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 강민호

by 조윤효

조용하게 흐르는 강물이 연상되는 책이다. 요란하지 않지만 여전히 순수성을 간직한 사람이 자신의 업을 통해 세상을 보는 지혜를 전달한다. 저자는 마케터다. 그래서 세상을 보는 눈을 한 줄로 요약하는 힘과 함께 보이지 않는 것들을 쉽게 시각화시키는 힘을 가진 것 같다. 그래서 그가 쓴 첫 책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인 것 같다.


홈스쿨링 출신인 저자의 지난 길은 그래서 색채가 뚜렷한 것 같다. 학교라는 제도와 시스템이 청소년까지의 사고를 구성하고 그 이후 갇힌 편견의 틀로 전 인생을 살아갈 수 도 있다. 이미 세상은 타인들로 넘쳐나니 자신 만의 고유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고유 브랜드를 존중하고 키워나가야 함을 조용하게 어필한다.

대상이 어떤 것이든 무엇인가에 대해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해할 수 없으면 존중하기 어렵고, 존중할 수 없으면 사랑할 수 없습니다. 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격이 운명이다’라는 헤라 클래스 인용글이 책을 펼치자마자 마치 집안의 명패처럼 쿵하고 떨어진다. 그리고 저자의 머리글을 읽어 나가면서 ‘당신의 삶이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라는 귀한 한 줄의 빛을 맘나게 된다. 하루 한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자신을 아니 자신의 삶을 브랜드로 보는 시각이 신선하다. 브랜드가 되는 삶은 분명 타인과 다른 유일성이 기본이 돼야 한다.


저자는 브랜드가 되는 방법들을 전달해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일상을 고찰하면서 꾸밈없는 브랜드 통찰이 필요하다.

경험과 체험의 비교를 이야기한다. 체험은 고객에게 정보를 주지만 경험은 정서를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저자는 10대 시절 동내에서 일했던 게임기 판매 가게에서 광고를 잘 연결시켜 좋은 성과를 냈던 일화를 들려 준다. 체험의 목적이 거래라면 경험의 목적은 사람과 상품의 연결이고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의 연결임을 이야기한다. 나의 브랜드와 연결되는 사람과의 만남이 체험이 아니라 경험이 되게 해야 한다.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보다 무엇이 옳은가를 더 생각해야 함을 알 것 같다. 그래야 중요한 것에 집중 가능하다는 귀한 조언도 얻었다. 세상은 우리도 모르는 순간에 이미 광장이 되어있다고 한다. 온라인을 통해 개개인의 체험과 경험 그리고 제품들에 대한 평이 공개되는 세상이니 단연 투명한 밀실에서 살고 있다는 저자의 말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광장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투명성이라고 한다.

의문의 수준이 삶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한다는 말을 인문학 강의에서 자주 듣곤 했었다. 삶의 수준을 결정하는 질문을 가지고 살아야 브랜드가 된다. 브랜드가 되는 삶에서 중요한 요소가 함께하는 사람임을 이야기한다. 나와 연결된 사람들과의 조화는 삶의 평안을 준다.


일의 의미와 삶의 의미를 연결해서 일과 삶이 브랜드가 되게 할 수 있다면, 삶의 가치는 올라갈 것 같다. 일을 일의 한조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삶의 한족각으로 보는 관점으로 넓힐 필요가 있음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이 되는 전문성에 더 중점을 둘 때 더 높게 깊게 성장할 것이다.

브랜드의 진정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브랜드와 철학이 내부에 충분히 공유되고, 리더의 생각이 뚜렷하고 분명할 때 함께하는 사람은 리더의 의사 결정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가족 또한 부모의 철학이 뚜렷하고, 진정성이 있을 때 아이들은 바른길로 잘 자랄 것이다.


신뢰의 조건으로 성품과 역량 그리고 결과라는 명쾌한 해석도 기억에 남는다.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말처럼 우리는 앞으로 할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우리를 판단하지만, 타인은 우리가 이미 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신뢰의 조건중 결과가 중요한 것 같다.


마케팅과 브랜드의 비교도 명확하다. 마케팅은 고객의 지갑을 열개하면서 머리를 겨냥한다면, 브랜드는 고객의 마음을 여는 심장을 겨냥한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나라는 브랜드가 가치를 더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를 지향해야 한다. 수없이 쏟아지는 상품들은 자신들만의 차별성을 어필하지만, 인간의 무리 속에 살아가는 개개인들은 서로 비슷해지려는 동일화를 지향하기 쉽다고 한다.


차별성 있는 삶을 위해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언어가 자신의 생각과 인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이 간다. 책에서 인용된 조지 오엘의 소설 <1984>에서도 언어 통제를 통한 개개인의 삶을 제한하려는 시도가 이를 잘 보여 준다.


사람들은 보고 있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믿고 있는 것을 본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무엇을 믿고 있는지가 바로 브랜드가 아닐까. 역사상 가장 성공한 브랜드가 예수와 십자가라는 저자의 말이 어쩌면 사람들이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를 좌우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기업들의 브랜드 인식에 대한 실제 예시도 재미 있다. 브랜드는 한마디 한 문장으로 명확하게 표현되어야 하며, 3초 안에 설명할 수없다면 실패한다는 마케터의 조언이다. 갑자기 과잉 생산으로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다이아몬드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상적 표현으로 결혼하는 신부에게 끼워주는 반지로 소비를 늘린 사례를 들려준다. 화장품의 성분과 효과에 대해 신경을 잘 쓰지 않는 남성들을 위한 남성 화장품의 ‘그냥 바르세요. 결코, 그냥 만들지 않았습니다’라는 한 줄 글도 인상 깊다.


거래보다는 관계를, 유행보다는 기본을 그리고 현상보다는 본질을 이야기하는 마케터 저자의 생각들이 곳곳에 보인다. 삶이 브랜드가 되는 일상을 꿈꾸게 만드는 책이다. 마케팅 공부도 제법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개개인이 브랜드를 꿈꾸는 세상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하루 한 권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