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도의 결심]- 곤도 노부유키
‘나는 절대 누구도 해고하지 않겠다.’ 이런 결심을 갖게 된 동기와 그런 결심이 회사를 운영하는 리더로서, 어떤 마음과 시스템을 만들어 냈는지를 보여 주는 책이다. 70세 정년을 보장하고, 10년 동안 이직률 제로, 23년 동안 연속 흑자를 내고 있으며, 일본에서 가장 소중한 기업 1위를 만들어 낸 인물이다. 사원 55명이 모두가 주주인 보기 드문 중소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책은 연속 흑자를 만들어낸 원동력, 10년 동안 이직률이 제로인 이유, 55면 직원이 주주이자 사원이 된 이야기 그리고 온정이 넘치는 성과 주의를 이야기한다.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임을 보여주는 책이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으로부터 시작하고, 끝나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저자가 걸어온 길은 분명 평탄한 길이 아니었다. 그가 걸어온 울퉁불퉁한 길을 보면서, 시련을 통해 신의 손길을 구현해 낸 그의 삶이 보였다. 생후 3일 만에 자신을 떠난 쌍둥이 아들들을 보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고, 그 후 자식을 갖지 못한 불운으로 살아가고 있다. 1,000명의 동료를 해고한 업무를 할 수밖에 없었고, 자신을 원망하는 직원의 뼈아픈 눈물을 봐야만 했다. 미국 법인 구조조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대장암’ 판정을 받아 어렵게 치료를 받아 완치했다. 일본 전자 본사의 영업팀 간부급 직원들을 지방으로 보내는 과정 속에서도 원망의 눈길을 받았고, 일본 레이저 사장으로 부임했으나 믿었던 직원이 인재와 거래처를 가지고 자신을 떠난 경험도 겪었다.
언제든 다시 본사로 돌아갈 거라 믿는 일본 레이저 직원들은 사장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여 주지 않았다고 한다. 직원들의 신뢰를 얻어야 했고, 적자의 길을 걷고 있던 일본 레이저를 살려 내기 위해 MEBO(Management and Employee Buy Out: 경영진과 직원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를 통해 일본전자에서 완전한 독립을 한다. 은행에서는 대출이 어렵다는 통보를 해오고, 본사가 보증했던 지분이 빠져 자신의 재산을 담보로 시작한 사업은 저자에게 더 심도 있는 기업 운영의 아이디어를 창출하게 만들었다.
‘어떤 기업이든 고민거리는 항상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 신념을 토대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경영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직원이 회사로부터 존중받는 경영을 통해 직원이 어떤 위기에 직면해도 의욕과 동기를 잃지 않게 만들었고, 책임 의식을 가지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조직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소설 <플레이 백 Playback>의 사립 탐정 필립 말로의 인용글도 기억에 남는다. ‘강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고, 마음이 따뜻하지 않으면 살아갈 자격이 없다.’
23년 동안 흑자를 만들어 낸 원동력으로 잘 웃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르 주는 회사 분위기를 들 수 있다. ‘좋은 소식을 보고 받을 때는 미소를 띠고, 좋지 않은 소식을 보고 받을 때는 더욱 미소를 뛴다.’라는 사장의 마음이 보고를 하는 직원들이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스스럼없이 문제를 드러내는 문화를 만들어 냈다. 미소는 성격이 아니라 훈련 가능한 능력이다. 미소를 통해 직원들이 할 말은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사장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과 한 공간에서 일하면서 그들에게 먼저 오픈 마인드를 보였던 리더의 지혜가 흑자 연속의 기업을 만들어 냈다.
