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축하해보다
2024년 4월 10일! 날짜를 말하고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에 대해 사람들에게 물어본다면 대부분 '국회의원 선거'일 것이다. 나에게 있어 또 하나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 바로 생일이다.
성인이 되고 나이 한살 한살 올라갈수록 생일의 특별함이 무색해지는 거 같다. 다들 "이제 생일이 뭐 별거 있나? 그냥 똑같은 날 중 하나이지."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의 생일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학창시절 때는 생일선물을 주고 받는 문화가 굉장히 중요했다. 잘 나가거나 인기 있는 친구들은 많은 선물과 축하 메시지를 받았지만 나는 흔히 잘 나가거나 인기 있는 학생은 아니었다. "내 생일 선물 챙겨줘"라고 말하는 친구들 선물만 챙겨주다가 선물은 받지 못한 적도 종종 있었다.
학창시절 생일의 개념은 나에게 있어 축하해주는 사람도 별로 없고, 기부 앤 테이크에서 확실히 실패당한 날이라고 개념 짓기도 했다.
성인이 된 후 생일을 주고 받는다라는 느낌은 많이 사라졌지만 나 또한 생일이 특별한 날인가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던 거 같다. 다만 친한 지인들 생일은 꼭 챙겨줬기에 나 또한 축하 메시지와 선물을 받으면 의미 없는 고마워�라는 말을 보내기 급급하기도 했다.
이렇게 생일의 개념이 무색해질 무렵, 작년 개인적으로 깊은 우울함에 깊이 빠지게 되었다. 뭘하든 힘들고, 내 존재 자체가 비참하다는 느낌이기도 했다. 이 당시 나의 생일은 다가왔다. 생일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나였지만 비참함을 느꼈던 나를 특별하게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일단 그 당시 나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통통함과 각진 얼굴, 웃을 때 더 도드라지는 광대..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예쁘지 않는 내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그냥 느낌이 가는 사진관을 인터넷에서 고르고, 예약한 후 곧바로 사진관에 가게 되었다. 따뜻한 햇빛이 비추고, 핑크색의 사진관이 인상 깊은 곳이었다. 나를 웃는 얼굴로 환영해주었고, 어색하게 웃는 내 모습을 모두 다 예쁘다고 해주었다. 이상한 곳이었다. 평소에 자신감이라곤 없던 나였기에 사진을 찍을 때 주로 웃지 못했는데 그 사진관에서는 환한 웃음이 나왔고, 다양한 표정이 나왔다. 또 당시 사진관에서 펜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모르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모르는 사람의 편지를 뽑는 시스템이었다. 누가 뽑을지 모르지만 당시 내 걱정과 우울함에 대해 나누었다. 또 모르는 사람의 편지를 뽑았는데 글로만 읽어도 밝은 에너지가 느껴지던 분이었다.
To. 이 글을 읽으시게 될 멋쟁이
(생략) 조금 더 '나'스럽게 찍고 싶어서 왔어요! 아 저 오늘 생일이에요
편지를 읽으시는 분이 어떤 분이실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굉장히 멋지신 분이라는 거에요. 저는 멋진 사람으 아니지만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면서 같이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이에요. 비록 힘든 일도 많고, 안 좋은 일도 많이 겪었지만 그런 모든 일들이 저를 성장시켜 준다고 생각해요. 왜 실패를 많이 하면 성공한다고 하잖아요. 저는 아직 실수투성이라 많은 실패를 겪어야 할 거 같아요. 근데 두렵거나 무섭지는 않아요.
(생략) 편지를 읽고 계신 분이 부디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원하는 일, 하고 싶은 일 다 이루며 살길 바래요.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제가 기도할게요
모르는 사람이 나의 행복을 바란다는 게 낯설기도 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또 나처럼 실패와 좌절을 겪는 상황이 왔어도 두렵거나 무서워하지 않는, 낯설고도 나와는 다른, 지금도 모르는 그 분이 참 감사했다.
이상하고도 따뜻한 그 사진관을 나오면서 사진을 찍어주신 분께서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실거에요! 응원할게요"라고 말씀해주셨다. 내가 싫어했던 내 모습이 다시 사진을 보니 그렇게 이상하고, 못생기지만은 않았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좋아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1년 뒤, 나는 우울함이라는 깊은 바다와 같은 감정에서 잘 헤엄쳐 나왔다. 그 우울함이라는 감정은 파도처럼 종종 밀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 파도를 잘 헤엄치는 법을 배워나가는 중이다. 종종 '아 나 왜 태어났지..안 태어났으면 이런 힘든 일도 안 겪었을텐데..'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안 태어나고 싶었어도(?) 그래도 1년 중 내가 태어난 내 생일의 나를 진심으로 축하해주기로 했다. 우울함을 헤엄친 나 수고했다, 오늘도 과식했지만 내일 과식 안할 가능성이 있는 나 참 잘했어!라고 격려해주고, 축하해준다.
그래서 1년 중 내 생일은 요즘에 특별하게 보내는 중이다. 1년 중 내 모습을 항상 사진관에서 사진으로 남긴다. 1년간이라도 조금씩 분위기나 모습이 달라지기도 하는 게 신기했다. 또 이번 생일은 블로그를 통해 지인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편지 쓰기 이벤트를 소소하게 진행중이다. 내가 모르는 사람의 편지를 보고 힘냈던 것처럼 내 편지를 보고 모르는 사람 혹은 내 지인이 조금이라도 힘을 얻는다면 그것 또한 특별한 생일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나는 내 이번 생일 축하해주었다.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
쿠키글.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머리가 휙 돌면서 핑 어지러웠다. 요즘 새로운 사업이 생기면서 일이 많아서일까.. 집에 오자마자 화장을 못 지우고 잠이 들었다. 나도 몰랐지만 내가 요즘 힘든가보다. 고기도 잘 챙겨먹고 잘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