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J

by 자하

< J의 화장실 >

어느새 세면대에 가득 찬 물을 바라보며 다시 거울을 보던 그는 문뜩 자신의 얼굴이 일그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결이 흔들릴 때마다 그의 얼굴이 부서졌다. 웃는 듯 우는 듯, 반쯤 일그러진 얼굴이 물 위에서 꿈틀거렸다. 물은 가득 채워져 바닥으로 흘러내려 남자의 바지를 적셨고 밑으로 흘러가 그의 양말로 적셨다. 마치 물과 하나가 된 채로 그는 욕조로 뛰어 들어가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졸린 두 눈이 번쩍 뜨일 만큼 한기가 뿜어져 나와 그의 몸을 매끄럽게 만들었고 담배냄새가 묻어있던 옷은 금세 하나의 넝마가 되었다.

그는

옷을,

숨을,

이름을 벗었다.


그렇게 윗옷을 벗고 바지를 벗고 속옷을 벗고 하나둘씩 벗어던져 남자는 물아래에서 춤을 췄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른 채 차가운 물속에서 땀을 흘리며,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미친 사람처럼 웃으며 춤을 췄다. 마치 물속에서 춤추는 생선처럼. 삶의 잔재를 털어내는 춤을 췄다. 마치 뜨거운 물에 푹 삶아진 계란이 된 듯 보였다. 그는 손끝으로 자신의 껍데기를 쓸어 올렸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 노른자를 진정하고 또 그렇게 진정하고, 차가운 물을 틀어 달아오른 열을 식혔다.


< J는 슬펐나. >

한차례 말을 거는 소리가 조용해질 무렵 남자는 거울 속 자신을 보았다. 면도를 하지 못해 입 주변에 멍든 것처럼 초록색으로 변색되어 마치 누군가에게 맞은 것만 같아 보였다. 잡초 같은 수염이 징그럽게 자라 있었다. 눈 밑이 축 늘어져 있었다. 마음에도 없는 웃음을 지어내기에 바빠서 주름이 더 깊어 보였다. 피부가 마치 창백한 시체라도 되어 보였다. 그는 개보다도 못한 처지였고 잠시의 자유도 누릴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