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윤효 Jun 05. 2024

하루 한 권 독서

[신의 비밀, 징조]- 김승호

‘운이 따른다’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기회의 신은 앞머리카락은 있지만, 뒷 머리는 없다. 잘 보고 있다가 빠르게 앞머리를 잡아야 한다. 잠깐 방심하면, 기회의 신 민둥머리 뒷머리를 잡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회의 신을 의식하게 만든다. 주역학자이면서 작가인 저자의 책이 내게는 두 번째다. 첫 번째 책, <운을 부르는 아이로 키워라>는 글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인간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부분도 있다. 보이지 않는 그런 영역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희망’이라는 고리로 연결하는 지혜를 주는게 징조가 될 수 있다.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성으로 수천 년 동안 점을 치는 의식이 존재해 왔다. 저자는 미래를 아는 2가지 방법으로 점을 치는 것과, 징조를 해석하는 것이라고 한다. 점을 치는 것은 인간이 하늘에게 말을 거는 것이고, 징조를 해석한다는 것은 하늘이 얼핏 보여 주는 것을 해석하는 것이라고 한다. ‘신내림을 받았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이런 일이 가능한지 궁금했었다. 저자의 말처럼 인간세상에서 일어나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확률로 계산해서 최대 근사치를 알려 주기 때문에 당연히 점괘가 맞기도 할 것 같다. 


 책은 하늘이 보여주는 징조가 무엇이고,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 징조가 어떤 미래를 예고하는지를 이야기한다. 또한 징조를 어떻게 해석 해야 하는지, 그 징조를 읽고 운명을 어떻게 개선할지를 들려준다. 징조를 읽어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마치, 현재의 기상 상태나 주위 환경을 관찰해 다음날 날씨를 알려 주는 일기 예보 같은 것이라고 한다. 일기 예보로 날씨를 예상하듯 일상에서 징조를 보는 힘은 ‘알아서 나쁠 것 없는 정보’ 같다. 


 징조를 자연의 한 모습으로 보는 저자는 50년 동안 그 원인과 해석을 연구해 오고 있다. 징조는 우리 생활 가까운 곳, 어디서나 존재함을 이야기한다. 징조는 어떤 신통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이야기한다. 큰 사건 앞에 큰 징조가 있기 때문에 조심하는 마음을 가지면 된다. 옛 왕들은 세상을 잘 다스르기 위해 징조를 읽어내는 일을 중요시했다고 한다. 행운의 느낌은 편안하고 강렬하다고 한다. 왠지 뭐든 잘 될 것 같은 느낌도 징조라고 한다.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동시적으로 움직인 다는 ‘얽힘’ 현상은 징조의 현상을 잘 설명해 주는 것 같다. 


 사람의 행동 그 자체로 확실한 징조가 된다는 말은 어쩌면 당연하기도 한다. 가만히 사람의 행동이나 말 그리고 그 생활을 관찰하다 보면, 먼가 남다른 사람은 그 품어내는 기운이 전달되는 것이다. 단지, 인내를 가지고 차분하게 관찰하지 못하기 때문에 징조를 읽는 힘이 생기지 않는 것 같다. 


 지나친 절약은 운을 고립시키고, 영혼을 위축하게 한다고 한다. 돈의 흐름이 막히면 운도 막힌다고 한다. 내가 유용하게 쓰는 돈이 타인에게는 삶의 힘이 되고, 내게는 삶의 편리성을 제공한다. 돈은 그 본성이 몸 안의 혈액처럼 끊임없이 돌아야 생기를 띄기 때문 아닐까. 


 집을 선택할 때, 도로가 반듯하고 깨끗한 동네가 좋다고 한다. 반드시 운과 관련되지 않아도 누구나 잘 정돈된 장소를 선호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실천하게 된 것은 있다. 남편의 아들 훈육으로 일요일 집안 공기가 잔뜩 무거움을 담고 있었다. 그 보이지 않은 무게감을 깨야겠다는 생각으로 집 근처 바다가 보이는 커피숖에 가서 차를 함께 마시면서 책을 읽고 왔다. 그러자 마음이 훨씬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스트레스나 뭔가 일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좋은 징조가 아니기 때문에 빨리 분위기를 바꿔주는 행동을 해봐야겠다. 좋은 기운이 좋은 운을 부른다. 마음을 밝게 하고, 집안에 웃음이 맴돌 때 당연 기회의 신은 맘 편안히 머물다가 갈 것이다.


