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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Jun 10. 2024

하루 한 권 독서

[인문학과 손잡은 영어 공부]- 강준만

인문학과 영어의 만남은 예상하지 못한 조합이었다. 도서관에서 영어학습 관련 책들 사이에서 이 책이 바로 눈에 띄었고, 인연의 고리를 만들었다. 신문 방송학교 명예교수인 저자는 책을 내는데 고수 같다. 그의 저자 소개난에 펼쳐진 책 제목들은 다산 정약용 선생님을 떠오르게 했다. 500권의 저서를 출간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님처럼 저자의 글쓰기는 평생 멈춤을 모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은 6가지의 큰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책은 영어 공부를 인문, 사회, 과학적 지식이나 교양과 접목해 보려는 시도를 보여 준다. 깍 꼭지마다 관련 일화를 소개하고, 영어로 어떻게 표현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해 실수할 수 있는 표현들도 간헐적으로 소개한다. 한글을 계속 읽어 가면서 어휘의 폭을 넓혀 가듯이 영어 또한 쉼 없이 공부해가야 함을 알 것 같다. 


 머리말을 읽으면서, 언어와 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언어 사용자들이 사는 문화와 정서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리는 주로 ‘개’와 관련된 표현이 부정적인 표현이 많지만, 영어에서는 긍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단어가 많다. ‘in the doghouse’는 ‘면목을 잃어, 인기를 잃어, 사이가 서먹 해저 셔 눈치를 보고 있는’ 뜻으로 쓰인다. ‘Puppy dog service’는 레스토랑에 가면 주문을 받는 사람이 앉아 있는 손님의 눈높이에 맞춰 앉는 자세를 일컫는다. ‘dog-tired’ 눈 ‘기진 맥진한’의 뜻으로 저급함이 아니라 긍정의 고된 노동을 상징한다. 


 첫 제목인 ‘창의성, 경험, 행동’은 각각의 소제목만 읽어도 책을 읽는 느낌이다. ‘경험은 결코 늙지 않는다’, ‘오늘부터 당신 자신이 브랜드다’, ‘우리는 먼저 생각하고 나중에 행동할 수 없다’ 등등... 

 ‘야망, 명성’ 편도 소제목들이 주는 사색거리들이 책을 읽는 재미를 준다. ‘야망과 불만은 동전의 양면이다.’ 특히, 건전한 야망은 삶의 질을 올린다. ‘명성은 사람들이 어리숙하다는 증거다.’ 명문가의 집안의 자식으로 태어나 1812년 시집을 내서 베스트셀러 작가(당시 5,000부 시집 판매)되 갑자기 유명해진 바이런의 짧은 삶은 안타까움을 부른다. 36살의 나이로 자신에게 주어진 인기가 독이 되어 삶을 마감한 바이런은 갑자기 스터덤에 올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젊은 유명인들의 행보와 닮아 있다. Fame is the thirsty of youth. 

(명성은 청춘의 갈증이다.) Fame is proof that people are gullible. (명성은 사람들이 어리섞다는 증거다.)


 셀럽(Celebrity 유명 연예인이라는 말의 줄임말)은 우리 시대의 종교라는 이야기도 공감이 간다. Celebrity is the religion of our time. 미국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말, ‘Some day each of us will be famous for fifteen minutes. 매래엔 모든 사람이 15분간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을 것이다’라는 표현은 현대에 ‘잠시 떴을 뿐이야’라는 ‘for fifteen minutes’라는 관용구를 만들어 냈다. 

 셀러브리티 문화의 원인에 대한 저자의 의견에 공감이 된다. 친절함이 부족한 사회에서, 모두가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 사회는 근본적으로 여러 정치적 이유로 인해 평범한 삶을 살면서는 품위에 대한 자연스러운 욕구를 충족할 수 없는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Sucess is not the key to happiness. Happiness is the key to success. If you love what you are doing, you will be successful. (성공은 행복의 열쇠가 아니다. 행복이 성공의 열쇠다. 하는 일을 사랑하면 성공하게 된다.) 일에 대한 사랑이 먼저임을 조언해 준다. 일을 연인 대하듯이 하라는 그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fail’이라는 단어는 ‘실패하다’라는 의미로 쓰이는 것 외에 ‘저버리다, 실망시키다, 기대에 어긋나다’라는 표현으로 쓸 수 있다.

Do not fail me in need. 곤경에 처해 있을 때 희망이 되어 주시요.

