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엄마의 육아

오늘은 괜찮다 - 우울증 엄마의 회복 일기

by 불완전 박사

육아는 누구나 어렵다.


아기는 계속 나를 찾는다. 조용해도 또 언제 울지도 모른다.
집은 매일 정신이 없고, 집안일은 몇 배로 늘어난다.
밤에 잠을 푹 자기도 어렵다.
특히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 육아는 훨씬 더 어렵게 느껴진다.



우울증 엄마의 육아 단점


일단 에너지가 너무 적다.
해야 할 일은 많아졌는데, 나를 찾는 시간은 사라진다.
피곤이 쌓이면 아이들에게 짜증을 낸다.
아이들이 치는 사고나 떼쓰기를 참고 넘어가고 싶지만, 참아지지 않는다.
참을 에너지가 없다.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도 쉴 수 없다.
남은 집안일을 해야 한다.

나의 경우엔 아이들의 울음에 불안이 확 올라온다.
울음은 무언가 잘못되어 가는 신호 같아서 나를 긴장하게 한다.
아이들이 단지 의사소통이 안 될 때 운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내가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느껴진다.
에너지는 더 빠져나가고, 죄책감이 밀려온다.

어느 책에서 읽었다.
아이는 부모의 심리적 약점을 드러내게 한다고.
정말 그렇다.
나도 나의 약한 부분을 아이들을 통해 더 많이 보게 되었다.
남편도 비슷한 상황이라 우리 부부는 많이 싸웠다.
아이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싸우진 않았을 것이다.



우울증 엄마의 육아 장점


그래도 아이를 보면 웃게 된다.
우울하다가도 아이가 뽀뽀를 하거나 안아줄 때,
그 사랑스러운 마음이 전해져서 우울함이 잠시 멀어진다.
그 순간만큼은 괜찮다.

아이를 사랑하며, 나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몰라 책을 읽고 상담을 받아도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런데 나를 닮은 아이를 사랑하면서 조금씩 감이 왔다.
“아, 이게 나를 사랑하는 거구나.”
그렇게 나는 나를 조금씩 좋아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통해 드러난 나의 약점도 이제는 치유되고 있다.
처음엔 더 아팠지만, 드러난 상처를 보면서
‘내가 이런 부분에 많이 신경을 쓰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그리고 그 깨달음 덕분에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아이 덕분에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아이 없던 시절엔 우울하면 그냥 우울감에 파묻혀 있었다.
벗어나야 할 이유도, 동기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이들이 나의 동기가 된다.
더 열심히, 더 의지를 가지고 우울감에서 벗어나려 노력한다.
그래서인지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회복되는 것 같다.



우울증 엄마의 매일


우울증이 있다면, 최대한 치료를 받고 엄마가 되는 게 맞는 것 같다.
나는 거의 치료가 다 되었을 때 아이를 가졌는데도,
다시 증상이 나타났다.
그래서 ‘우울증이 있는 엄마’가 되었다.
이미 저질러진 일, 이제는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우울감에서 벗어나려 한다.
매일, 조금씩.

오늘은 또 매우 괜찮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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