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7)

화해하지 못한 엄마를 기리며

by 대나무 숲

그다음 일은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동생에게 연락 후 마주 앉아 앞으로의 일을 의논했을 것이며 시차가 다른 언니에게 시차를 계산해서

전화했을 것이다

그리고 간호와 치료를 어떻게 할지 의논했던 것 같다

우리 4남매는 모두 극 T다

엄마 불쌍하다며 울거나 연민 동정 후회 이런 건 잘 표현하지 않고 앞으로의 일을 의논했을 터

엄마가 돌아가신다는데 안 슬플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런 걸 내놓을 줄을 몰랐다

본인 감정은 본인이 알아서 혼자 배출했을 터

엄마에게는 기침이 오래돼서 입원하면서 치료받으셔야 한다고 둘러 대었다.

엄마는 오랜만에 받는 관심에 기분이 좋으신 듯했다

교회에선 목사님이 바로 심방을 와 주셨고, 소식을 들은 내 친구들이 어머니~~~ 하면서 찾아와 주니

엄마는 그야말로 기분이 조크든요였다

거기다 친구들이 가면서 퇴원하시면 맛난 거 사 드시라고 베개밑에 봉투도 넣어 주고 갔다

엄마는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어린 소녀처럼 잘 웃고 오랜만에 목소리에 힘이 들어 가 있었다

그것도 잠시, 이틀 정도가 지나니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담당의 말로는 폐에 물이 차올라 그렇다는데 그동안 잘 못 드시던 엄마가 갑자기 일주일 사이에 고농도

영양제를 쏟아부으니 암세포도 활발히 활동하는 것이란다

지금 이 병원에선 영상의학과가 사진을 찍는 정도라 근처 대학 병원으로 가 폐에 찬 물을 빼고 오란다

토요일의 악명 높은 외곽 순환도로

사설 구급차에 누운 채 이동하는데 꽉 막힌 도로는 아무리 사이렌을 울려도 요지부동

병원 출발 한 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도착한 응급실은 교통사고 환자, 축구하다 발목이 꺾인 환자

어디선가 떨어져 피를 흘리는 환자 아무도 우리를 쳐다보지 않았다

진통제가 다 되어가서인가 엄마는 통증을 호소하고 딸아이가 여기저기 붙잡고 사정하다 급기야 울며

우리 할머니 좀 봐달라고 해서야 절인 배추처럼 피곤에 절은 수련의가 같이 딸려 온 차트를 보더니 기다리시란다. 우여곡절 끝에 병실로 들어간 엄마는 여러 개의 주사줄과 소변 줄을 거추장스럽다며 짜증을 내시고

그럼 어떡하냐고, 엄마가 애냐고 불편해도 참고 견디시라고 나는 나대로 집안일에, 엄마 병시중에 벌써 지치고 힘이 들어 엄마에게 말이 곱게 나가지 않았다

그래도 그 밤에 숨이 차 하는 걸 보던 담당과의 전공의가 우선 일부라도 물을 빼 드린다고 처치실로 모셔갔다

갑자기 빼면 폐가 유착이 올 수 있다고 천천히 , 조금씩 뺀다고 했다

진한 오렌지 주스 같은 색깔의 물을 1리터쯤 뽑고 나니 그래도 숨 쉬기가 수월해졌다

그렇게 대학병원에서의 첫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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