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찾는 행복의 문]- 이종홍
어른은 없고 노인만 있는 나라.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인생 노하우를 가지고 뒤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롤 모델이 되어주는 어른이 많은 나라를 소망한다.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돌아보니 삶은 물살처럼 빠르게 지나가 버린 것 같다. 가끔은 물살에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표류하기도 했으며, 남들 따라 하느라 나를 잃기도 했었다. 다시 돌릴 수 없는 유한한 삶에서 꼭 필요한 것이 인생철학이다. 바닷가의 수많은 모래알처럼, 비슷해 보여도 모여 있기에 존재의 가치가 발휘되는 게 인간의 삶 같다.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다는 황농문 교수의 말이 떠오른다. 후회와 다짐의 반복을 알아챌 때, 바쁜 생활 리듬으로 나만의 철학책에 먼지가 쌓인 것을 알게 된다. 조심스럽게 먼지를 털어내는 마음으로 책장의 책들을 다시 훑어본다.
5년 전에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을 다시 한번 꺼내 읽었다. 자녀들에게 남겨 주겠다는 마음으로 인생 과제를 정리한 저자의 말이 잔잔한 울림을 준다. ‘인생은 어려운 것도 그렇다고 쉬운 것도 아니다.’ 누구나 살고 있지만, 아무나 지혜롭게 사는 건 아니다. 삶의 고비를 성장 재료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위해 자기만의 철학을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 노인이 아니라 어른이 되기를 꿈꾼다. 지나온 길이 누군가에게 작은 지도가 되는 소망이 생긴 시점이 책과 친해진 이후부터다.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 영역의 조언들은 필요한 영역만 골라 읽어도 좋은 책이다. 두껍지 않고,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잘 닦아 놓은 길 같다. 행복의 문, 좋은 꿈, 배움과 직업선택, 역경과 희망, 인격, 인간관계와 리더쉽, 일과 경제, 건강과 스트레스, 감사와 종교, 나눔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는 성공을 보여주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인생을 누리기 위해 태어난 것입니다.’ 행복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잊어버린 것이라 말하는 저자의 울림 있는 말이 인상 깊다. 형제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비교되는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성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다.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지만, 성공 갈증은 삶을 사막처럼 건조하게 한다. 누리기 위해 태어났다는 그 작은 말에도 위안이 된다.
책에서 소개된 혜능 선사가 스승으로부터 깨닫게 되는 이야기가 꼭 우리 삶과 닮아 있다. 밤이 되어 보이지 않지만, 맑은 바람과 푸른들, 꽃과 나무는 존재하고 있다. 단지, 어둠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그 믿음이 행복이다.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잊어버린 행복은 믿음이다. 타인의 행복한 모습을 보기 쉬운 매체가 현대 시대다. 타인이 가진 것에 눈이 가고, 내 삶에서는 없는 것을 보기 때문에 행복을 잊어버린다. 행복이라는 재료의 유통 기한은 ‘당일’이라고 한다. 오늘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못하면, 미래의 행복은 더 멀어진다. 저자의 말처럼 하늘은 완성된 행복을 내려 주는 게 아니라, 행복의 재료만 내려 준다. 다양한 재료로 다른 음식을 만들 듯이, 자신만의 행복은 자기답게 매일 매 순간 만들어 내면 된다.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행복을 찾아내는 사람과 그것을 찾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눈다고 한다.
삶의 북극성이 꿈이고, 꿈너머 꿈을 꾸라고 고도원 선생님은 이야기했다. 꿈이 없는 사람은 그럭저럭 살아가는 안타까운 인생을 살고, 인생을 죽음에 가까워지는 과정으로 여기는 처량한 사람이 된다. 구체적인 꿈을 가진 3%의 하버드 졸업생들이 성공했다는 연구 기록을 보더라도 꿈이 없는 삶은 휩쓰려 살아가기 쉽다. 좋은 꿈은 세상을 이롭게 하고, 통속적인 꿈이 아니라 웅대하고 큰 꿈을 꾸라고 조언하다. 구체적이고 기한을 정한 꿈이 실현될 확률이 높고, 꿈은 변화와 진화를 통해 평생간직해야하는 마음의 보석이다.
