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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배움으로의 초대]- 배종경

by 조윤효

초대라는 말은 셀렘을 부른다. 배워야 산다라는 말은 어릴 적부터 엄마로부터 수도 없이 들은 것 같다. 자신이 배우지 못한 그 한을 자식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신념 때문이리라. 배움이란 채울 수 없는 항아리다. 알면 알수록 항아리의 크기가 더 커진다. 곳간에 넉넉한 곡식과 통장에 넉넉한 잔고가 안도감을 준다면, 배움은 삶이라는 길에 겸손과 자신감을 함께 선물한다. 인생 항해사에게 금전적 재산은 필수품이지만, 그 항해를 즐기며 가야 할 방향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배움이다.


문명의 발달과 함께 배움은 자신을 증명하는 증표가 되어 수동적 배움으로 제도화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배움이 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금, 배움을 어떻게 수신, 수양, 수행, 목적으로 전활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책은 이 시대 배움의 현주소, 스스로 배우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그리고 배움과 삶의 조화를 꿈꾸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을 통해 배움이 어떻게 기회가 되게 할 수 있을지, 어떻게 나를 더 성숙하게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스스로 배울 줄 아는 역량을 찾아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해준다.


이 시대의 배움은 스스로 배우려는 의지를 상실하게 만들었다. 남이 억지로 시키면 하기 싫어지는 게 인간의 마음이다. 억지로 하는 공부는 생의 활기를 줄 수 없다. 무엇에 대해 궁금해하고 그로 인해 자발적으로 배우려고 하는 마음이 첫걸음이다. 스스로 배울 줄 아는 역량을 잃어버린 시대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학력만 있고, 학습력 즉 배우고 익히는 능력이 사라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말도 긴장감을 준다. 국민 대다수가 글을 읽을 수 있지만, 70% 정도가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말은 마치 입안 가득 음식물을 잔뜩 밀어 넣고 삼키지 못하는 현상 같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스스로 배우려 하며, 스스로 배우는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배움이 일상이 된 듯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대부분 수동적 배움이라 그 유연성이 떨어진다. 초등, 중등, 고등, 대학 그리고 대학원 까지를 거쳐오면서 내게 남은 배움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마른땅에 빗물이 쏟아지고, 잠시뒤 햇살에 말라버리는 그런 배움을 해온 건 아닌가. 자발적 배움은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어 땅을 적시고, 그 갖추어진 땅에서 식물이 자라 인생의 화원이 완성되는 건 아닐까.


배움을 단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대하기 때문에 배움의 즐거움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배움을 의무로만 여기고, 수단으로 대할 뿐 보람과 즐거움을 추구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자발적 배움이 되도록 해야 하는지를 더 생각해야 한다. 배움이 의무가 아니라 권리임을 알 때, 그 방향과 속도감이 생길 것이다.


배운 것을 실제 생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마음 또한 중요하다. 그래야 배우는 보람과 즐거움을 제대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배움만 있고, 익힘이 없는 시간은 배움의 가치를 떨어트릴 것 같다.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체화하는 익힘의 과정을 통해 올바른 학습 태도가 길러지기 때문이리라.


온라인 속에 수많은 지식들은 쉽고, 빠르게 정보를 얻도록 도와주지만, 인간의 기억력을 서서히 떨어트리는 역할도 할 것이다. 언제든 손쉽게 꺼내볼 수 있는 정보를 기억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뇌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기억능력을 퇴화시켜버릴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정보습득의 역설도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더욱더 자기가 듣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알고리즘은 편향적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그래서 자의식이 필요함을 알 것 같다. 자기 진영 논리에 빠져, 위험한 사람으로 나도 모르게 전락될 수 있다. ‘가장 위험한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한 권의 책만 읽었고, 한 사람에게만 배운 사람이다.


스스로 배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왜 배워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왜 배우는지를 알면, 보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배운다는 것이다. 배움을 오래 지속할 힘이 생기고, 배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살아가는 일이 배우는 일이라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다. 배움의 태도로 일상을 대할 수 있고, 배움에 대해 폭넓게 유연하게 대할 수 있다는 말에, 배움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중요한 이유를 알 것 같다. 평생 배움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 때, 그 깊이와 넓이의 지평이 우주를 닮아 갈 것이다.


스스로 배우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를 자문해 봐야 한다. 이는 내가 누구인지와 어떻게 살고 싶은지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스스로 배우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질문이 선제되어야 한다. 지금 내게 필요한 배움이 무엇인지, 언제 잘 배우는지, 어떻게 배우는 게 내게 효과적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스스로 배우는 사람은 관찰, 경청, 질문, 사색이라는 도구를 잘 사용한다고 한다. 관찰을 하기 위해서는 목적의식이 있어야 하고, 오래 끈질기게 지켜보는 인내력과 그 결과를 기록하는 일이 중요하다. 배우려는 마음가짐과 상대를 이해하겠다는 마음으로 경청하는 자세가 스스로 배우는 자의 태도다. 매일 똑같아 보이는 일상에 질문이라는 액세서리를 끼워 본다면, 새롭게 하나씩 발견하는 자신을 만날 것 같다. 스스로 배우는 자의 사색은 다르다. 정한 주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시간과 장소를 정해 사색해 본다면, 사색은 잡념이 아니라 귀한 아이디어를 얻는 통로가 될 것이다.


배움으로 무엇인가를 얻으려 하기보다는 스스로 배우며, 자기 삶을 가꾸는 사람으로의 성장을 추구하라.’

자기 성장을 인식하고, 자신을 바꾸려 의식적으로 노력할 때에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으로부터 배우는 성장이야 말로 가장 실천적이며, 구체적인 배움이 된다는 저자의 생각이 그대로 전달되어 온다. ‘자신에게서 배우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절실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 스스로가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배움을 게을리할 수 없다.


능동적이고 지속적인 배움을 위해 열린 마음이 필수다. 만나는 모든 사람도 내게 배움을 주는 사람이고, 불현듯 찾아오는 사건들도 내게는 배움의 재료가 된다. 책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 또한 귀한 배움이 된다. 꾸준하게 세상문이 닫히는 그날까지 배우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 지속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이 호기심이라는 것을 알 것 같다. 매일, 매달, 매년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기대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저자가 생각하는 배움이란 열린 마음, 호기심, 인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이 간다. 일상에 모든 일들이 배움의 도구가 되고, 살아가는 일이 바로 배우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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