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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정적]- 배철현

by 조윤효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이라는 책의 부제가 끌림을 만든다. 어깨 위에 눌러앉아 있는 더위로 지칠 때, 찬물 한 바가지 얼굴에 쏟고 싶은 마음으로 읽은 책이다. 저자는 위대한 개인이 획득해야 할 가치로 4권의 책을 썼고, 이번 책은 3번째 책이다. <심연>, <수련>, <정적>, <승화>라는 책 제목이 위대함을 꿈꾸는 개인이 가져야 할 마음을 담고 있을 것이다.


마음의 소용돌이를 잠재우는 시간인 평정,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을 주는 부동, 나에게 건네는 간절한 부탁인 포부 그리고 나를 깨우는 고요한 울림인 개벽을 책은 이야기한다.

평정 편에서는 개인이 가져야 하는 마음을 보여 준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잠재울 능력은 생각의 차이에서 올 것이다.


완벽이라는 단어는 희망과 절망이 동시에 존재한다.’ 완벽은 그 자체가 아니라 완벽을 향한 열정과 노력이다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찬란하게 비행하는 방법을 배우십시오. 완벽한 배행은 당신이 이 짧은 일생동안 시도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갈매기 조나단의 이야기를 통해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비유한 것 같다. 완벽에 대한 그 욕심보다는 완벽으로 가는 그 길에서 열정과 노력을 쏟다 보면, 분명 조급함이 사라지고, 그 여정에 집중하게 된다.


관계에서 오는 마음의 요동도 사람을 힘들게 한다. 관계의 핵심인 간격이라는 조언도 도움이 된다. 간격이 사랑의 완성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사랑은 상대방과의 간격을 존중하는 연습이고, 간격이 존중될 때 관계가 온전해지며, 나는 독립적인 나로 존재할 수 있는다는 말도 공감이 된다. 적당한 관계를 유지할 때 서로의 공간이 존중되는 것이다. 가족이든 친구든 서로의 간격을 유지하고 존중할 때 요동치는 관계의 갈등은 줄어들 것 같다.


심장에 새긴 생각을 명심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배움을 통해 과거라는 현상 유지의 단계에서 자신의 열망하는 미래의 단계로 진입한다고 한다. 배움이란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한 고독한 수련이라 저자는 이야기한다. 과거의 자신에게 안주하려는 이기심에 대한 체계적인 공격이며,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한 자기 혁신이 배움이라 하는데, 저자의 말을 명심해 본다. 마음의 식판에 새기는 일을 배움이라 칭하는데, 그 배움을 통해 친절과 진실을 심장에 새길 때 우리는 마음의 평정을 갖게 될 것이다.


오늘은 나의 미래를 위한 절대적인 징검다리다. 오늘은 내가 간직한 의도를 펼칠 절호의 기회다. 의도란 심장에서 흘러나오는 미세한 소리를 들음으로써 생겨 난다.’

사소한 것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한다. ‘신은 디테일 안에 있다.’ 물방울이 모여 바다가 되고, 하나의 모래알 집합체가 사막이 되듯 인생은 지금 이 순간에 떠오르는 생각과 행동의 집합이라는 말도 인상 깊다. ‘나의 삶은 겉으로는 상관없이 보이는 수많은 생각과 행동이 만들어 내는 총체다. 이 총체가 바로 나다.’ ‘위대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사소한 일을 위대하게 처리한다. 그에게는 어느 것 하나도 하찮지 않다.’


나를 정의하는 문법인 스타일은 넓은 의미로 삶의 태도이자 삶의 방식이라고 한다. 나를 세워 주는 어떤 것을 스타일로 정의한다면, 과연 나는 어떤 스타일의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내 삶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가. 있다면 어떤 스타일이고, 없다면 어떤 게 만들어 낼 것인가. 자신이 헌신할 수 있는 삶의 원칙이자 문법이 된다는 스타일은 삶의 여정에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사항이다.


나의 사소한 생각과 무심코 내뱉은 말, 생각 없이 하는 행동들이 내 삶의 격을 결정한다.’

인생이란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창작하는 작문이라는 표현도 인상 깊다. 내가 오늘 완수해야 할 일은, 나에게 감동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통해, 매일매일 습관처럼 나를 감동 시키는 하루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 ‘위대한 개인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삶의 디자인을 선택하고, 그것을 목숨처럼 아낀다.’ 과거에 소유하고 있고, 지금도 소유하고, 미래에도 소유할 어떤 것이 디자인이라면, 사람들은 누구나 디자이너다. ‘디자인은 나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구별시키는 무엇, 나를 더 나답게 만드는 그 무엇을 찾는 연습이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표식은 무엇인가.’ 책을 읽어 가면서, 특이하게도 나를 관찰하게 된다. 그리고 나만의 색을 가지고 자신 있게 살아도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자신만의 디자인을 간직한 사람은 저자의 말처럼, ‘자기중심을 신뢰하는 자는 욕망이라는 파도나 소문이나 남들의 의견이라는 폭풍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는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내 심장의 두근 거림을 경청한 적이 있는가?’ 책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읽다 보면 계속해서 자신과의 대화를 이끌어 내 준다.


책에서 인용한 아우렐리우스의 방법도 지혜로운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 ‘자신을 1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두어, 현재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을 조우시켜 끊임없이 대화했다. 그에게 3인칭인 그 자신은 매일 그를 이끌어 주는 이상적인 삶의 안내자다.’


포부 편에서는 영생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만날 수 있다.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 순간을 영원으로 살 수 있는 기술이 영생이다. 순간을 영원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거룩한 장소가 있어야 한다. 더 나은 자신을 만나기 위해 구별한 시간과 장소를 가져보라는 조언도 도움이 된다.


나를 깨우는 고요한 울림인 개벽 편에서는 절제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4부의 이야기 중 초반부의 내용들은 읽는 속도를 더디게 만든다. 줄 긋고 생각하고, 줄 긋고 생각하고 그리고 다신 한번 읽어 보게 만든다. 나를 보는 관찰자가 되어 삶을 보게 만든다. 저자의 깊은 사색을 통해 얻어낸 생각들은 위대함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조언이 될 것 같다. 질문을 던지는 책이요, 읽는 사람에게 자신을 관찰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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