의 임종 또한 자신의 저택이 아니라 플라톤 아카데미의 별장에서 맞이한 그의 인품이 고귀하다.


메디치 효과를 아는가? 다양한 생각과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서 전혀 새로운 것이 창조되는 현상을 메디치 효과라고 한다. 코시모 데 메디치가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면서 이룩하고자 했던 '생각의 빅뱅'은 개별적인 존재와 보편적인 이상이 부딪치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부를 가지고 예술과 문화를 양성하는데 아끼 않았던 것 같다. 


초월적 사고, 감성적 직관, 창조적 영감이 다시 중요해지는 시대가 왔다고 한다. 

메디치 가문처럼 대를 거쳐 귀감이 될 만한 가문들이 봄날 새싹처럼 거리거리 피아 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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