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Hopeless] -Colleen Hoover

by 조윤효

희망이 없다는 제목은 독자의 호기심을 끈다. 주인공의 상황이 궁금해지고, 그 일을 어떻게 해결해 가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책의 주요 주인공 이름들이 책의 주제를 보여 주는 것 같다. 여주인공 Sky 이는 입양된 아이다. 엄마 Karen과 조용하지만 아늑한 집에서 잘 살아가는 듯하다. 그녀의 입양 전 이름이 Hope라는 것이 나중에 밝혀지지만, 책을 읽는 동안 실타래처럼 하나씩 풀려 가는 재미가 있다.


호프의 어릴 적 친구 Holder는 입양 전의 그녀를 기억해 낸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그녀 곁에 머물면서 책의 후반부에 왜 그의 이름이 홀더인지 이해가 간다. 흔들리는 주인공을 잘 잡아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인물 중심의 이야기와 남녀 간의 사랑 그리고 철저히 개인적인 삶의 영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다.


스카이(호프)는 홈스쿨링으로 공부하고, 집에는 티브이, 컴퓨터 그리고 휴대폰조차 없이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간다. 옆집에 살던 가장 친한 Six가 다른 나라로 가면서 휴대폰을 선물하고 가면서 처음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문명의 세계를 맛본다. 스카이의 요청으로 고등학교를 다니는 그녀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친구들과의 교류 또한 서툴다. 유일하게 그녀가 좋아하는 마라톤은 삶의 유일한 돌파구 같은 느낌이 든다.


마트에서 만난 홀더를 이른 아침 마라톤을 하면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서 그들의 관계는 서서히 강한 연결고리를 갖게 된다. 홀더 집에 가게 된 스카이는 그의 자살한 여동생의 방에서 Leeslie사진을 보고 어릴 적 그녀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그들은 이미 아는 사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스카이 보다 2살이 많은 홀더와 레슬리는 쌍둥이다. 여동생의 자살로 인해 홀더는 사랑과 원망이 섞인 분노를 가슴속에 품은 듯하다. 스카이는 5살에 그들과 함께 놀던 기억 속에서 마냥 행복했던 아이가 아니라, 감당하기 힘든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혼돈스러워한다.


홀더와 함께 자신이 살았던 옛날의 집을 찾아가 그녀의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스카이의 아버지 John이 엄마가 떠난 후로 그녀에게 성폭행한 일과 스카이가 사라진 후 홀더의 여동생 레슬리도 그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의 분노가 전해진다. 경찰인 자신의 아버지의 고백을 들으며 사랑과 미움이 섞인 스카이의 아픔이 느껴진다. 결국, 그녀 아버지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가 여동생을 성폭 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권총으로 자살을 해버린다. 놀란 스카이와 홀더가 서로를 지탱하면서 어떻게 현실과 과거의 연결을 풀어 나가는 법을 알아 간다.


호프가 사라진 뒤 티브이나 지역 신문에서 그녀를 찾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었고, 호프가 낯선 여자의 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을 목격한 어린 홀더는 오랫동안 죄책감 같은 것을 느꼈던 것 같다.

어린 호프를 납치한 사람이 카렌이라는 것을 안 호프는 미움과 사랑이 교차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또 다른 사실을 작가는 던져 준다. 카렌이 오빠인 존에게 성폭행당했었고, 마트에서 우연히 본 조카 호프의 생기 없는 눈빛에서 그녀와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조카 호프를 보호하기 위해 카렌은 오빠로부터 그녀를 몰래 데려오고 난 후 입양절차를 거쳐 그녀를 키우게 된 것이다.


읽어가면서 의문의 고리가 하나씩 풀려가는 재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호프와 홀더가 서로 나누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The sky is always beautiful. Even when it`s dark or rainy or cloudy, it`s still beautiful to look at. It`a my favorite thing because I know if I ever get lost or lonely or scared, I just have to look up and it`ll be there no matter what... and I know it`ll always be beautiful.’

(하늘은 언제나 아름답다. 어두워지거나 비가 오거나 흐리거나 해도 여전히 아름답다. 길을 잃거나 외롭거나 겁을 먹거나, 그저 올려다보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곳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항상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하늘이다.)


어릴 적 호프에 방에도, 고모의 집에서 살아가는 스카이의 방에 하늘을 닮은 천장에 여기저기 뿌려진 별들이 많은 것을 보여 주는 것 같다.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주인공은 절망의 순간에 그 별들을 헤아린다. 홀더와 함께 밤하늘을 보면서 어릴 적 레슬리로부터 받은 작은 팔찌가 그들의 존재를 위로해 주듯이 밤하늘의 별들이 그들의 삶에 위안준다. 동생 레슬리가 자살한 것에 대한 그 근원적 이유를 알게 된 홀더 또한 마음에 무직한 돌 하나를 내려놓게 된다. 그리고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노래하는 두 젊은 연인의 마음을 잘 보여 준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비가 오기도 하고 때론 심한 폭풍을 만나기도 하지만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하늘은 우리를 내려다본다.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우산 같은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신이 인간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 별이 아닐까. 방향을 잃지 말고 꿋꿋하게 걸어가라는.


비 내리지 않는 하늘은 없다. 그리고 맑고 청아한 햇살 좋은 날들도 많다. 그 변하지 않은 하늘 아래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간다. 작가는 대중성을 생각해 사랑의 묘사들을 조금 과하게 넣었지만, 그래도 이야기 전개가 독특해서 읽는 재미를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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