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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하기 정말 힘들다. 1화

엄마도 처음이니까

by 글로다시

"엄마 갑자기 앞이 안 보여 ~~ 어떻게 ㅠㅠ"


라고 울면서 둘째에게 전화가 왔다.

나는 놀라 온몸이 후들거렸다.


그날따라 아이학원이 끝날 때 즈음 청소기를 돌리는 바람에 전화소리를 듣지 못했다.

부재중 여섯 통 화가 와있었다.

앞은 안 보이고 엄마도 언니도 아빠도 그날따라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일요일이라 각자 볼일들을 보느라 바빴다.



아이는 학원수업도중 한쪽눈이 안 보이기 시작했고 너무 놀라 눈을 깜빡였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학원 선생님께는 아프다는 말을 못 하고 다음 학원으로 가야 하는 시간까지 참고 버티다가 너무 무서워서 근처에 안과로 달려갔다고 했다.

그러나 일요일이라 문은 당연히 닫혀 있었고, 아이는 그때부터 눈물이 터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가족들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으니 얼마나 무서웠을까?


전화를 받으며 나도 몸이 떨렸다. 우는 아이를 달래며 엄마가 데리러 가겠다고 했다. 집으로 데려오는 동안 시력이 서서히 돌아온다고 했다. 집에서 쉬라고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한다.


머리가 많이 아프다니 너무 겁이 났다. 타이레놀을 급히 주고 좀 누우라고 하니 누우니 더 아프다고 눕지도 못한다. 안 되겠다 싶어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로 향했다.


응급실에서 ct를 찍고 엑스레이를 찍고 이런저런 검사를 했다. 피검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두 시간을 넘게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이는 시험공부 걱정뿐이다. 이렇게 누워 있을 시간이 없다는 거다. 시험범위까지 공부를 못한 과목에 대해 걱정을 했다.

아이에게 나는 성적보다 건강이 우선이라고 말해 줬다.


검사 결과가 나왔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다고 한다. 편두통이 오기 전조 증상으로 시야가 흐려졌고, 나중에 편두통이 온 거라고 말해줬다. 그러면서 묻기를 최근에 잠을 못 잤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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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아이는 새벽 3시에 잠을 잤고, 평생 안 먹어보던 커피도 마셨다. 그러다 쓰러진다고 말렸지만 시험과목도 많고 학원마다 과제도 많이 내줘서 잘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러더니 결국 이렇게 탈이 났다.




집으로 돌아와 오늘은 공부고 뭐고 하지 말고 일단 쉬라고 했다. 다음날 다시 외래로 가서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었다. 모든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며 피로감 누적과 스트레스가 원인 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고3이냐고 물었다. ㅎ 우리 아이는 중3이다.



병원에서 돌아와 집에서 휴식을 하던 중 아이가 말한다.

내일 학교 갈 생각에 심장이 뛰고 가슴이 조여온다고 한다.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한다.

이 또한 무슨 일인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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