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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Mar 27. 2024

하루 한 권 독서

[책, 읽지 말고 써라] - 이승용

읽지 말고 써보라는 저자의 책은 농도가 진한 책이다. 읽을수록 저자의 마음이 강하게 전달되어 온다. 진실된 마음으로 솔직하게 그리고 독자와 소통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내려 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인사를 운영하면서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는 저자는 살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한다. 그의 진심이 묻어 나는 책이다.

내 인생의 경험들 속에 숨겨져 있던 가치를 발견하고, 제대로 전달하여 나눌 수 있는 책을 쓰기 바랍니다.’ 그의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를 마련해 준 것이 글쓰기였다는 것을 알았기에, 수동적인 독자로 머물지 말고, 적극적인 작가가 되라고 조언해 준다. 


 경제 사범으로 저자의 아버지가 감옥에 계셨을 때 6~8장의 편지로 자신의 마음을 쏟아냄으로써, 아버지를 원망했던 마음이 이해와 존중의 마음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말로 애정을 표현하지 않는 아버지들은 아들과 심리적 거리가 멀다.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글쓰기가 생활 속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 같다. 

전신 마비로 거의 몸이 불구가 될 뻔한 수술 후 기적같이 저자의 상태가 호전된 것을 보고 의사는 ‘지금부터 주어지는 하루하루는 덤으로 생겼다고 생각하고 사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하루 한 시간 글쓰기가 완전하게 하루 일상의 중심축이 된 것이다. 그의 책, <하루 1시간, 책 쓰기의 힘>도 읽어 봐야겠다. 

 책은 ‘왜, 읽으라고는 하면서 쓰라고는 하지 않을까', ‘작가의 이름으로 살아라’, 책 쓰기의 핵심 기술’ 그리고 ‘무조건 써라. 일단 써라’라는 소 제목들이 작가의 중심생각을 보여준다.


‘나에게는 엄청난 힘이 숨겨져 있습니다’라는 믿을 믿고 보석을 닦아내어 세상에 드러내는 마음으로 꾸준하게 써내려 가다 보면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사람인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매 순간 살아 있기 위해서는 머릿속 지식과 마음속 감정이 쌓이지 않고 흐르게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핵심 활동이 글쓰기가 될 수 있음을 믿게 해 준다.


 머릿속에 갇힌 수많은 생각들이 얽힌 실타래라면, 글을 통해 써내려 가는 활동은 그 실타래를 조심스럽게 한 올 한 올 풀어내는 과정 같다. 그렇게 풀린 실타래는 당연히 유용성이 커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자가 권유하듯이 자신의 인생에 솔직해질 수 있어야 하고, 직면할 수 있어야 비로소 자유와 여유가 생긴다고 조언한다. 천권의 책 보다 진정성 있는 한 권의 책을 쓰는 것이 개인의 성장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라는 나탈리 골드버그의 인용글을 통해 매일 써 내려가는 훈련이 왜 중요한지를 알려 준다. 쓰기가 습관이 될 때 의지의 에너지는 절약이 되고, 시간이 갈수록 잘 쓸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잘하는 것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에 써내려 가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쓸 때 삶은 더욱 구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날 것이다. 


 쓰기가 전제가 될 때 독서 또한 달라진다. 작가만이 할 수 있는 독서로 흡수, 사례, 분석의 절차를 이야기한다.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직업군이 작가 일수 밖에 없다. 쓰기의 목적을 가지고 매일 쓰고 있는 사람은 읽기 방식이 자연히 달라지는 것이다. 18세에 첫 책을 출간 후 쓰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제준 작가에 대한 소개를 통해 쓰기가 삶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주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성공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과정’이라고 하는데, 자신만의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방법 중 하나가 쓰기임을 알 것 같다. 


 저자의 돈에 대한 의지는 ‘돈을 버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사용하는 주체자’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마치 읽는 사람이 아니라 쓰는 사람이 되라는 마음과 닮아 있다. 잘 쓰기 위해서는 읽는 방법이 달라질 것이고, 자신도 모르게 나라는 사람의 감정을 관찰하게 되는 전지적 관점을 갖게 될 것 같다. 저자가 자신이 수술을 받고 있는 장면을 스스로 바라보고 들었듯이, 외부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볼 때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기 쉬울 것이다. 책이란, 매일 정성을 다해 자신을 직면하고, 마주 보며 쓰는 글이 모여 나오는 과정이라는 저자의 관점이 참 좋다. 


 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마주하는 시간이 값지다. 인간이 가진 독보적인 아날로그인 말, 글, 그리고 책은 신이 준 선물이라는 생각을 나 또한 했었다. 그리고 부족한 자신을 채우는 게 변화가 아니라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 원래 나의 본질로 변하는 것이라는 말도 위안이 된다. 허기진 사람이 음식을 먹듯이 책을 읽고 쓰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원하는 나의 몸을 관찰하고 잘 골라 읽고 써주어야 겠다.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을 때, 하늘은 비로소 나를 높여 준다.’ 자신을 내려놓는 과정이 쓰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치유, 성장, 반성, 배움에 대한 최고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업이 작가라는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스토리 텔링이 강해지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장소에 자신이 정한 가상의 독자들의 사진을 붙이고, 그들에게 강연한다는 느낌으로 써보라고 한다. 즉, 핵심 독자와 확산 독자를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글을 쓰라는 것이다. 사진을 붙여 놓아야 집필 내내 잊지 않게 된다고 한다. 글을 통해 경험과 지식의 가치를 나누어 준다는 기버의 마음을 가지고 써내려 가야 한다. 성공한 작가가 주는 법으로 첫째, 자신에게 줄 수 있어야 타인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둘째, 보답을 기대하지 말 것이며 마지막으로 줄려면 정말 좋은 것을 주라고 한다. 주는 마음으로 쓸 때 더 좋은 에너지가 발생할 것 같다. 시간 순서로 나열하지 말고, 같은 소재라도 다른 관점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하며, 일상에서 주파수를 항상 켜두라고 한다. 마음속의 솔직함을 담은 진심, 마음을 다하는 정성, 끝까지 해내는 힘의 중심이 되는 충실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써 내려가라고 조언한다. 


 프랑스인 구스타브 플로 베르는 ‘생애에서 가장 빛나는 일은 성공한 날이 아니라 비탄과 절망 속에서 생과 한번 부딪혀 보겠다는 느낌이 솟아오를 때’라고 했다. 성공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 보다 실패와 좌절을 어떻게 극복해 내어는지를 들을 때 독자는 위안을 받는다.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부족하지만 자신의 본성에 맞게 살아가는 지혜를 얻기 때문일 것이다. 


 느낌에 대한 신뢰라는 편에서 작가만의 결정 방식은 따라 해볼 만 하다.

1. ‘할까, 말까’라는 생각이 들면 한다.  2. ‘갈까, 말까’라는 생각이 들면 간다. 

3. ‘살까, 말까’라는 생각이 들면 사지 않는다.

4. ‘먹을까, 말까’라는 생각이 들면 먹지 않는다. 


 쓰기를 통해 인생이 완성될 수 있다. 의식에서 벗어난 소중한 것들이 미래의 후회로 나타나지 않게 하려면 편협해지는 사고의 틀을 깨 주는 쓰기가 생활이 되어야 한다.  

‘존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작가님’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저자의 글은 그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되어 준다. 쓰는 행위로 읽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줄 수 있다면, 작가로서 꽤 성공한 삶인 것 같다. 더 열심히 쓰라는 응원을 해주는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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