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리딩]-폴 R. 쉴리
사진 찍듯이 한번 찰칵! 모든 글귀가 뇌 속으로 들어오는 독서법은 읽기가 더딘 사람들과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돈과 영어의 비상식적인 관계>의 저자 간다 마사노리의 책을 읽다가 포토리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영어원서를 포토리딩으로 읽어 냈고, 덕분에 자신의 업에서 성공을 거 둔 일을 소개했다.
글자가 아닌 여백이나 글자와 글자 사이의 공백에 의식을 집중하여 시각 정보를 화상으로 인식하는 우뇌 중심 읽기다. 책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왜 저자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그 배경은 무엇이지를 함께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 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하고, 읽고 난 후 깨달은 점과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포토리딩을 할 때 병행 해야 한다. 조용하게 뇌와 글들이 만나는 읽기가 아니라 분주하게 뇌가 뛰도록 돕는 게 포토리딩 같다. 포토리딩을 쓴 저자의 영어원서 책을 인터넷에서 뽑아 읽었다. 읽어도 그 모호성이 답답해 도서관에서 포토리딩이라는 책이 있는 것을 보고 빌려 읽기 시작했다. 다른 책과 달리 포토리딩법으로 완독 했다. 선입관이란 계 무섭다. 한 권을 처음부터 읽던 습관이 있어서 포토리딩법으로 읽다 보니 내 안에 질문들이 일어난다. ‘이렇게 읽어도 되나?’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나?’ ‘진짜 이 방법이 맞나?’
포토리딩법이 잘 소개되어 있어, 2번 정도 읽었더니 책 내용은 익숙한데 여전히 석연치 않다. 결국, 다시 한번 원래 읽었던 방식으로 읽고 다른 책을 가지고 포토리딩을 해보고 있다.
포토리딩은 폴 쉴리가 개발한 속독 기법 중 하나다. 책이나 문서를 빠르게 읽고 정보를 잠재의식에 입력한 후, 의식적으로 활용하는 법이다. 뇌의 전두엽과 우뇌의 능력을 함께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든 책에 적용하기보다는 시험이나 정보 습득을 빠르게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독서법이다. 시나 소설 같은 장르는 느리게 읽으며 걸어가는 산보라면, 정보 중심의 책에는 포토리딩이 그 길을 달리는 자동차가 되어준다. 집중력 보다 전체적인 구조 파악이 중요하고, 처음에 익숙하지 않지만 반복해서 익숙하게 만들어 가면 될 것 같다. 한 번에 모든 걸 이해하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떠오르도록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포토리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책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이해하는 대신 무의식에 저장하고 끌어내기 위해서는 한 번의 깊은 담금질이 아니라 얇게 자주 담금질을 하는 읽기가 되어야 한다.
포토 리딩의 5단계는 다음과 같다.
1. 준비하기- 이 책에서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2. 미리 보기- 책 전체를 훑어보며 구조를 파악한다. 목차, 제목, 소제목, 그림, 굵은 글씨 등을 관찰 해야 한다.
3. 포토리딩- 페이지를 1~2초 간격으로 넘기며, 시선을 중앙에 고정하거나 또는 펼친 책의 사면의 끝을 본다. 의식적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4. 다시 보기- 활성화 단계로 잠재의식에 입력된 내용을 꺼내기 위한 읽기다. 중요 정보 중심으로 키워드, 질문, 요약 등을 통해 기억을 불러오면 된다.
5. 활성화하기- 필요한 정보를 다시 빠르게 읽는다. 여기서 사용되는 읽기 방식으로 인큐베이터(한번 빠르게 읽고 최소 20분에서 하루 정도 틈을 두고 다시 읽기), 질문 재검토, 슈퍼리딩(글 전체 표면을 훑어 읽기), 디핑(필요한 부분 한두 문장이나 단어 읽기), 스키터링(슈퍼리딩과 디핑 혼합, 즉 한번 훑어 읽다가 중요한 문장이나 단어를 만나면 멈춰 읽기), 마인드맵 그리고 마지막으로 래피드리딩(필요한 만큼 시간 투자해서 읽기-섹션, 장,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을 한다.
마인드 맵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책의 핵심이 뇌 속에서 쉽게 정리가 되고 장기기억이 되기 때문이다. 빠르게 읽고 나서도 책의 70%를 기억해 낼 수 있다. 책 사이사이에 포토리딩으로 자신의 업과 학업에서 성취를 이룬 사례는 '하면 된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포토리딩으로 분당 2만 5000 단어를 읽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핵심 정보만 골라 읽어낼 힘은 커진다. 막 수확한 콩에 잔돌들이 섞여있는 게 책이라면, 포토리딩은 콩만 골라내는 힘을 주는 책이다.
평소 읽기 싫어한 분야들을 시험삼아 포토리딩 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주인의 손길이 닿지 않아 침묵하고 있는 경제 서적이나, 인문 서적들을 자신의 세상으로 불러낼 수 있는 좋은 독서법이 포토리딩법일 것이다.
한 번에 포토리딩이 가능할 것이라는 욕심을 내려두고, 의식과 무의식을 활용해서 읽어내는 습관이 필요하다. 잠들기 전의 독서와 기상 후 독서의 연결로 연습을 해본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읽는 방법에 따라 책이 개개인에게서 태어나는 방식이 결정된다. 익숙하지 않지만, 지속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익숙하다 보면 능숙해질 것이다. 책 읽기에 대한 새로운 도전 의지를 심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