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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Mar 09. 2024

하루 한 권 독서

[A wrinkle in time]- MADELEINE L`ENGLE

청소년 대상의 책이지만 작가가 사용하는 낯선 단어가 많다. 문장은 길지 않아 읽어 가기는 쉽지만 어휘가 발목을 잡는다. 청소년 대상으로 책을 출판하고 그런 작가들에게 상을 주면서 지속적으로 그런 책들이 나오도록 돕는 사회구조가 부럽다. 한국의 중고생들에게는 상상을 길러 주는 이런 책들이 얼마나 주기적으로 나오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상상력이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 말했던 아인슈타인의 조언을 어른인 우리는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가. 한국 작가들이 청소년들의 상상력과 미래를 꿈꾸는 책들을 지속적으로 써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고, 청소년들이 독서하는 마음의 여유와 문화가 필요하다. 기존의 지식을 외우고 시험이라는 제도 속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단순한 세상만을 접한다면 우리는 세계를 놀랠킬만한 인재를 양성하기 힘들 것이다. 


 저자의 책은 시간여행을 통한 우주와 다른 행성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4차원 세계를 경험하는 주인공들이 가진 힘은 작아 보인다. 주인공 Meg는 7년 동안 돌아오지 않고 있는 아버지를 찾아 나설 용기를 가진다. 과학자인 엄마는 아빠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어떤 곳에서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녀만의 방식으로 방법을 찾고 있다. 쌍둥이 남동생과 특별한 힘을 가진 또 다른 남동생 Charles가 있다. 10대의 반항기를 그대로 담고 있는 메그는 학교 생활이 순탄하지는 않다.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아버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려 하지만, 그녀는 믿지 않는다. 


 메그는 숲에서 우연히 만난 학교에서 인기 좋은 남학생 Cavin과 함께 남동생 찰스와 함께 숲 속의 유령집 같은 느낌을 주는 집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만나는 Mrs Who, Mrs Which, Mrs. Whatsit의 도움으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시간과 시간 사이의 틈에 4차원 공간이 존재하고 그곳을 통해 다른 행성에 도달한다. 그녀들이 준 특별한 안경을 가지고 세 아이들은 IT가 모든 것들을 지배하는 Camazotz라는 행성에 도착한다. 집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놀고, 한치도 틀리지 않은 모든 집들의 외형을 보면서 IT가 있는 건물로 들어간다. 인간이 가진 다양성과 다름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원리로 Camazotz행성은 모든 삶의 방식이 똑같이 이루어 지도록 매뉴얼화되어 있다. IT는 말하지 않고도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 또한 읽어낸다. 독특한 발상이다. 생각을 지배하고자 하는 마음이 조지 오웬의 <1984>를 닮았다. 


 아버지 Mr. Murry를 구하로 온 세 아이를 연상하는데 책 표지가 도움을 준다. IT가 준비한 음식을 먹고 세뇌되어버린 동생 찰스. 그리고 시간 여행을 도웠던 전도사들에게서 받은 안경을 쓰고 아비지가 갇혀 있는 투명 유리벽 같은 공간으로 이동해서 함께 행성을 빠져나온 메리는 죽음 직전까지 가지만 또 다른 행성에서 만난 독특한 존재들에 의해 살아난다. 그들은 얼굴에 눈이 없어 색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 큰 몸집과 털로 덮인 몸에 대한 외모 때문에 위협을 느꼈지만 결국 그들의 따뜻한 배려와 도움으로 메리는 용기를 갖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동생 찰리를 찾으러 혼자 다시 Camazotz로 돌아간다. 그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가야 하는 상황에서 시간의 전도사들은 그녀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는 단 하나의 도움을 준다. IT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오직 그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것을 깨달을 때 집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세뇌된 찰스와 IT를 만나는 곳에서 오직 ‘사랑’만이 그녀가 소유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깨닫자 아버지와 캐빈과 함께 집으로 무사히 도착하게 된다. 

 인간은 늘 다른 시공간에 대한 꿈을 꾸어왔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없지만,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삶의 기대공간이 무한대로 커질 것 같다. 인간이 다른 만물과 가장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 세상이 무한히 커진 지금의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인간을 향한 사랑이 깔려 있을 때 차가운 온라인 세계가 따뜻함으로 넘쳐나는 인간의 또 다른 삶의 공간이 될거라는 암시를 주는 것 같다.

‘Just because we don`t understand doesn`t mean that the explanation doesn`t exist.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설명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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