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나 카페를 갈 때, 분명 정당하게 손님으로 왔고 돈을 지불할 용의도 있는데, 마치 오지 말아야 할 곳을 와서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친절한 건 고사하고 무뚝뚝함을 넘어선 퉁명스러움은 숫제 얻어먹으러 온 사람 취급하는 것 같다. 왕처럼 대접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고객으로서의 대우는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만큼 불친절한 식당이 생각보다 많다. 다만 친절도는 손님이 많고 적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가족과 나들이를 갔을 때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러 갔을 때, 특이한 이름의 음료가 있어서 이것이 어떤 맛인지 설명을 듣고자 물어보자 열심히 스마트폰을 보고 있던 직원이 귀찮다는 투로 설렁설렁 대답하는 것을 보고 수고하라는 짤막한 말과 함께 그냥 나왔다. 별로 팔고 싶지 않아 보이기에 굳이 이런 사람의 매상을 올려주고 싶지 않았다. 이 가게에 다시 올 확률은? 없다.
불친절하게 대하는 직원을 보면 일단 별로 먹고 싶지 않다. 그 사람이 사장이면 말할 것도 없고, 직원이나 알바라 할지라도 그 식당에서는 식사를 하지 않고 그 카페에서는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 직원 교육을 똑바로 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된 음식이 나올 리 만무하다는 개인적인 견해 때문이기도 하다. 불친절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업주의 마인드가 손님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려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손님에게 내가는 음식에 정성을 쏟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내 경험으로는 거의 없다.
실제로 직원이 불친절할 경우, 아무리 손님이 가득 차고 줄이 길게 늘어진, 매스컴에 많이 알려진 식당이라 할지라도 대부분 그 식사가 맛이 없다. 이건 나 혼자만의 견해가 아닌, 많은 주위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이는 단순히 기분 탓만은 아니겠지만 기분 또한 영향을 미친다. 기분이 상하면 몸의 컨디션까지 다운되기 마련이다. 몸의 컨디션이 떨어지면 오감(五感)이 제대로 작동할 리가 없다. 당연히 음식의 맛이 실제보다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기일회(一機一會)라는 말이 있다. 일본의 가이세키(懐石) 요리에서 쓰는 말이자, 차를 대접하는 다도(茶道)의 근본 사상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과는 일생에 단 한 번밖에 만날 기회가 없다는 생각으로 모든 정성을 다해 모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마음가짐이다. 상대에게 내가 갖고 있는 최고의 음식을 드리려는 마음자세가 바로 손님을 대하는 마음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을 접대하는 근본은 이 손님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이 재료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법을 찾아내서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드려야 한다. 업주 입장에서는 수백 개의 음식 중 하나일지 모르나, 받는 손님 입장에서는 그 음식이 전부다.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데 손님 한둘쯤이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하기 싫은데 억지로 나와 있는 티를 팍팍 내며 알아달라고 호소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마인드이든 간에 그 마음가짐은 틀렸다. 서비스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요식업뿐만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는 모든 직업이 서비스업이다. 그런데 그 기본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직업적 권위와 자긍심을 손상시키는 행위이다. 사람을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은 사람을 대하는 직업을 가질 자격이 없다.
과연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불평하기 전에, 손님들의 미각을 원망하기 전에, 자신들이 기본을 지키고 있나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