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에 일기를 써보자
아이들이 크니 주말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 각자 보내는 주말이 되었고 무엇보다 아침에 일어나질 않는다. 그러다 보니 나도 급히 아침을 해야 할 일이 없어졌다.
아니 생각해 보니 둘째가 공황으로 인해 다니던 학원을 모두 정리해서 할 일이 없어진 거다.
아이가 학업을 중단한 건 가슴 아픈? 일이지만 나는 주말 아침이 여유로워졌다.
일찍 일어나 내 할 일을 다하고 나도 아이들이 일어나질 않는다.
처음엔 조용히 아이들이 깨기를 기다렸다. 시간이 갈수록 그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졌다. 차라리 이 시간을 나를 위한 생산적인 뭔가를 하고 싶어졌다.
그러던 중 집 앞 평생학습원에서 ai 강좌가 열렸는데 마침 토요일 아침시간이었다. 바로 신청을 했고 토요일마다 수업을 들었다. 수업을 듣고 와도 아이들은 자고 있었다. 엄마가 어디에 다녀온 지도 모른 채...
수업이 토요일이다 보니 주말에 일이 있어 백 프로 출석은 어려웠지만 그래도 별일 없는 날은 아이들 기다려 아침준비 하던 시간에 ai를 배우러 나가고 실습을 하고 오니 즐겁기만 했다.
3개월간의 수업이 지난주로 마무리를 했다. 수업을 들으며 짝꿍과도 친해져서 개인적으로 만나기도 했고, 다른 학우 분들과도 정이 들었는데 수업이 끝이 났다. 강사님도 60이 넘은 나이에도 어쩜 열정도 많으시고 목소리톤도 좋으시고 항상 밝게 우리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 주시려 하시는 모습에 진심이 느껴지는 수업이었다.
집에 오니 갑자기 다음 주에 갈 곳이 없어졌다는 상황에 조바심이 느껴진다. 이제 토요일 아침 무엇을로 채울지 고민이다. 부부간에 사이가 좋으면 알콩달콩 어디를 다니겠지만 우리 부부는 코드가 안 맞는다. 그동안 수업을 핑계로 아침부터 나갈 수 있어서 좋았는데...
당장 다음 주 토요일 어떤 일을 하며 나에게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볼까?
연말이라 시에서 하는 강좌들도 방학인 거 같은데...
평일에 도서관을 자주 다니기 때문에 주말에는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
주말 오전 아르바이트를 구해볼까?
등산? 이런 건 나랑 안 맞는 거 같고, 날도 춥고...
다른 주부들은 주말에 뭐 하고 지내나? 궁금해진다. 나만 이렇게 심심한 건가?
사실 심심하다기보다는 일어나지 않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울화통이 터진다. 그 시간도 아깝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도 어릴 때 주말에 늦게 일어났던 기억이 있어서 그냥 두긴 한다. 그래서 그 시간을 기다리면 더 화가 나니 다른 일을 하며 내 시선을 돌려야 내 정신 건강에도 좋다.
그래도 둘째가 공황증세가 많이 나아지고 있음에 감사하다.
비록 코드는 안맞지만 내가 뭘 하든 늘 웃고 있는 남편도 감사하다.
힘든 학교생활을 하는 중에 자격증에 도전해서 합격한 첫째도 기특하고 감사하다.
이렇게 감사일기로 내 마음을 안정 시켜본다.
앞으로 나의 주말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ai에게 물어봐야겠다.
ai 배웠으니 써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