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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Mar 13. 2024

하루 한 권 독서

[거절당하기 연습]- 지아장

타인으로부터 거절당했을 때 우리의 뇌는 육체적 외상만큼 큰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심지어 진짜가 아닌 미리예견되고 설정된 거절에서도 뇌는 당혹스럽다. 뇌는 고통을 줄이고, 안정을 찾기 위해 오피오이드라는 진통물질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래서 거절당하고 거절하는 것을 쉽게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저자는 책을 통해 보여 준다. 거절의 이면에 숨어 있는 진실과 놀라운 기적을 보는 힘을 가질 때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거절을 긍정적으로 이용해 자신맛의 멋진 삶을 살아가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억양이 강한 영어로 테드에서 강연한 모습을 보면서 그의 ‘거절당하기 100일 프로젝트’가 그의 유연성과 유머러스한 태도를 형성시켰을 것 같다. 엉뚱함과 기발함이 가득한 그의 프로젝트는 블로그에서 수많은 팔로우를 만들어 냈다. 어린 시절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땅굴을 파고자 시도한 그는, 빌게이츠처럼 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석사까지 받았다. 졸업 후 마케팅 매니저로 높은 연봉과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는 임신한 아내와 나름 중상층 이상의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사업을 해보고 싶은 꿈을 가슴에 품고 살았던 그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물밀듯 밀려오는 깊은 슬픔으로 혼자 울음을 쏟아 냈다고 한다. 다 가진 듯이 보이는 그에게 꿈을 좇는 모험은 위태로워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내의 권유로 애플리케이션 만드는 사업을 시작하고, 투자자의 승낙을 눈앞에 둔다. 식당에서 아내와 식사하던 중 문자로 전해지는 투자자의 거절은 큰 충격을 준다. 


 저자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 거절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그 과정을 글과 사진으로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가진 사람들이 그를 팔로우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거절 프로젝트는 다양하고 독특하게 발전하게 된다. 첫 도전으로 경비원에게 100달러 빌리기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거절당한 후 도망치듯이 그 상황을 벗어난 자신의 실수를 계속된 거절을 당하면서 깨닫게 된다. 거절은 의견에 불과하고, 상대를 적이 아니라 협력자로 만드는 계기로 삼을 것이며, 거절의 이유를 묻어 보는 용기와 재협상을 해보려는 노력을 해보라고 한다. 거절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릴 수 있을 때 저자의 말처럼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거절은 물리칠 수 없는 골리앗아 아니라 마법사 오즈처럼 왜소하고 힘없는 노인이 그의 정체를 가리기 위해 무섭고 두려워 보이는 기계장치로 둔갑한 것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거절은 정의하기 나름이고, 의미는 본인 스스로 정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거절을 통해 상대방의 피드백을 받아 낼 때, 거절은 성장의 또 하나의 도구가 된다.


내가 당당하고 호의적이면 열린 마음을 가지면, 다른 이들도 내 부탁을 긍정적으로 대할 가능성이 높다.’

 거절을 실패로 여기지 않기 위해서는 저자처럼 제대로 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 유전적으로 인간은 사회적 거절을 죽음과 동일시했던 원시 시대의 상황을 담고 있어서 단순한 거절에도 우리 뇌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호르몬을 쏟아내는 것이다. 거절당한 후 복수를 하지 않은 그룹이 복수를 한 그룹보다 빠르게 평정심을 유지하고 빨리 상황을 벗어난 실험의 예어서 거절당한 후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나에게 이로운지 알 것 같다. 통쾌한 복수보다는 온화한 인내를 선택하는 게 더 정신적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 것 같다. 또한 웃음을 통해 거절당하는 고통을 경감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역사적으로 거부당해 온 사람들로, 소크라테스, 갈릴레이, 잔다르크, 마하마트 간디, 넬슨 만델라 그리고 마틴 루터킹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거부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또 올리게 도와준다. 예수 또한 자신의 민족에게 거부당했었고, 전 세계를 소설책으로 매료시켰던 ‘해리포터’의 저자 조앤 롤링의 거절의 역사는 유명한 사례다. 


거절의 가장 큰 피해는 자신감을 잃는다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문구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가끔은 퇴원생이 생기는데, 나는 그런 상황을 ‘나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였던 같다. 거절은 단지 나의 제안과 맞는 사람을 못 만난 것 일 뿐이고, 나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일 뿐이라는 말도 위로가 된다. 


 저자는 던킨 도넛에서 매니저에게 오륜 국기모양의 도넛을 부탁했다. 그의 엉뚱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정성을 다해 그에게 메뉴에도 없는 도넛을 만들어 준다. 이로 인해 저자의 블로그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도전과 매니저의 친절함이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메스콤에까지 알려지고 결국, 방송 출연까지 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만큼 타인의 조건 없는 도움이 상처투성인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를 보여 준다. 


 리필이 되는 맥도날드 콜라를 보며, 리필 햄버거를 요청해 거절당하고, 남의 집 뒷마당에서 축구를 해도 되냐는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도 만났다, 자신이 직접 정원에 장미를 심어 주겠다고 말하고 거절을 당하지만 저자의 유연하고 여유로운 태도는 장미를 좋아하는 이웃을 자연스럽게 소개받는다. 그리고 남의 집 정원에 장미를 심어 보면서 거절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대안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내는 경험을 쌓는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거절은 개인적인 공격이 아니라 거절 내용에 대한 상대의 의견이다. 사우스트웨이스트 항공에서 기내 방송을 해본 경험이나, 대학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해 본 경험 그리고 미용사에게 자신이 직접 머리를 깎아 주겠다는 제안들을 통해 거부의 그 실체를 제대로 본 저자의 깨달음은 그 후로 많은 강연 요청을 만들어 낸다. 심지어 일자리 제안까지 들어오는 상황을 맞이한다. 


 거절 프로젝트를 통해 아내가 원하는 구글 입사를 돕는 과정도 웃음 짓게 만든다. 4번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거절당한 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았던 그녀의 태도는 결국 구글 채용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 계기가 된다. 


 반대로, 우리 또한 타인에게 거절을 해야 하는 상황일 때 어떻게 자신의 의견을 보여줘야 하는지를 말해 준다. 거절에도 법이 있다. 인내와 존중의 마음으로 친절하게 거절하라. 우회하지 말과 단도직입적으로 거절하는 게 낫다. 또한 거절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가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디어가 창의적일수록 거절당할 확률이 높다는 말도 공감이 간다. 사람이 하늘을 날 것이라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며, 가만히 앉아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이 되고 심지어 화상으로 통화까지 할 수 있는 시대를 살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거절 프로 젝트를 통해 한층 성장한 저자의 마음이 보인다. ‘이제 나는 내가 원하거나 필요한 것을 요청할 수 있고, 거절이나 평가, 반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승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승낙이다. 나 자신과 편안해지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승낙을 받기 저의 전제 조건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에게 승낙받기에 충분하다.’

 저자의 말처럼 거절의 방어력이 있는 세상은 살아가기 멋진 곳임을 알 것 같다. 거절의 새로운 정의를 통해 마음이 가벼워진다.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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