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미디어가 우리에게 빼앗은 것.

by 레미

유튜브(YouTube)의 발달은 인류의 삶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 변화를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정보의 홍수화’일 것이다. 유튜브 활동의 금전적 수익이 상당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은 너도나도 그 시장에 앞다투어 뛰어들었다. 직업을 가리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수많은 컨텐츠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미디어화하여 유튜브에 게시하다보니 세상의 거의 모든 정보가 다 제공되고 있다. 법학이나 의학 등, 전문가를 대면해야만 알 수 있었던 고급 정보들 또한 이제 유튜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영상물과 함께 제공되는 정보의 편리함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은 이제 구글이나 네이버보다 유튜브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게 되고, 높아지는 조회수에 비례하여 더 많은 금전적 수익이 창출되니 계속하여 새로운 정보를 담고 있는 다양한 미디어 영상들이 다시 업데이트된다. 나 또한 유튜브에서 수많은 정보를 받았고 실생활에 적용함으로써 큰 도움을 받고 있는 사람 중 하나이다. 이 복잡한 세상 속에서 삶의 질을 높임에 있어 다양한 정보는 필수이다. 그런 점에서 유튜브는 인류에게 분명 큰 도움이 되는 플랫폼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유튜브가 인류에게 빼앗은 것이 있다.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가치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인간사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가치 중 하나, 바로 ‘새로운 것을 대면하는 감동’이다.

예를 들어 미술품 전시회가 열린다고 가정한다면, 그곳에 갈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미술품 전시회에 대한 정보를 유튜브에서 보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조차도 초고화질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한 시대인 만큼, 선명한 화면으로 미술관의 시작부터 들어가는 입구, 작품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미디어들이 바로 검색될 것이다. 그 아래에는 선명한 자막으로 방문객들이 알아두면 좋을 필수적인 정보가 함께 나열된 채로 말이다.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그곳이 어떤 구조이고, 그곳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다는 것을 완벽하게 다 알 수 있다. 예전 같았으면 직접 가보고 몸으로 부딪혀지 않으면 못 알아냈을 정보들을 이제는 거실 소파에서 다 파악할 수 있으니 더할나위 없이 편리한 세상이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 우리는 감동을 잃어버린다. 사전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과하다. 이미 가기 전부터 그곳에 있는 미술품이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 다 본 사람에게는 진품을 처음 대면했을 때 받는 참신한 감동이 없다. 그냥 영상물에서 봤던 것을 실제로 본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영상물을 보고 이미 많은 정보를 파악하여 그 작품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석과 감정이 정리된 우리는 진품을 봐도 새로운 것을 발견한데 대한 감동이 없어져 버렸다.

사실 아무리 정교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라도 영상물이 진품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다 표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전에 어설픈 지식을 너무 많이 얻으면 신선한 감동을 놓칠 뿐 아니라. 중요한 포인트도 놓칠 수 있다. 작품의 감동은 오로지 작품을 직접 대면하여 만나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편리함을 위해 그 감동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물론 가족들과 함께 다니기에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온 가족이 함께 쉼을 누릴 수 있도록 여행계획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래서 꼭 필요한 순간을 제외하고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여행책자 등을 보면서 정보를 얻는다. 영상물을 보면서 정보를 얻는 것은 되도록 지양하는 편이다. 그 자연을 마주할 때, 그 건축물을 마주할 때, 그곳의 모든 흙과 물과 공기를 처음으로 느끼며 마주하는 감동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것은 취향의 차이일 것이다. 유튜브에는 일반인의 체험기뿐만 아니라 여행사, 전문 가이드 등이 웬만한 여행책자 못지않게 해박한 지식과 정보로 여행지에 대해 소개하는 영상이 흔하다. 미리 다 파악해야 안심이 되는 사람, 불확실한 요소를 최대한 제거하고 가야 되는 사람 등에게는 영상물을 이용하지 않는 내가 외려 이상해 보일 수 있다. 나도 현 시대의 편리한 방법을 마다하고 굳이 책자를 찾는 내가 이상해 보인다.

그러나 이것이 내가 여행을 누리는 방법이다. 섬세하고 웅장한 바르셀로나의 위대한 미완성 건축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Sagrada Familia)을 처음 봤었을 때의 감동을 나는 잊지 못한다. 사진이나 영상물에 현혹되지 않은, 순수한 눈으로 새로운 것을 처음 봤을 때의 감동, 오늘도 나는 그런 여행을 꿈꾸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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