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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상으로

불량주부 성장기

by 글로다시

불량주부의 큰 도전이었던 55일간의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눈이 오던 3월부터 시작해서 매일매일 하루 4시간의 교육과정을 무사히 수료하고 이제는 마지막 현장 실습 이틀을 남기고 있다.


집안에서만 생활하던 주부가 과연 매일 아침 출근처럼 집을 나설 수 있을까? 완주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이렇게 수료하고 나니 뿌듯하다.



그 사이 우리 집의 아침일상도 바뀌고 나의 일상도 큰 변화가 있었다.

늘 아이들을 배웅하던 엄마에서 아이들보다 먼저 나가는 엄마가 되었다.


나의 루틴도 바뀌어 오전에 하던 집안일을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는 오후에 집안일을 했다.

새로운 루틴이 낯설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어느새 교육이 마무리될 때쯤엔 나름 익숙해졌었다.




언 3개월간 매일 아침 나가던 일상이 마무리되었다. 다시 예전의 아침을 맞이하는 게 또 어색하다.


아이들이 아침을 먹을 동안 식탁에 앉아 있어 주고 등교하는 엘베까지 따라나서는 예전의 내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기분이 이상하다. 뭔가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사람 같기도 하고 남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다.

이제 또 뭘 해야 하나? 머리를 굴려보지만 딱히 정답은 없다.



시간이 없을 땐 하고 싶은 것도 많더니 다시 시간이 많아지니 이리저리 방황을 한다.

취직을 해보겠다고 직업연계교육을 수료했는데 또 막상 취직은 하기 싫다.

ㅎㅎ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다.


교육하기 전 거의 매일 만나 수다를 떨던 멤머들도 나의 부재의 시간 때문인지 거리감이 느껴진다.


이젠 차 마시고 수다 떨던 전업주부도 아니고, 매일 나가던 교육생도 아니고, 전업주부에서 오전에 공부하고 도전하던 나도 아니고... 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무엇부터 다시 해야 할까?


완주의 만족감과 동시에 허탈함? 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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