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자리에
숨결조차 머물지 않는 자리에
나는 귀를 기울인다.
소리 없음이 가장 큰 울림이 되고
형태 없음이 가장 선명한 형상이 된다.
텅 빈 그곳에서
나는 스스로의 그림자를 만지고
비로소 살아 있음을 안다.
무는 끝이 아니라
끝을 품은 시작,
모든 색을 삼킨 뒤
다시 모든 빛을 낳는 어머니.
나는 오늘도 그 공허 속에 앉아
새로운 길의 첫 실마리를
조용히 꿰매어 본다.
엄마는 어쩌면 제일 처음으로 시작을 할 때도 지금도, 내일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달려 나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