His friends failed him. 그의 친구들은 그를 저버렸다. 

 사랑, 결혼, 죽음에 대한 이야기와 영어 표현들도 기억에 담아두면 유용할 것 같다. ‘marry up’이라는 표현은 결혼을 통해 신분을 상승하는 것을 뜻하고, 반대로 ‘marry down’은 학력, 사회적 신분이 낮은 사람과 결혼한 것을 의미한다. 

Well-marred, a man is winged; ill-matched, he is shackled. (남자는 결혼을 잘하면 날개를 얻고, 잘못하면 족쇄를 찬다.) 

The dread of loneliness is greater tthan the fear of bondage, so we get married. (외로움의 두려움이 속박의 두려움 보다 크기 때문에 결혼을 한다.)


 ‘dead’라는 표현은 부사로 쓰일 때, ‘완전히, 절대로, 전적으로’라는 의미로 쓰인다. ‘be dead right’은 ‘절대로 옳다’, ‘be dead tired’ 은 ‘녹초가 되다’로 해석해야 한다. ‘We`re dead serious about this.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정말로 진지하다.’ ‘dead-end road’는 막다른 골목이라는 뜻이다.  ‘a dead heat’은 야구에서 무승부를 의미하고, ‘dead pan’은 무표정한 얼굴을 의미한다. 읽다 보면 흥미 있는 표현들이 많아 메모를 하는 손이 바빠진다. 


 두려움과 배신, 책임에 대한 편에서 유용하고 재미있는 표현이 많다. 우리가 ‘Have a good day!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쓰는 표현은 역설적으로 ‘잘 먹고 잘 사세요’라는 조롱의 느낌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탈옥한 두 재수가, 도망치면서 자신들을 가두어둔 감옥과 간수들에게 던진 조롱의 메시지였다고 한다.  


 ‘Do it slowly’보다는 ‘nice and slow’는 표현은 유사한 말을 반복하거나 나열해서 의미를 강조할 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one’s sorry face 서글픈 얼굴’, ‘a sorry meal 초라한 음식’, ‘a sorry excuse 구질구질한 변명’, ‘a sorry fellow건달이나 쓸모없는 사람’ 다양한 표현을 만날 수 있다. 


 포모 증후군(Fear of Missing Out; FOMO)은 파티나 모임이 많은 미국 사회에서 초대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을 겪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실제, 미국 성인의 50% 이상이 이 증후군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Don`t get FOMO. Get a ticket now. (소외되기 싫다면, 지금 표를 사라)


 기억, 위험, 꿈의 편도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동물 중 코끼리는 그 기억력이 굉장히 우수하다고 한다. 그래서 ‘Elephants never forget’이라는 표현이 있고, 호주에서는 ‘알츠하이머 협회’의 상징 동물이 코끼리라고 한다. ‘down memory lane’은 좋은 기억과 관련된 ‘옛날의, 그리운’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 pure and simple’이 명사 앞에서 ‘다름 아닌, 그야말로’라는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The question, pure and simple, is whether you will support me. (문제의 핵심은 당신의 지지 여부라니까)


 스티브 잡스의 ‘집중과 단순’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 ‘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 단순함이 궁극의 정교함이다.’라는 표현도 일상과 일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조언을 주는 것 같다. 

‘windfall’은 ‘예기치 않았던 횡재나 행운’을 의미로 쓰인다. ‘windfall profits 불로 소득’, ‘windfall loss우연한 손실’, ‘windfall tax 초과 이득세’.


 계급, 역사, 돈에 대한 편도 우리가 잘못 번역할 수 있는 실수를 알려 준다. ‘a class- action lawsuit집단 소송’, ‘class of 95, 95년 졸업연도 학급’ ‘class’는 집단을 의미한다. 

Life isn`t about finding yourself. Life is about creating yourself. (인생은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영국 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다. 


 ‘way to go 잘했어, 해냈어, 이제 됐군’에서 ‘way’는 부사로 아득히, 멀리, 저쪽으로, 휠씬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 way too long 너무 먼’, ‘a friend from way back 아주 옛날부터의 친구’, ‘way to heavy 훨씬 무거운’

‘coffee-table book 차 탁자용 책’은 꼼꼼히 읽지 않고, 그냥 넘겨 보도록 만든 사진과 그림이 많은 크고 비싼 책을 의미한다. 


 읽다 보면, 재미있고 알찬 정보과 다양한 표현들이 있어서, 영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읽는 국물 맛이 일품인 국밥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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