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면 들리는 찬송가
유독 한 병실은 어느 시간만 되면 문이 닫혀 있었다.
다른 분들께 여쭤보니 찬송가를 부른다고 했다.
나도 궁금해 들어가 보았다.
저녁 식후 주무시기 전 각자 성경책을 꺼내 기도를 드리고 찬송가를 부르셨다.
어쩌다 우연히 모두 기독교이신 분들만 모이셨다.
힘든 병원 생활을 이겨내는데, 종교는 큰 힘이 된다.
그래도 모두에게 힘이 되진 않기에,
찬송가를 마음껏 부르시는 대신 다른 분들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병실 문을 닫았다고 했다.
내게도 늘 할렐루야를 전하시며
교회 다녀보는 것 어떻냐고 전도하시곤 했다.
기독교라 말씀드리니 굉장히 좋아하셨다.
내가 기독교인 것이 정말 마음에 드셨는지 이후로 치료에 정말 적극적으로 임해주셨다.
기독교 프리패스권을 얻고 난 그 병실에 들어갈 때면 의기양양했다.
환자분들도 잘 왔다며 늘 반겨주셨다.
상태가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며 표정도 밝으셨다.
다행이라 말씀드리고 다음 환자분의 상태를 살폈다.
환자분은 주무시고 계셨다.
다음날도, 모두가 성경책을 꺼내 기도드릴 때 또 혼자 누워계셨다.
그다음 날도, 환자분은 혼자 이어폰을 끼고 무언가 듣고 계셨다.
문득 궁금해 환자분은 같이 기도 안드리시냐 조심스레 여쭤보았다.
인자하신 표정에 늘 조용히 계시던 분이라 혹시 낯을 가리시는 건 아닌가 싶었다.
늘 '고마워요.' '괜찮아요.'라는 말만 조용히 건네시는 분이었다.
혼자 예배드리고 싶으신 걸까?
그래서 여쭤보았다.
"환자분, 혼자 예배드리는 게 편하세요? 혹시 커튼 쳐드릴까요??"
또 인자한 표정으로 대답해 주셨다.
"난 불자야 ㅎㅎ"
아, 불교셨구나.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같은 종교라 생각했다.
약간 놀라 불편하지 않으신지 여쭤보았다.
괜찮다 하셨다.
기도드리시니 방해하지 않으려 굳이 말하지 않았다 하셨다.
이상한 감동이 밀려왔다.
조용한 배려에 오히려 내가 감사함을 느꼈다.
병원은 작은 공동체 같다.
각자 조금씩 자신의 '편함'을 양보한다.
나보다 더 힘들 당신을 위해, 당신의 평안함을 위해
의료진뿐 아니라 환자들도 치유를 제공하고 있었다.
시끄럽다며 무안 주지 않고 조용히 문만 닫아주는 다른 병실 환자들의 센스에
불자지만 굳이 티 내지 않고 그저 기도를 들어주는 같은 병실 환자의 수용에
지나가던 병동 간호사가 오히려 위로받고 지냈던 하루였다.
감사해요, 환자분들.