 저자 또한 한국에서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미국과 일본에서 잠깐 머물다 왔더니 오히려 일이 잘 풀렸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숨통이 트이는 장소로 2번의 여행이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 다시 일어섰다는 것이다. 고인 물이 아닌 흐른 물이 운을 부른다. 꼭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집 근처의 아름 다운 공원이나, 시야가 탁 트인 바다, 그리고 가까운 산행은 정체된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운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뜻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힘이 아니라 뜻에 의해 결정되는 세상사의 원리를 이야기한다. 세상의 뜻을 살피고, 그와 뜻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지 지켜보라는 것이다. 옷이 자주 찢어지거나, 그릇을 자주 깬 다면, 자신의 행동을 조금 조심하라고 한다. 현재를 관찰하면, 미래의 길위에 놓인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확률이 낮아질 것 같다. 우주는 보면 있다. 우리의 운명도 이와 같다고 한다. 징조에는 인과성과 연속성이 없어 사건을 해석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수련을 단련할 수 있음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1차 세계 대전의 원인으로 우연을 이야기 한다. 세르비아인이 자동차로 정체된 길에 들어섰는데, 거기에 마침 오스트리아 황제를 보게 되었다. 곧이어 한 발의 총성이 이어지고, 황제의 죽음이 알려진 뒤, 1시간 후 바로,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고 한다. 왜 그날 교통 체증이 심한 곳에 있었을까? 만약, 그날 세르비아인이 황제와 마주치지 않았다면, 세계 1차 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만약 사람에게 영혼이 있다면, 그 영혼이 머무는 장소는 어디 일까? 저자는 뇌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초능력이 있지만, 출생과 함께 사라진다고 저자는 믿는다. 영혼이 뇌와 떨어져 있을 때, 신기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책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괘상으로 표현하는데, 사물과 점괘의 연관성이 점점 강해 지는데 이것이 바로 동시성(얽힘)이라고 한다. 점은 자연의 법칙이지 기적이 아니라고 한다. 운이란 멀리 있고, 자연의 법칙은 가까이 있다고 한다. 


 지금 너무 바쁘다면 운명이 나빠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시간이 너무 없다면 재난에 대해 무방비 해질 뿐만 아니라, 사람은 여유로운 쉼을 통에 영혼에게 자유를 주는데 트인 곳을 좋아하는 영혼은 막힌 곳에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즉, 영혼도 운동이 필요하고, 운명이란 바로 이 활동의 결과인 것이다. 지금 너무 바빠 영혼이 분주하다면, 잠시 모든 것을 내려 두고 짧게 라도 명상을 해보라고 권유한다. 


 뭔가 일이 잘될 때는 그 흐름을 깨지 않는 게 현명하고,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삶보다는 타인을 이롭게 하는 존재가 되려고 노력할 때, 그 존재는 보호받는다고 한다. 착하다는 개념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니라 타인을 이롭게 하는 행위임을 알려 준다. ‘선을 축적하는 집안은 남은 경사가 있다’라는 강태공의 말처럼 좋은 운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고 산다면 그 보이지 않은 기운이 집안의 운을 좋게 만들 것 같다.

 

 좋은 일을 하면서 운을 저축하고, 인품과 인격을 보여 주는 말을 잘 다스려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평소에 운명에 대해 두려움과 겸손함 그리고 조심성을 가져야 함을 이야기한다. 마음이 넓으면 운명도 트이고, 그 마음을 어떻게 넓혀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한다. 사는 곳이 징조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다고 한다. 그러니 내 안에서 나오는 언행을 조심하고, 집안을 청결하고 정리 정돈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좋은 운을 부르는 기본일 것 같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은 좋은 운을 불러들이기 위한 자신만의 생활 습관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미소를 얼굴에 그려두고, 언행은 삼가하며, 주변을 정리 정돈할 것이며, 가끔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대면하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다. 좋은 운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주는 책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하루 한 권 독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