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을 지나며
요즈음 아침 10시
동향으로 창이 난 우리 집 거실의 풍경이다
베란다 문을 열고 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커피 한 잔을 내려 향을 맡으며
임윤찬의 연주를 듣는 것
행복하고 , 감사하다.
남편과 딸이 각자 본인 시간에 맞춰 출근한 후의 혼자 있는 나의 일상이다
눈에 보이는 집 내부는 수리가 시급한데 엄두를 못 내고 그냥 불편함을 누르고 지낸다
그래, 어떻게 다 좋을 수 있나
하박국의 말씀을 떠 올린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어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바흐가 1723년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교회에 부임한 직후 탄생한 칸타타 BMV147
`마음과 입과 행동과 생명으로'에 수록된 합창곡의 피아노 편곡이다
영국의 피아니스트 마이라 헤스는 이 풍성한 오케스트라와 합창의 조화를 피아노 한 대를 위한
독주곡으로 새롭게 빚어냈다고 설명되어 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고 듣다 보니 아침 루틴이 되었다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 가장 아름다운 위로라는 부제에 끌려 일어나면 멍 때리고 듣는다
참고로 교향곡, 피아노 연주곡 등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예전 교회 같았으면 고난 주간 새벽기도회로 일주일을 보내고 그중 하루는 성가대로
말 그대로 동트기 전 나가 성가 연습 했을 터
지금 출석하는 교회는 맨 처음 개척하신 목사남의 신념에 의해 새벽예배는 없고
(새벽 묵상만 유튜브로 전송된다. 참 좋은 세상)
수요예배, 금요 예배 역시 없다
한 달에 한번 마지막 주에 모여서 금요 예배를 드리고는 하지만....
이번 주부터 저녁 시간에 고난주간 기도회가 있었다
늘 같은 패턴이다
분립되어 각자의 교회를 담당하시는 목사님들께서 말씀을 전하신다
뭔가 내 오랜 방식과는 안 맞지만 내가 `좋다'라고 선택한 교회다
점점 세상에서 밀려 나와 있는 듯하다
나이 먹음이 단지 몸의 노화뿐만 아니라 사고의 노화와, 감정의 노화도 함께
오는 것 같다
오랜 사용으로 늘어 난 고무제품처럼 딱히 감정의 파동이 크지 않다
아무튼 봄은 오고 누군가의 글에서 읽은 `로마에 미모사 꽃이 피면 봄이 왔다'는
말처럼 봄은 턱 밑까지 왔다.
부활절 지나 벚꽃이 지면 덥다, 덥다 하겠지.....
ps; 아들이 지 색시랑 여의도 벚꽃구경 갔다며 ,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그래, 봄은 짧으니 맘껏 즐기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