자신의 생활 습관을 바꾸고, 해야 될 일을 꼭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면서 핑계되지 않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정보화 사회에서 꿈의 사회(Dream Society)로 인류는 진화해 가고 있다고 한다. 신화와 꿈, 이야기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사회, 꿈이 세상의 중심이 되는 세상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실현시켜놓은 꿈결과 사회를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배움의 중요성을 살아가면서 더 절실히 느낀다. ‘노력한다고 모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은 모두 노력한 사람입니다.’ 재능이 있어도 배우고 가꾸지 않으면 잡초가 번성한다는 저자의 말이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조언이다. 우리 안에 숨겨진 재능이 발견되지 않은 채 사라질 수 있다. 노력의 크기가 아니라 노력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 타이밍을 가진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아이와 어른 사이에서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에게 나쁜 쪽으로 못 가도록 막는 것보다 좋은 쪽으로 향하도록 길을 터주는 철학 공부를 만나게 해주는 사회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성공이 찾아오는 게 아니라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고 한다. 배움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 성공의 기회인데 그 기회를 어떻게 살려 나가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를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자주 들려주어야겠다. 배움을 통해 자신 안의 확신이 커지고, 능력이 생겨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건강하다. 석유왕 롤펠러의 말도 울림이 있다. ‘일을 기쁨으로 생각한다면 인생은 천국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일을 의무로 생각한다면 인생은 지옥이 될 것이다.’
역경과 희망의 이야기도 지혜롭다. 역경의 크기가 아니라 역경을 대하는 태도가 인생의 성패를 결정한다. 인생이 순조와 난조가 교차한다는 자연섭리를 받아들일 때, 헤쳐나갈 힘이 생길 것이다. 겨울이 추워서 죽는 것이 아니라 땔감을 준비해 두지 않아 얼어 죽는다는 말도 많은 생각을 부른다.
지옥의 문에 ‘이곳에 들어오는 자는 모든 희망을 버려라’라고 쓰여 있다고 한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지옥에서 살고 있는 것과 같다. Hope is nowhere. 희망이 없다는 문장을 띄어서 쓰면, Hope is now here. 희망이 여기 있다는 말로 바꿀 수 있다는 표현도 인상깊다. 절망과 희망은 단 하칸의 차이밖에 없는 듯 하다.
세계 우수 기업 CEO들이 말하는 자신의 성공 요인이 85%가 매너, 15%가 능력 때문이라 이야기했다. 인사를 잘하고, 감사의 표현을 잊지 않고, 겸손할 수 있어야 하며, 공중도덕을 지키고, 관혼 상제의 ‘예’에 관심을 갖는 생활 속 에티켓을 매일 입는 옷처럼 챙겨 입어야 한다.
지식은 말하려 하고, 지혜는 들으려 한다는 말도 마음에 새겨둘 문장이다. 거짓말은 타인을 속이는 것이지만, 변명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는 말은 변명부터 하게 되는 습성을 자제시켜 줄 것 같다. 최고의 명품옷은 자신감을 입는 것이라는 말도 멋진 말이다.
인간관계와 리더십에 관한 조언도 도움이 된다.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전생 빚을 갚으러 온 자식이 있고, 전생 빚을 받으러 온 자식이 있다고 말한다. 빚 받으러 온 사람이 아니라 빚을 갚으러 온 자식으로 살아가야겠다. 베필은 서로가 3대를 좌우한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각각의 부모님에게, 자신들에게 그리고 자식들의 행복한 삶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바꾸려 하지 말고, 상대의 생각을 알아주려는 관심이 먼저다. 부족함을 메워 주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부부만의 화음이 생겨난다.
‘이 세상에 남의 도움이 필요치 않을 만큼 부유한 사람도 없고, 남을 전혀 도울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다’라고 말한 교황레오 13세 말이 나눔의 타당성을 보여 준다. 재물이 없으면 재능을 나누면 되고, 맑은 영혼을 나누면 된다는 저자의 말은 나눔이 어렵지 않음을 보여준다. 편한 얼굴, 말로 보내는 격려와 위로, 마음을 읽어 주는 자세, 선의의 눈빛을 보내는 주는 마음과 행동을 보여주며, 남에게 양보하라는 부처의 말씀은 나눔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임을 알려 준다.
진정한 행복은 나눔으로 시작되고 완성된다는 저자의 조언이 글의 피날레 같다. 삶의 소리가 요란할 때, 조용하게 사색하면서 읽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