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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a Nov 14. 2021

당신은 몇개의 단어로
생각하나요?

#첫번째 에세이



어떤 단어가 매력적인/괜찮은 단어일까?



이 지점에 있어서는 서로의 생각이 다를텐데 그건 당연하다. 

각자의 가치관이 다르듯 좋은 어휘에 있어서도 서로의 기준이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 


나의 경우는 9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큰 범위에서의) 기획의 업무를 하던 사람으로서 언제나 팀 사람들, 타 부서, 제작팀, 프로덕션, 온갖 관계자들, 클라이언트들 과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주로 회의)'을 통해 무형의 '생각'에서부터 유형을 만들어야 했던 사람이였다. 그러다보니 창의성이나 설득력이 중요한 상황에 놓이곤 했다. 다른 관점을 갖고 문제를 정의하거나, 창의적이고도 영감을 줄 수 있는 생각을 하기도 해야 하고, 그 생각을 상대에게 잘 전달 혹은 설득하는 것도 중요했다. 말 그대로 쉬운 작업이 아니였기 때문에 좌절을 하는 경우도 많았고 간혹 운이 좋을땐 기쁨이 크곤 했었다. 


그 오랜 과정을 겪으며 내가 깨달은 것은, 어쨌든 인간은 생각을 하건 대화를 하건 적절한 '글'과 '말'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당연하게도 글과 말의 문장에서 첫단추인 적절한 단어선택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적절한 단어를 사용했을 때에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 중 기능적으로 '정확성, 명료함'은 여기서는 잠시 배제하려 한다. (모두가 동일한 값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같은) 내가 주목하고 싶은 가장 좋은 단어는 듣는이로 하여금 이해됨과 동시에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생각의 확장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다. 그럴때 단어는 적절하다 못해 매력적이게 된다. 


생각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는 말로는 설명이 좀 어렵다. 여기서도 단어의 도움이 약간 필요한데, 눈을 가리고 달리는 말처럼 좁은 사고를 하던 사람이 어떤 단어를 통해서 옆을 보게 되고, 위와 아래도 그리고 뒤도 보게 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말하자면 생각이 '트인다'는 개념이다. 이런 단어가 들어간 문장은 의미가 훨씬 살아있고, 맛이 풍부해져 감칠맛이 나게 된다. 상대에게 어떤 인상을 남길 수 있고, 원하는 바를 더 잘 이해하게 만드는 역시 물론이다.

이런 경험, 겪어본적 있지 않나요? 홀린듯이 빠져드는 누군가의 대화나 발표를 들어본 적. 

왠지 모르겠지만 '저사람 말잘하네, 매력적이다' 로 단순히 생각했었다면 다음엔 자세히 그사람이 선택한 단어에도 집중해서 들어보자. 신은 디테일 속에 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입장에서의 좋은 단어에 대해 길게 이야기 했지만, 생각해보면 꼭 마케터나 기획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함께 공유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대화를 통해 무언가를 도모하게 된다. 어떤 서비스를 생각해내는 스타트업의 대표라고 하더라도 그 생각을 진행 시키고 고무시키는 투자자와의 설득과정, 직원과의 소통을 반드시 해야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다못해 요즘은 가게 주인들도 SNS를 통해서라도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시대가 아닌가. 상대방의 '생각을 트이게 하는 단어'를 택하는 일은 특정경우가 아니여도 언제나 중요하다. 

당신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살아있게 만들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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