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말아먹는 밥
엄마는 늘 밥에 물을 말아 드셨다
반찬은 단출하게 여름엔 오이지나 열무김치,
나머지 계절엔 젓갈류가 있으면 좋아하셨다
그 시절 명란젓은 조금 가격이 나갔다. 조개젓이나 새우젓 양념한 것을 즐겨 드신 것 같다.
실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무심히 지나쳤을 엄마의 밥상
엄마가 무언가를 푸짐히 드시는 걸 본 적이 없다
위장이 안 좋으신 이유도 있었다
그저 끼니 때우는 걸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셨다
요즘의 내가 그렇다
예전에야 점심 약속은 늘 있었고, 이리저리 만나고, 같이 다니며 즐겁게 보내던 시간이 있었다
상황이 맞으면, 남당항으로 새조개 먹으러 가고, 강화의 선수포구에서 밴댕이구이
새로 문을 연 한정식 집, 우후죽순처럼 생겨 났던 파스타집
그러던 시절은 다 지나가고 어느새 나이를 먹으니 남편과의 아. 점이나 홀로 먹는 점심이다
약을 먹어야 하기에 뭐든 한 끼는 먹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먹는 점심
오늘은 무쇠솥에 밥을 하고, 남은 밥을 눌려 뒀다 끓여 먹었다
냉장고를 열어도 딱히 입에 맞는 반찬이 없었다
그제야 엄마의 물 만 밥에 조촐하다 못해 빈약한 밥상이 떠 올랐다
설렁탕을 사고 가게에서 포장해 준 깍두기, 겉절이, 계란 프라이
그렇게 놓고 점심을 먹었다
이래서 엄마가 젓갈을 좋아하신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마음 한쪽이 쓰렸다
젓갈을 살 때 가격 차이가 얼마나 난다고 친정에 가져갈 거는
알이 터져서 가격이 조금 싼 걸로 사갔다(일종의 파지 제품)
새우젓을 살 때는 더 많이 고민을 했다. 육젓은 오젓이나 추젓과는 가격 차이가
거의 배나 됐기에 , 결국 망설이다 팔 수 있는 제일 적은 양을 사갔다
아마도 남편 혼자 외벌이에 스스로 눈치를 본 듯하다
그러면서도 화곡동에 가져가는 것은 제일 좋은 것으로 사갔다
명란이던, 새우젓, 조개젓, 국물용 멸치, 미역, 다시마...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그렇게 했나 나 자신이 미워진다
점심 먹고 마트에 가서 젓갈 코너를 기웃거려 봤지만 우리 식구들은 명란조차 별로라고
그다지 반기지를 알기에 기웃거리다 왔다(짠 음식은 좋아하지 않으니)
낙지젓, 오징어젓 그 외 작은 병에 담긴 여러 종류의 젓갈이 있었지만 눈으로만 보고
결국 그냥 왔다
흐 음 어떻게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혼자 먹는 점심이 숙제처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