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나와 내 삶의 의미] - 장재형

by 조윤효

손안에 든 휴대폰처럼 작지만 유용한 내용으로 가득한 책이다. 헤르만 헤세의 책들을 통해 발견한 삶의 진리를 저자는 깊이 이해한 것 같다.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 읽어가며 밑줄을 긋다 보니 어느 순간 학생들의 노트처럼 되어버린다. 책의 표지부터 시선을 끈다.

‘삶은 자기 안으로 되돌아오는 여행이다.’


온통 외부의 삶에 눈길을 쏟아오다가 서서히 나라는 존재에 시선이 향할 때 만난 책이라 그 끌림이 더 강했다. 삶이 내 안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저자의 서두는 자신으로 향하는 여정을 즐기고 있을 것 같다는 부러움을 자아낸다. 네 권 속에 헤세가 담아낸 삶의 진리를 저자는 금광에서 금을 채취하듯 정교하게 드러냈다. 대학 시절 읽었던 책이지만 기억 속에는 제목과 어렵고 지루했던 느낌만 남아 있다. 운명을 다스리는 법, 고통을 견디는 방법, 삶의 흐름을 따라 살아가는 법, 삶을 명랑하게 만드는 법, 그리고 단 한 번뿐인 삶을 제대로 여행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마음에서 솟아나는 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다. 내가 겪은 모든 일이 나를 만든다. 삶은 자신이 빚어내는 작품이다. 내게 주어진 의무는 행복하게 사는 것뿐이다. 책의 제목들은 읽어야 할 정당성을 더욱 심어 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자신을 향해 가는 길임을 보여주는 이 책은 성장 소설이 아니라 분석심리학 연구의 결과물이다. 심리학자 융과 교류가 있었던 헤세는 자아(Ego)가 자기(Self)로 향하는 진정한 길을 담아냈다. 나답게 살지 못하는 이유는 자아와 자기를 혼동하기 때문이다. 거짓 자아를 극복하고 자기 자신이 되려고 할 때, 그리고 삶의 의미를 나만의 잣대로 측정할 때 비로소 자기답게 살게 된다.


그대는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존재한다.’

주인공 싱클레에게 크로머와 데미안은 결국 자신 안에 있는 ‘악’의 다른 모습일 뿐이다. 이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밝은 세상에서만 살던 데미안은 그림자가 있는 세계로 걸어 들어간다. 삶의 어둠을 부정하기보다 끌어안는 과정을 통해 자신으로 사는 법을 깨닫는다.

‘내 삶의 답은 이미 내 안에 있다.’

자기 자신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답이 있다. 삶 속에서 만나는 두려움이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힘을 가진다고 한다. 두려움을 유발하는 것과 단절하지 않고, 진실한 마음으로 대면하며,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때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된다. 결국 삶 속의 두려움을 이기려면 삶을 사랑으로 채우라는 헤세의 생각이 톨스토이와 닮아 있다. 꽉 닫힌 문을 여는 열쇠는 사랑이다. 마음 깊은 곳에 정원을 가꾸라는 그의 조언이 오래 남는다.


내가 겪은 모든 일이 나를 만든다.’

삶이 다채로운 이유는 행복과 고통이 교차하며 씨줄과 날줄처럼 단단한 밧줄이 되기 때문이다. 고통을 응시하고, 사랑하고, 모든 고통에는 한계가 있음을 알 때 고통을 다스리는 힘을 얻게 된다. 인생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잘 풀렸던 때보다 힘들었을 때가 더 선명히 남는다는 말에 공감한다.

나를 정의하지 못해 불안해졌다.

자신을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불안은 마음속 억압된 욕망이 있을 때 나타난다. 숨기지 말고, 불필요한 욕망과 집착을 내려놓으면 된다.

‘모래와 자갈 사이에서도 작은 꽃은 피어난다.’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아니라, 내 안에서 무엇이 꿈틀거리는지를 물어야 한다.

진정으로 고독해져 있을 때 자신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진정한 자유는 외부 구속으로 부터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내면의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다양한 감정에 열려 있는 상태를 유지하려면 고독이 필요하다.


인생을 사랑하면 죽음도 사랑하게 된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삶을 생각하는 것이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삶을 준비하는 것이며, 죽음을 알아야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죽음 때문에 삶은 깊고 섬세해진다.’

삶을 가볍게 사는 세 가지 방법:
첫째, 매 순간을 놀이로 만들어라.
둘째, 삶을 긍정하고 웃음을 배워라.
셋째, 문제들을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보라.
배낭이 가벼워야 여행이 즐겁듯 삶도 여행과 닮아 있다.


시간에 지배되지 않고, 두려움과 허황된 희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간을 돈으로 보고 매사 서두르는 것이 우리의 기쁨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적이다.’

적당한 쾌락을 즐기고, 소소한 기쁨을 놓치지 말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충분히 잠을 자라. 자연과 가까이하고, 매일 하늘과 나무를 올려다보는 습관을 가져라.


자기 자신에게 배우는 길이 곧 자기 자신으로 향하는 길이다. 외부 명령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인생의 전환점에서는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에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고 경험하라.


‘삶은 스스로 부여한 만큼 의미를 갖는다.’

오직 지금에 집중하고, 매 순간 자신의 권리를 부여하며 유일한 순간인 현재를 살아가라.

‘현재의 감정에 충실하라.’

인간 모두 각자의 소명을 따라 산다. 스스로 선택한 삶은 위험할 수 있지만 그만큼 뜨거운 추진력을 가진다. 가능한 것이 탄생하려면 불가능을 계속 시도해야 한다.


실존적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단순하다. 순간마다 원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자신 안의 가능성을 발견하라. 꾸준한 열정이 적절한 삶의 속도를 찾아준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행복하다.

행복하고 명랑하게 사는 사람은 자신과 잘 지내는 사람이다. 명랑함은 태양이 빛을 발하듯 타인에게도 영향을 준다. 일상에 매몰되지 말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기쁨으로 걷고 춤추듯 살아보자.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는 명랑함이다.


감사라는 등불을 마음속에 밝힌다면 완전한 기쁨이 찾아온다. 시작은 미약하나 언젠가 어두운 세상을 비추는 등대가 된다는 말은 큰 위안이 된다. 인생의 계단에서 각성이 필요하다.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성장한다. 질문하고, 결심하고, 작별하라. 그 과정에서 머릿속 흐려진 먹구름이 사라진다.


올해 최고의 책 중 한 권이다. 책이 삶을 이끄는 등불이 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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