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힘, 절실함]- 장중호
절실하게 무엇인가를 원한적이 있던가. 막연한 희망은 바람 앞에 쉽게 떨어지는 낙엽이다. 마지막 잎새 이야기처럼 벽에 그려진 낙엽은 그 어떤 비바람 앞에도 그 형태를 유지한다. 절실함이라는 단어는 마치 벽에 그려진 낙엽처럼 희망을 가지고 행동을 실천하게 만드는 감정일 것 같다.
절실함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그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 지 모른다.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지만 그 깊은 심연의 감정을 두어 번 느껴본 적이 있다. 절실함을 몰입과 연결해 내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대출한 책이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된다. 절실함이 없어지고, 두려움만 넘치는 시대 이야기, 절실함이 만들어낸 천년 제국의 역사, 절실함을 통해 뭔가 해낸 기업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절실함으로 준비를 시작해 반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역사학자 토인비의 인용글이 책의 전반적 내용과 잘 어울린다. ‘성공의 반은 죽을지 모른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비롯되고, 실패의 반은 잘 나가던 때의 향수에서 비롯된다.’
급격히 변해가는 세상, 의식주를 비롯한 가장 기본적인 생존에 대한 위협은 사라졌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변화는 두려움을 가져다주었고, 더 행복하게 잘 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개인 욕망의 크기는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확장되어 있다. 저자의 말처럼 절심함이 아니라 두려움을 키워내는 시대를 살고 있는지 모른다. 절실함은 희망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만, 두려움은 뒤로 물러나게 한다.
이순신 장군의 백전백승에 대한 사례를 책에서 보여 준다. 리더인 장군이 병사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도록 이끌었기에 30배가 넘는 병력의 차이를 극복하고 승리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두려움의 크기가 클수록 용기의 크기를 키워낸 것이다. 절실함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자의 말처럼 절실함이란 뼈저리게 강력하게 바라는 마음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절실함이라는 감정을 불러 일으킬 때 더 성공하기 쉬워진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절심함이 만들어 낸 제국의 역사 이야기는 많이 알려진 일화들이다. 절실함의 관점으로 봤을 때 이 책의 주제와 잘 맞는 사례들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이라 칭한 로마는 애매한 유전자로 어떻게 보면 주면 여러 국가에 비해 뛰어난 부분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스인에 비해 지성이 낮았고, 게르만족에 비해 체력이 떨어졌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에 비해 뒤처져 있었으며, 경제력에 있어서는 카르타고인을 앞섰을 수 없었다. 단지, 로마는 수용성과 절실함을 잘 이용한 나라다. 이민족에게도 로마 시민이 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포용력으로 로마인이나 이방인 모두에게 성공하겠다는 절실함이 있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맘껏 주었던 그 무한한 배포에서 로마 발전의 기저가 된 것 같다.
영국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녀의 아버지 헨리 8세는 왕비를 수시로 바꾼 난폭한 왕이다. 이혼하기 위해 종교의 교리도 바꾼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가 참수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엘리자베스는 살아남기 위한 절심함으로 유년기부터 여왕이 되기 전까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견뎌 냈다. 영국 여왕이 된 그녀는 스페인의 무적함대 앞에서도 절심함을 잘 이용했다. 당시, 스페인의 함선들을 빈번히 약탈하는 영국의 해적들을 단속해 주기를 바라는 스페인 왕 펠리페 2세가 전쟁을 선포한다. 3년 동안 130척의 거대한 함선을 만드는 동안 여왕의 두려움은 상당했을 것이다. 그녀는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알아내기 위해 해적의 두목을 총 책임자로 지목하고, 단거리 승부가 아닌 원거리에서 발포할 수 있는 대포와 민첩성에 중심을 둔 배를 만든다. 소위 금수저인 펠리페 2세는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더 크고 웅장한 배를 만드는데 힘을 쏟았다면, 흑수저처럼 자란 엘리자베스는 이기기 위한 방법에 중심을 둔 것이다. 1588년 130척의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처참하게 물리친 그녀는 그 후로 대영제국의 서문을 열게 되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몽골의 칭기즈칸의 삶 또한 잘 알려진 일화다. 목숨이 위태로운 유년기와 동족 간의 혈투를 보고 자란 그는 세계 정복이라는 더 큰 스토리로 몽골 안에 내재된 열기를 밖으로 끌어낸 것이다. 세계 정복의 끝없는 야망이 절심함에서 비롯된 것 같다. 동족에게 죽임을 당한 아버지와 그 또한 끊임없이 발생하는 집단적 살해의 위협을 느끼고, 지켜보면서 그 힘을 자연스럽게 외부로 끌어내고자 했을 것이다. 모두가 절실하면 세상이 바뀐다는 저자의 말이 이해가 된다.
절실함을 잃어 망한 기업들로, 노키아(한때 휴대폰 점유율이 세계 1위였던 노르웨이 기업), 소니(세계 최고였던 전자 기계 전문 업체), 야후(구글 이전 세계 최대 검색창)의 몰락을 이야기한다. 망해가는 제국과 번창하는 기업의 특징이 절심함의 차이임을 보여 준다.
페이스북을 창시한 마크 주크버그는 이전 방식을 모두 버리고, 해커가 되라는 의미로 ‘1 Hacker Way’를 내걸었다고 한다. 고객을 모셔 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로스 해킹’의 개념이 온라인 독점 기업의 특징을 보여 준다. 오직 1등 만이 대부분의 고객을 유치하는 분위기 때문에 기업은 1등이 아니면 사라질 운명이 가지고 있다. 그로스 해커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해보는 실행력, 상황을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분석력, 개선과 도전을 통한 성공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크 주크 버그는 ‘최고의 성공은 실패할 수 있는 자유가 있을 때 찾아온다’라고 이야기한다. 절실함과 동시에 실패할 수 있는 자유가 우리 사회의 젊은 이들에게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떠한 일이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면, 간절한 마음과 절실함이 생긴다. 무슨 일이든 꼭 이루어 내겠다는 마음 말이다.’ 단 한 줄을 위해 책을 읽기도 한다. 그 한 줄이 될 수 있는 글귀가 사람을 키우는 성장의 언어가 된다. 사명으로 일하되 간절함과 절실함을 실행으로 옮길 때 변화와 성장이 이루어짐을 알 것 같다.
배달 서비스 ‘배달의 민족’을 성공으로 키워낸 김봉진 대표의 사무실에 걸린 문구도 인상 깊다. ‘긍정적인 사람은 한계가 없고, 부정적인 사람은 한 게 없다.’
살아가는 동안 크고 작은 실패가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작은 실패들을 저자의 말처럼 내면의 핵심 영양소(절실함, 긍정의 마인드, 용기)로 여기고 의식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이중 절실함을 키우기 위해서는 극도의 단순함과 집중, 새로운 관점 그리고 극한의 긍정과 용기를 통해 길러 낼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삶은 배워나가는 과정이고 크고 작은 실패를 통해 더 큰 도약을 하는 게임 같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는 마음을 접어두고, 업에서 소명 의식과 그리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절심함을 유지할 때 자신 있게 자신의 인생을 들려주고 싶은 용기를 얻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