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용필 조

청춘을 돌려다오

by 대나무 숲

정말 오랜만이었다

추석이라 해도 오고 가는 이 없는 단출하다 못해 마당비로 쓴 듯 적막강산인 우리 집이다.

올봄에 결혼 한 아들은 색시와 함께 토요일에 내려와, 먹고 싶다던 게를 먹고 갔다

그것으로 모든 추석 행사는 끝이었다

명절에나 한 번씩 오던 친정 오빠는 디스크로 인해 1시간 넘는 우리 집까지의 운전은 무리여서

못 오게 됐다고 연락이 왔다

명절에 소찬이라도 챙겨야 할 지인이 있어, 망설이다 잡채에 전을 부치고 나니 저녁식사 때

남편과 딸 나 이렇게 셋이 조촐한 저녁상을 차려 TV앞에 앉았다

광복 80주년 대기획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별 기대 없이 봤다

왜냐하면 조용필 그는 8~90년대의 TV에서는 틀면 나오는 수도꼭지 같아서

그의 tv 출연은 당연했기에 ,그의 노래는 따로 외우지 않아도 들으면 자동으로 가사가 나왔다

지금처럼 음원이 다양한 시절이 아니었다

LP판이나 , 카세트 테이프, 그 시기를 지나서 CD

그리고 tv에서 해주는 음악 방송

이 모든 것을 거치며 나와 남편은 20대 30대 40대를 지나왔다

어느 순간, 그는 범접할 수 없는 위치로 가버리고 음악 활동은 예전처럼 왕성하지 않아도

잊히지 않을 만 큼 발표했다

가수도, 나도, 남편도 각자의 위치에서 세상이 주는 바람을 맞으며 살아냈다

TV화면에 비친 , 카메라가 잡은 그는 그다지 나이 들어 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싶었다

50년생 75세 와~ 할아버지다

세월을 뛰어넘는 노래실력, 함께하는 밴드

위대한 탄생

그 가수에, 그 밴드 오 마이 갓

따라 부르다 남편과 나는 각자의 추억에서 잠깐씩 목이 메어 오고.....

같이 부르던 딸은 `나는 왜 때문에 이 모든 노래를 아는지' 하며 신기해했다

옆에 계시면 고맙다고, 잘 지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다고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식사가 끝나고, 내려 준 커피를 마시면서도 마음이 가라앉질 않았다

갱년기를 지나 노년으로 가는 초입에 있는 나는 부석부석한 왕모래 같았다

도무지 나의 메마른 마음을 일으켜 세울 일이 없었다

앞치마를 두른 채 , 팔을 휘저으며 남편과 박자도 놓쳐 가며 신나게 불렀다

남편이` 저기에 있는 사람들 얼굴이 행복해 보인다 '라며 부러워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음 꼭 가자며

행복한 추석 선물이 됐다

영원한 가왕 용필 오빠!!!!!!

빛나는 불꽃으로 타 오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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