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하버드 대학 토론 수업] - 명대성

by 조윤효

‘Oh my God, I am in Harvard!’ ‘맙소사, 내가 하버드에 있다니!’ 오프라 윈프리가 하버드 졸업 초대 연설에서 감탄사를 쏟던 일화가 떠오른다. 8명의 대통령, 161명 노벨 수상자, 48명의 퓰리처상 그리고 188명의 억만장자를 쏟아낸 대학이 하버드다. 단연, 인재를 키워낸 방식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리더를 키워내는 대학’이라는 학교 이념이 이해가 된다. 하버드 졸업생들의 특징으로 말을 잘하고, 말투가 젠틀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교수는 질문-질문-질문을 반복하고, 학생은 질문-의견-질문-의견을 쏟아내는 토론 수업이 하버드 대학이 세계 최고라는 자리를 갖게 만든 이유다. 잘못된 질문도 없고, 잘못된 대답도 없다는 전제아래 학생과 제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수업이다. 한때, 인터넷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마이클 샌더스 하버드 수업을 보며, 학문에 심취된 그들만의 분위기에 매료되기도 했었다. 책에서 마이클 샌더스 교수의 말하기에 대한 철학이 기억에 남는다. ‘말하기 위해서 배워라. 열과 성의를 다해 배워라. 말을 잘하기 위해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읽는 법을 배우고, 쓰는 법을 배워라. 단언컨대, 말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 보다 더 강한 사람은 없다.’


하버드 졸업 출신의 버락 오마마 대통령은 무명의 정치인에서 15분짜리 ‘담대한 희망 Audacity of Hope’ 연설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고 결국,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 그의 연설문들은 군더더기가 없고, 전달력이 뛰어나 많은 영어 학습자들의 학습서로 자리하기도 했다. 말이 가진 위력을 가장 잘 보여 준다.


하버드가 토론 수업에 집중하는 이유, 어떻게 토론 수업을 성공시키는지, 토론 수업의 원칙, 토론 수업의 마법과 기술을 책은 말해 준다. 세련되게 말을 잘하는 사람은 향기 좋은 향수 같다. 개인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역량 중 말하기가 가장 쉽고 빠르게 전파되는 힘이 있다.


왜 토론 수업을 세계 최고 대학은 선택했을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새로운 지식을 찾게 만들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리라. 가르치는 사람은 넘쳐 나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는 사람이 드물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토론이라는 바퀴가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질문과 답이 주고받는 공처럼 활발하게 이루어질 때 개개인이 가진 호기심과 지적 욕구는 더 활발해진다. 질문을 통한 확장성의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지식을 더 선명하게 드러나게 하고, 틀린 것을 찾아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용기와 창의적 기질을 키우게 해 준 다는 것이다. 학생 5~6명이 러닝팀(Learning Team)이 되어,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입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게 되고, 그 지식을 즉각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하버드 수업이 혁신적인 리더를 만드는 과정이다.


토론을 통한 인재 양성을 위한 그들만의 원칙이 있다. 교수는 학생을 신뢰하고, 학생은 교수를 신뢰한다. 모든 학생이 가르치고, 모든 교수가 배운다. 교수의 권한은 최소한으로 하되, 책임은 키우는 방식이다. 토론은 학생들에게 경험하지 못한 것까지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년 동안 500개 이상의 기업 사례를 연구한 학생들은 지식과 실전이 겸비된 인재가 되는 것이다. 이런 케이스 스터디 방식이 경험과 사고력을 키워 주는 것이다.


최고 성과를 내는 팀의 공통점이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라고 한다. 올바른 리더는 질문을 던지고, 활발한 의견 교환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대학에서 토론을 잘 이끌어 내는 법을 배운 미래 리더들이 당연하게 사회에서 그 역량을 발휘하게 된다.


‘너무 많이 아는 것에 대한 반성’이라는 소제목도 인상적이다. 우리가 아는 것은 모두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제대로 배우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며, 창의적 기질과 관찰능력까지 키우는 곳이 하버드다. 우리가 아는 것을 의심하면 할수록 지식은 발전한다는 것이다. 나쁜 질문은 없다는 기본이 인생의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질문이 생각을 자극한다는 그 당연한 원리를 알면서도 질문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상대가 나에게 가지는 불편감이난 반발감 그리고 적대감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 질문을 통한 경청이라는 것이다.


토론이 잘 이루어지기 위한 규칙은 알아두어야 한다. 토론 수업의 핵심이 질문이다. 질문을 잘하기 위한 하버드의 질문 기법들을 잘 소개하고 있다. 개방형 질문으로 시작하라. 80%를 듣는 데 사용하고, 20%를 말하는 데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상대가 준비되어 있는지 상태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의 말에 구더기가 없으면 더 잘 전달된다고 한다.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을 하라고 한다. 질문의 사소한 차이가 답변 내용을 달라지게 한다는 것도 명심해 두어야 한다. 상대가 가지고 있는 답을 시험하기 위한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한 질문이어야 하고, 우선순위를 알기 위한 질문,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질문, 가정해서 질문하기를 권한다. 아는 척하지 않고 이런저런 질문을 할 수 있는 확장형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화 속에서 끊임없이 질문할 기회를 찾는 사람이 진짜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질문을 통해 일반화를 끌어낸다면 문장의 마침표처럼 토론이 멋지게 마무리되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기 위한 준비로 첫 질문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어떤 옷을 입고 갈 것인가 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에 한 수 배운다. 첫 질문으로 상대가 말하고 싶게 만들고,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먼저 던질 수 있는 사람이 고수라는 것이다. 반대 의견을 만나면 공감을 확장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 것 같다. 잘못하면 역화효과(backfire effect; 자신의 신념과 모순되는 증거거 제시되어도 반발 심리에 의해 편견이 더욱 강화되는 경향)를 부르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쉽게 말하고 쉽게 질문하라는 기본기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혼자 이기는 토론이 아니라 함께 이기는 토론이 진정한 토론임을 알 것 같다. 세상에 그저 얻어지는 것이 없다. 답을 외우는 시대가 아니라 질문으로 다양한 답을 만들어 내는 시대다. 더 나은 개인, 더 나은 교육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배워야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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