매주 ‘~하겠다’라는 한 주 결심과 이번 주 최선을 다한 점을 보고한 시스템을 통해 간부와 직원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 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이 눈에 띄게 성장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고,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활발해졌으며, 리더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었으며, 회사의 경영이념과 경영 방침도 쉽게 전달할 수 있었다고 한다. 5000천 통이 넘는 매일을 읽고 답하면서, 직원부터 사장까지 한 목표를 중심으로 걸어가는 역사를 만들어 냈다. 회의를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성장을 좌우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회의는 교육과 성장을 동시에 잡는 기회이고, 리더의 홍보력을 발휘할 기회임을 알려 준다. 조직은 꿈꾸는 목표를 신물이 나도록 이야기하라는 말처럼, 상명하고 하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 관계에서 진행하는 회의는 조직의 발 빠른 움직임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직원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알맞은 재량권을 부여하라'는 저자의 조언도 도움이 된다. 비록 사무직 일지라도, 해외 출장 기회를 주어 내부를 더욱더 훤히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기에 23년 흑자 경영을 이루어 냈다.
10년간 이직률 제로를 만들어 낸 이유를 알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경영자는 '적자는 범죄다'는 것을 인식할 때, 기업의 목적이 직원 고용과 직원의 성장이라는 가치관이 생기는 것 같다. 직원에게 기업이란 인생의 기쁨을 얻는 공간이자 성장하기 위한 무대이며, 일을 한다는 것이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임을 느끼게 된다. 이런 느낌을 가질 때 사람은 행복을 느끼고 업에서 성장하는 자신을 통해 만족감이 커진다. 기업이 이익을 올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기 위한 것임을 이야기한다. ‘나는 이렇게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사장 제일주의와 '나는 이렇게 일하겠다'는 사원 제일주의가 잘 조화를 이룬 기업문화를 통해 경영자와 근로자는 이념을 공유하는 관계가 된 것이다.
직원이 떠나지 않는 기업을 만드는 3가지 조건으로 첫째, 하고 싶은 말은 할 수 있는 개방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고, 둘째, 회사가 나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알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 회사는 내 것이라는 주인의식을 심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상적 직장 이미지 Soft(신속함과 단순함, 개방성과 기회균등, 공정함과 유연함, 투명함과 협업)를 공유하고 실천한 회사의 분위기이다.
작은 회사일수록 글로벌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생각이 탁월하다. 영어로 소통할 수 있고, 자신의 의견을 어필할 수 있으며, 나와 다른 가치와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 그리고 자기 나라의 역사, 문화, 비즈니스에 관해서 외국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회사가 돕는다. 토익 점수 500점만 넘으면 계약직이라도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해외 출장 후 영어로 그 내용을 프레젠테이션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 전 직원 모두 영어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영어를 활용한 정부 수집 능력, 컴퓨터를 활용할 능력 그리고 대인 관계가 좋은 직원에 대한 우대가 사내 문화 형성에 공헌한다는 능력으로 평가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 ‘영어를 기반으로 하이테크 기기와 최첨단 기술을 다루지만, 직원들의 마음씨는 아날로그적이면서 온순하고 가족적이다.’ 일본 레인저의 특징을 사장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회사를 만들려면 반드시 이익을 내야 한다. 이익은 고용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경영진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잘못이 자기 책임이 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문제가 자신에게 있다고 판단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가 챙겨야 할 직원들을 돌아보고, 내부의 상황을 좀 더 면밀히 관찰해 내공을 다질 수 있다. 책임을 외부로 돌릴 때보다 훨씬 더 주도 면밀한 관리가 가능해진다.’
중학교 시절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었던, ‘총명하되 선량하게 살아가길 바란다’라는 인생관으로, 이타적 정신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저자의 지나온 삶이 보이는 책이다. 인생에 있어서 두 점 사이의 최단거리는 직선이 아니라 꼬불꼬불한 고통과 시련들이 숨겨진 길임을 알 것 같다.
‘성공하려면 운이 필요하고, 운을 내편으로 만들려면 신에게 감사해야 한다.’ 즉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운을 내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운도 만드는 것이다. 운이 좋아지게 하는 방법으로 얼굴에 웃음을 띠는 것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어제 보다는 오늘이, 오늘 보다는 내일에 더 성장하겠다는 마음이다. 그리고 남을 탓하지 말고, 주변의 모든 일을 필연으로 받아들이라는 조언도 도움이 된다.
이타적 기업이 왜 중요한지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